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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규남 Jan 26. 2021

'Staycation'을 통한 '낯설게 하기'

Tourism과 Staycation

INTRO

“인간의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신의 방에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_팡세, 단장 136


 여행을 떠나는 우리는 어떤 것이 재미있고, 어떤 것이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은 버리게 된다. 여행지에서 우리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관심 없는 사소한 것들에 감동하고,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을 느낀다. 이처럼 일상을 벗어나 낯섦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가 아닐까?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진 우리는 우리가 사는 곳에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 머물러야만 하는 우리', ‘낯섦을 찾아 떠나기를 갈망하는 우리'를 위해 파생된 여행의 양상 중에 하나가 바로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다. 


Staycation 패키지의 등장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란, 휴가를 멀리 가지 않고 집 혹은 집 근방에서 보내는 사회현상을 일컫는 용어로, ‘스테이(stay)’와 ‘베케이션(vacation)’의 합성어이다. 일상을 벗어나고자 하는 우리는 가까우면서도 안전성과 위생성을 갖춘 호텔을 찾고 있다. 해외여행객 유치가 힘든 호텔들은 이러한 수요에 발맞추어 스테이케이션을 즐기고자 하는 국내 여행객들을 위해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먼저 다양한 기업과 협업한 이색적인 패키지 상품들이 있다. 호텔 글래드의 경우, 컬러를 이용한 공간 전문가인 ‘CHERISH’와 국내 수면 연구 브랜드인 ‘HoneyNaps’와 결합하여 꿀잠 큐레이팅과 함께 콜라보 룸을 제공하고, '교보문고'와 결합하여 책 큐레이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북캉스 패키지를 출시하여 투숙객들에게 다양한 휴식의 형태를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경우로 코로나 19 이후의 재택근무 트렌드에 맞춰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하는 '워크 케이션(Workcation) 패키지'가 출시되고 있다. 앞선 호텔 글래드는 직장인들을 위해 월-목 출퇴근 시간 체크인-체크아웃 시스템과 스낵박스를 제공하는 ‘호텔로  출근해’ 패키지를 출시하였으며,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는 12시간 하프데이 스테이나 28시간 오버나잇 스테이 등 고객의 취향에 따른 다양한 워크 케이션 상품을 내놓고 있다. 


 마지막으로 호캉스의 특별함을 강조하는 패키지들도 있다. 콘래드호텔은 코로나 19 이후 큰 붐을 일으켰던 ‘홈트레이닝’에 발맞추어 한강뷰 객실에 다양한 운동기구를 배치해 방 안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스테이 헬시’ 패키지를 출시하였다. 롯데호텔은 가족동반객을 위한 월드 트립 보드게임과 컬러링북을 제공하는 패키지를 내놓고 있으며, 힐튼호텔도 아이들을 위해 BMW레이스 트랙과 같은 장난감으로 가득 채운 ‘mom&kids’ 패키지를 출시하였다.



Staycation의 시사점 

 여행에 나가 눈을 뜨고 낯섦을 찾던 우리는 더 이상 우리가 사는 곳에 눈을 감고 있지 않다. 코로나 이후 우리의 식지 않는 여행에 대한 갈망은, 주변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호텔도 해외여행객의 유치가 힘든 지금의 상황에서 스테이케이션을 위한 국내 여행객의 유치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코로나 19의 회복세 이후 점차 대상을 인근 해외여행객들에게 넓혀가며 새로운 흐름에 따라가고, 빠르게 변화하는 이들에 맞춰 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이후 아직 경제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해외여행객들을 위한 합리적인 가격전략으로 갈 것인지, 다른 기업과의 콜라보를 통해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나갈 것인지, 더 나아가 에어비엔비와 같이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깬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할지, 그들은 그들만의 생존전략을 모색해나가야 할 것이다. 


 호텔은 더 이상 여행을 위해 잠시 잘 곳을 만들어 주는 공간이 아니다.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강화하거나, 다양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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