입춘을 기대하며
코스피 2,400 시점에서 작년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동향을 리뷰해 봤습니다.
헬스케어 ETF 주가 추이를 보면 국내 헬스케어 주가는 저점 구간에 진입해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 이후 그동안 금리인하와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높아져 헬스케어 시장도 20년 말에 최고점을 찍었는데요, 반면 21년 하반기부터 금리인상에 따라 주가 추이가 감소하여 현재는 저점 구간에 진입했네요.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 투자 시장에서 벤처캐피탈협회 자료를 보면, 신규투자가 22년 3분기 누적 5조 3,752억 원이 투자되어, 22년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습니다. 20년 대비 21년 신규투자가 78%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투자 시장이 크게 위축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업종 별로 보면, 18년부터 20년까지 벤처캐피탈의 투자비중 1위는 바이오/의료 업종이었습니다. 그러나 바이오/의료는 21년 ICT 서비스에 이어 2위, 22년 3Q 에는 유통/서비스에 이어 3위입니다. 신규 투자 비중이 축소된 원인은 바이오 상장 기업들의 실적 악화 등으로 바이오 기업의 주 상장 트랙인 기술특례상장 심사 요건이 강화되었고, 상장을 통한 회수 전략을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게 되었죠. 이는 바이오 벤처 투자 시장의 위축을 가져왔습니다. 바이오/의료 투자금액은 22년 3분기 누적 8,787억 원입니다. 22년 약 1조 2천억으로 마감이 예측되어 근 5년간 처음으로 21년도 1조 6,770억 원에서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은 기술의 혁신을 가져오는 관점에서 다이내믹한 산업입니다. 시장성 있는 바이오 기술이 벤처캐피탈이 주도하는 자본생태계로 유입되어 수익이 창출되고 다시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내는 선순환적 구조를 갖습니다.
아직 국내 바이오산업은 투자에 대한 보상이 기술특례상장이 대부분입니다.
기술특례상장은 원천기술 보유 여부, R&D 역량, 기술이전 실적 등을 평가하게 됩니다. 그중 시장성 있는 기술에 대한 평가는 중점적으로 기술이전 실적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회사의 기술이전을 평가는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봐야 합니다.
첫 번째는 개발물질의 목표제품 특성 (Target Product Profile, TPP)입니다. 높은 가치를 갖는 기술이전을 위해서는 시장의 수요가 있어야 합니다. 미충족 의료 수요에 잘 충족시킬 수 있는지, 이미 있는 경쟁물질과의 차이점을 갖는지를 살펴 가치를 평가해야 합니다. 신규 약물은 산업의 움직임에 따라 유동적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유효 수요가 유지될수록 좋습니다.
두 번째는 바이오마커가 확실해야 합니다. 바이오마커는 단백질이나 DNA, RNA, 대사체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의미합니다. 바이오마커 기반의 약물 개발은 최근 항암제 개발에 있어 우수한 효능을 보이는 물질을 선별하고 임상 시험 디자인과 가능성을 높이는데 유리합니다.
세 번째는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어 있어야 합니다. 물질의 효능과 개념검증 (proof of concept, PoC)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인체에 투여했을 때 안전한지 독성 데이터에 대한 검증도 필요합니다. 아무리 치료효과가 좋은 약물이라고 하더라도 안전성 이슈가 있으면 신약으로 허가받기가 어렵습니다.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 단계에서 생길 수 있는 안전성 이슈를 사전에 체크합니다. 따라서 비임상 단계에서 다양한 독성에 대해 실험적 검증을 잘 수행하고 데이터가 확보되어 있는지 확인하면 좋습니다.
22년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악화는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기조는 23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고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바이오 기업의 유동성 악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 상승에 영향을 많이 받는 바이오 기업은 기업 value 하락, 자금 조달 및 펀딩 이슈가 생겨 반가운 소식은 아닙니다. 23년까지는 어떻게든 현금을 확보하여 버티고, 이 추운 겨울을 잘 지내야 합니다. 금리 인상 속도 완화로 추가적인 금리 상승으로 인한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입니다. 현금 흐름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기업은 투자자들의 선호 기업으로 이목을 집중할 것입니다. 현금 흐름이 괜찮은,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전통 제약회사나 해외 수출 기반 기업의 경우에는 기업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