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종이 약 2년 간의 하락장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 4개월은 저점에서 횡보하고 있다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약바이오 지수는 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하였는데요. 예전 사이클을 보면 제약바이오 업종이 반토막 났을 때 이후, 다시 반등하여 상승하는 모습을 갖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업종은 시장 주가에 민감한 업종인데요. 시장이 강세장으로 변할 때 가장 먼저 강세 효과를 반영할 것으로 보는 업종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럴 때 미리 바이오 기업을 투자할 때 필요한 업계의 용어, 의미, 해석을 알고 있으면 투자 시점을 알고, 언론과 공시에서 주는 메시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주가가 언제 오를지를 예측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요. 특히 제약바이오는 종목들이 산업의 업황과 상관없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주가 흐름과 무관하게 제약바이오의 시장규모, 수출액 등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이고 기술이전 L/O 건수와 건당 규모 또한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가는 꾸준한 상승세가 아닌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지요.
의약품 판매는 우리의 삶과 연관되는 부분으로 지속적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산업의 본래 특성은 경기 방어적인 성격을 갖습니다. 하지만 주가에서는 오히려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장이 강세일 때 빠르게 오르고, 시장에 약세일 때 빠르게 빠지는 모습을 갖고 있지요. 시장에 민감한 이유는 바이오텍 기업들의 내적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기 어렵고, 시장의 흐름에 붙어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기업이 보유한 무형자산인 신약물질의 가치에 따라 기업의 주가가 변동되는데요, 신약물질의 가치는 신약개발 과정인 후보물질발굴, 전임상 시험, IND 승인, 임상 시험, 공동연구, L/O, NDA 과정 등을 거치며 변화하고 기업의 주가도 같이 움직입니다.
신약개발의 과정은 치료가능성이 있는 질병 원인과 타겟을 규명 선택하여 신약후보물질 선정하고, 동물을 통해 광범위한 범위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시험하고, 사람에게 임상시험을 통해 허가를 받습니다. 임상은 1상, 2상, 3상으로 구분되는데요 1상은 소규모 약 20명에서 100명의 건강한 지원자 대상으로 의약품이 사람에게 안전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목적이고요, 2상은 의약품이 예측한 작용기전을 갖는지 검토하고, 최적용량과 투약방법을 분석합니다. 3상은 대규모 환자 대상으로 물질의 안전성과 유효성 및 전체적인 benefit-risk 관계에 대한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약 1,000명에서 5,000명의 환자 대상으로 연구를 합니다. 3상은 안전성과 유효성 결정의 핵심 단계로 볼 수 있어요.
우리는 그 동안 임상시험발표나 L/O 시기에 따라 주가가 크게 변동하는 케이스를 많이 봐왔습니다. 신약물질의 가치를 정확히 추정해서 기업의 현재 주가 대비 낮게 평가받는 곳에 투자하면 좋지만, 정확한 가치 측정은 전문가들도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고,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가치가 시장 상황과 투자 심리에 따라 변화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가치 측정의 어려움 때문에 대부분의 주가 변동은 신약물질의 가치에 변동을 준다고 생각하는 위 신약개발 이벤트 일정에 따라 투자 흐름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개인투자자들도 신약개발 일정을 파악하고 적정 시점에 투자하면 남들보다 좋은 수익을 얻을 수 있겠지요?
[주가에 미치는 신약개발 단계별 의미]
신약개발 하는 기업은 기본적으로 후보물질발굴, 전임상 시험, IND 신청 및 승인, 임상 시험, 공동연구, L/O, NDA 신청 및 승인, 마일스톤 수령과 같은 이벤트를 갖고 언론과 회사 공시를 통해 우리들은 소식을 접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세부적으로 회사의 가치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는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언론과 공시로부터 나오는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면 좋은지 보고자 하는데요, 회사의 본질에 영향이 없는 이벤트는 무엇이며, 중요한 이슈인데 회사의 공시자료만 보고 판단하기에는 위험한 요소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보고자 합니다.
첫째로, 후보물질발굴의 전임상 시험 결과입니다. 전임상 시험 결과는 동물에 대한 시험 데이터로 대부분의 회사들이 어느 정도는 후보물질에 대한 유효성을 갖는다고 얘기합니다. 전임상 내용만 가지고 투자하는 것은 매우 하이리스크 투자입니다. 전임상 단계에서 투자 쏠림이 있었던 예가 있는데요, 코로나19 초기 때,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에 전임상에서 그것도 세포실험에서 효력이 입증되었다며 많은 회사들의 주가가 급격하게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가는 크게 상승하고 많은 개인주주들을 끌어 모았지만 결과론적으로 임상에서 효과를 입증 못하고 주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지요. 이 단계에서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은 섣부릅니다.
두 번째로, IND 신청 및 승인입니다. 임상 시험에 돌입함을 신청했고 승인까지 받은 것은 축하받을 일입니다. IND 승인으로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다만,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국가고시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갖췄다고 인정받았다. 이제 시험을 볼 수 있다’ 라는 것으로 시험 보는 것 자체가 신약물질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아닙니다. 신약 개발 하는 기업이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지요. 만약, IND승인을 언론에서 대서특필하고 반복된다면 이는 언론을 통해 가치를 올리려고 하는 부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임상시험 돌입이 의미가 있다면, 임상시험의 구체적 디자인과 타겟질환, 시험 방법 등이 같이 공개되어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함께 설명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임상 시험 결과입니다. 회사는 임상시험결과 발표의 경우 실패했음을 얘기하기 싫어합니다. 주가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지요. 유리해 보이는 부분은 크게 공시하고, 불리한 부분은 최대한 축소해서 공시하려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게 성공인지 실패를 구분 지을 수 있는 기준을 갖고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항암제를 제외한 임상 1상은 대부분 소수의 건강한 성인 대상으로 안전성을 파악하는 목적이기 때문에, 성공하더라도 시장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임상 시험과 마찬가지로 투자 포인트 시점으로 삼기에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반면 임상 2~3 상의 경우 본격적인 유효성을 확인하는 임상이기 때문에 성공 발표 시, 큰 수익을 얻을 것을 기대하며 발표 전까지 투자자들이 몰리게 됩니다. 임상 2~3상 결과 발표 일정을 알고 미리 투자하여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인데요. 임상 결과에 따라 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을지 파악하여 지속 매수할 것인지, 매도할 것인지도 판단할 수 있어야겠지요. 따라서 임상 2~3상 시험결과를 발표하는 기업들의 일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주요 학회 일정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중요한 임상 결과는 주요 학회에서 발표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래는 2023년에 제약바이오 주요 학회 일정입니다. 아래 학회 일정을 참고하여 주가가 많이 하락한 기업인데 주요 학회에 발표를 한다고 하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임상결과를 볼 때, 가장 중요한 지표는 ‘1차 평가지표’ 입니다. 1차 평가지표를 통계적으로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면 임상 실패를 말합니다. 공시에서 1차 평가지표가 아닌 대리지표들로 의미 있는 결과라고 얘기하는 것은 ‘원했던 결과는 아니지만, 아예 효과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임상시험 전까지는 무리 없었는데 결과가 조금 아쉽다’ 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시험 열심히 공부했는데 아깝게 1점 차이로 떨어졌다.’ 와 똑같습니다. 만약 대리지표로 승부를 보려면 사전에 식약처와 합의하여, 이를 임상시험계획서에 명시하고 왜 지표로 설정했는데 등을 공개해야 합니다. 시험 점수는 부족할 수 있어도 특별전형으로 합격할 수 있는 조건을 합의하던지 등이지요.
네 번째로 기술이전입니다. 시장에서 기술이전 관련 홍보가 나면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술이전은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 변동의 핵심 모멘텀으로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보유한 기업은 미리 투자하는 것이 좋고요, 기술이전은 최신 트렌드 기술분야에서 자주 나오고 글로벌 딜과 유사한 후보물질이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가 보유한 기술의 가능성에 투자하되, 언론에서 얘기하는 협업 이야기는 보수적으로 봐야 합니다. ‘다국 회사들과 논의 중, 빅파마들과 미팅 등’ 특정 회사와의 만남은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에서 캐쥬얼한 미팅이나 피칭 기회 등 진행 정도입니다. 진정한 논의는 CDA를 맺고 진행하기에 언론에 회사가 오픈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다섯 번 째로, NDA 신청 및 승인입니다. NDA 신청은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기업이라면 당연히 진행하는 단계로 시장에서 기대감을 갖는 단계는 아닌데요, 따라서 품목허가 신청 이벤트를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FDA의 경우 약물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 (Fast Track), 혁신신약 (Breakingthrough Therapy) 지정, 우선심사 (Priority Review), 가속승인 (Accelerated Approval) 제도를 운영합니다. 간혹 언론에서 FDA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이라는 기사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시급성이 인정되 빠르게 검토해 주겠다는 것이지 신약물질의 승인이 다가왔다거나 가능성이 높아졌다거나 하는 의미는 아니에요. 신약의 절대 가치는 임상 3상 결과에서 통계적인 의미를 가질 때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여섯 번 째는, 계약금이나 마일스톤 수령입니다. 계약금이나 마일스톤은 초기 L/O 계약에 따라 일정에 맞춰 받는 금액인데요. 이는 회사의 현금흐름은 도울 수 있지만 새롭게 신약물질로 기업가치를 증가시키는 이벤트는 아닙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현금이 발생하는 매우 중요한 이벤트라서 언론과 공시를 통해 적극 알리지만, 투자자들에게는 당연히 발생하는 부분이고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되기는 어려워요. 회사가 현금을 확보하여 앞으로도 안정적인 회사 경영이 가능한 부분으로 보자면 투자 포인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상으로, 제약바이오 주가의 특징과 주가에 미치는 신약개발 단계를 살펴봤는데요. 정리하면, 현재 저점에 와 있는 제약바이오는 사이클 측면에서 투자의 적정 시기라고 볼 수 있고요, 그 중 신약개발하는 바이오 회사를 투자할 때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신약개발 과정을 점검하고 단계별 발표시기를 미리 확인하여 사전에 투자하면 좋은 투자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