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롤)는 이기면 티어가 올라가고 지면 내려가는 단순한 구조 같지만, 사실 자세히 보면 좀 복잡한 면이 있다. 한 번 패배하면 티어가 떨어질 위험이 확 올라가고, 그걸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려면 최소 두세 번은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엔 열정적으로 노력하고 연습을 많이 하는 사람이 더 티어를 잘 올릴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재미있게도 정반대일 수도 있다. 오히려 '게으른 사람'이 티어를 더 쉽게 올릴 수 있다는 생각도 꽤 설득력이 있다.
이게 말이 되는 이유는 게으른 사람들이 생각보다 효율적으로 게임을 하기 때문이다. 보통 게으른 사람은 무슨 일이든 꼭 필요한 것만 하고 나머지는 최대한 안 하려는 경향이 있다. 롤에서도 마찬가지다. 복잡하고 어려운 챔피언이나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단순하고 확실한 챔피언과 전략을 골라서 최소한의 노력으로 게임에서 이기려고 한다. 쉽게 말해, 이들은 실패했을 때 다시 승리를 쌓는 게 너무 귀찮고 힘들다는 걸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최대한 패배를 피하려는 플레이를 한다.
이런 플레이 스타일 덕분에 게으른 사람은 아주 신중하게 게임을 한다. 예를 들어, 조금이라도 위험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면 아예 하지 않고, 상대가 확실히 실수를 하거나, 자신이 확실하다는 각을 기다리면서 조용히 기다리곤 한다. 이러면 처음에는 답답하거나 재미없어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티어 상승에 굉장히 유리한 방식이 된다.
또, 게으른 사람들은 게임 내에서 가장 효율이 좋은 '메타 챔피언'을 쓰는 경향이 강하다. 롤에서는 시즌마다 특히 강력한 챔피언들이 있고, 이 챔피언들을 고르면 적은 노력으로도 높은 승률을 유지할 수 있다. 게으른 사람은 복잡하거나 손이 많이 가는 챔피언을 잘 선택하지 않는다. 이들은 그냥 쉽고 성능이 확실한 챔피언만 반복적으로 쓰면서 편안하게 게임을 풀어나가는 걸 선호한다.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은 그런 효율적인 방식들을 수많은 서브 파티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 쉽게 알 수 있게 되어있다.
반면에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열정적으로 플레이하는 사람은 종종 어려운 챔피언이나 화려한 플레이에 도전하곤 한다. 이게 잘 될 때는 엄청 멋있고 재밌지만, 실패할 때도 많아서 티어 관리 측면에서는 오히려 손해를 볼 때가 많다. 특히 롤처럼 한 번의 패배가 큰 타격을 주는 게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열심히 하다가 지치기도 쉽고, 실수를 자주 하게 되어 결국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면서 스트레스만 더 받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열정적인 플레이어들의 문제는, 패배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더 많은 게임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이 연패를 한, 멘탈이 안 좋은 시점에서 추가 게임을 해봤자 승리를 할 확률이 지극히 감소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건 연쇄적으로 이어져서 결국에는 연패를 해서 티어를 기하급수적으로 낮추게 된다.
결국, 롤에서 티어를 쉽게 올리고 유지하려면 단순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플레이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게으른 사람이 의외로 티어 상승에 유리한 플레이 스타일을 갖고 있는 셈이다. 간단히 말하면, 롤에서는 열정과 노력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많고, 오히려 조금은 게으르게, 대신 신중하고 효율적으로 하는 게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