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빌딩 숲에 위를 바라보며 느낀 것이 있다.
높은 곳을 바라볼 때
빌딩을 바라보는 것은 물질을 바라보는 것이고,
하늘을 바라본다면 이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이쪽에서 위를 바라볼 때 빌딩을 바라보지 않기가 힘들다.
옆으로 늘여진 철의 산들은, 인간이 이룩해놓은 인위적인 장관이며 그 누구도 그것에 대해 일종의 거룩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이 물질의 경지에서 끝 단계인 이곳에서 인간의 이상인 하늘은 너무나도 조그맣게 보인다.
결국 물질이라는 수단에 비해서 인간의 이상은 턱없이 작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
사실 평소에도 하늘을 잘 바라보지 않는다.
이상이라는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다.
이곳에서 하늘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역설적으로 빌딩이 있기 때문이다.
평소 360도 펼쳐진 하늘은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빌딩에 가려져 손바닥만큼 남게 되었을 때부터 신경 쓰게 되었다.
하늘은 너무 광활하다.
이상도 너무 광활하다.
이상을 지향한다고 해도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이 잡지 않는다.
그렇기에 빌딩에, 물질에 가려져 손바닥만큼 남게 되었을 때야 그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빌딩에 가려진 하늘이 사실 이상적인 것 아닐까.
이상이라는 것도 결국 물질의 토대 위에서 완성되어야 한다.
텅 빈 땅에서 광활한 하늘을 바라보면 압도되기만 할 뿐이다.
하늘을, 이상을 바라보며 대지로부터 착실하게 토대를 쌓자.
라는 생각이
빌딩 숲의 하늘을 바라보며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