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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규남 Jan 26. 2021

"정장을 벗어던진 호텔"

Tourism과 부티크 호텔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기 위한 우리의 최고의 아이템이었다. 코로나 이후 여행의 범위는 국내 혹은 호텔로 축소되었고, 우리는 여전히 여행에 대한 기대와 갈증이 가득하다. 


 앞서 살펴본 스테이케이션의 사례처럼, 호텔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에 발맞추어 ‘무인’과 ‘방역’에 맞는 단기적 스테이케이션 전략들을 내세웠다. ‘요가’와 ‘운동’ 같은 야외활동 프로그램들을 호텔방 안으로 끌어들이는 상품들, 재택근무와 호캉스 같은 ‘룸콕 패키지’ 상품들, 호텔 레스토랑의 메뉴를 방 안에서 즐기는 ‘테이크아웃 서비스’ 등이 그러한 예이다. 


 소비자들은 이처럼 호텔이 제공하는 콘텐츠에 아직은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호텔이 코로나 이후 살아남기 위해 단기적인 스테이케이션 전략(비대면, 웰니스, 위생, 이벤트 전략)을 사용하였다면, 더 나아가 그 전략을 확대해 나가야 하는데 이러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인테리어’이다. 


 코로나 이전의 호텔의 이미지는 마치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모인 무도회장 같은 느낌이다. 복도로 이어진 똑같은 크기의 방의 나열, 동일한 인테리어와 침구들로 배치된 이러한 일련의 구성이 기존의 호텔들의 모습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찾는 것은 수련회장이 아니다. 바로 우리 자신들을 위한 공간이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과 여행의 목적과 결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 바로 ‘부티크 호텔’이다. 앞선 글에서 살펴본 호캉스와 스테이케이션 트렌드가 인기를 끌면서 차별화된 숙박 경험을 제공하는 부티크 호텔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전국 부티크 호텔의 이용률은 2017년 대비 약 34% 증가했고, 본인의 개성 표현에 적극적인 젊은 세대 사이에서 부티크 호텔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부티크 호텔을 선보인 곳은 롯데호텔의 “L7”이다. 2016년 명동을 시작으로, 강남과 홍대까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호텔로서 체인화를 시키며 감각적이고 개성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 고객층들에 맞춰 아티스트 ‘토드 홀 로우백(Todd Holoubek)’, 사진작가 ‘사이이다’, 하진영 파라스코프 대표 등이 브랜드 개발에 참여해 독특하고 이색적인 호텔룸을 구성하였다. 


 중소형 호텔을 위한 프리미엄 룸으로는 ‘야놀자’의 ‘크리에이터스 호텔 프로젝트’가 있다. 국내외 10명의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야놀자’는 10개의 콘셉트룸을 디자인하여 고객이 호텔에서 경험하는 모든 요소들을 새롭게 제안하고 있다. 논현동 “creator’s showroom’을 통해 그들은 일상 속에서 즐기는 다양한 공간을 상설적으로 제안하고, 이후 야놀자 프랜차이즈 호텔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반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요즘의 우리가 이러한 독특한 문화에 열광하는 것처럼, 앞으로 우리가 휴식을 취할 공간에도 ‘새로움’, ‘남과 다름’이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다. 호텔은 공간의 크기, 가구, 인테리어 등의 과감한 변화를 통해 끊임없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오랜 인류의 생활에서 호텔은 늘 인간이 꿈꾸는 일상 속의 파라다이스였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호텔이라는 것은 가장 변화가 적었던 공간이기도 하다. 코로나는 모든 시간의 흐름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호텔은 파라다이스의 프로토타입을 주입시키는 공간이 아닌, 소비자 개개인의 파라다이스를 충족시켜줘야 하는 공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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