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데 명상을 언제 하지?

by 솔내


명상을 꾸준히 해야지' 결심하고 나면 이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하려는 노력도 일상에서 자주 흐트러지기도 합니다.

변화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지금 내 삶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더 자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여유를 갖고 싶지만, 일상은 계속 바쁩니다.

하나의 일이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일이 생깁니다.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닌데 늘 무언가를 짊어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닫습니다. 생각을 조금만 내려놓아도 한결 여유가 생긴다는 것을.


때로는 몸의 컨디션이 장애가 됩니다. 무엇을 시도하기는커녕, 기존의 일정조차 감당하기 버거운 날도 있습니다.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에 마음이 지쳐 명상에 집중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앉아 있어도 그 마음으로는 번거러운 생각만 떠올라 명상하는 시간이 의미 없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마음에 조건을 붙입니다.


“바쁜 일부터 처리한 다음에 수련하자.”

“마음을 정리하고 나면 명상이 잘 되겠지.”

“몸이 회복된 다음에 해야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바쁜 일은 계속되고, 마음은 여전히 복잡하며, 몸의 컨디션도 쉬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수련은 점점 뒤로 미뤄지고, 명상은 일상의 특별한 이벤트처럼 가끔 하다가 점차 희미해집니다.

그럴 때 전환의 실마리는 아주 단순합니다.

그냥 앉아보는 것입니다.


나의 불편한 상황과 마음을 두고 그냥 앉아보는 것입니다.

잠깐 차 한잔 하는 기분으로,

멍하니 휴식하는 기분으로,

옥상에 올라가 주변 경치 보듯이 쉽고 편하게 해보는 것입니다.

잘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명상을 하면서 불편한 마음을 없애고 잡념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기보다 그것도 명상의 일부로 인정하고 나의 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생각이 더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진행해도 됩니다.

일상의 행위도 관성을 가집니다.

처음 앉으면 일상의 행위와 사고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가만히 있으면 그것이 더 명료하게 인식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일상의 관성이 줄며 서서히 가라않습니다.


이후 명상의 흐름이 조금씩 형성됩니다.

차츰 고요해집니다.

숨도 인식되고 자신의 마음도 바라보아집니다.

자신이 짊어지고 있던 고민도 조금씩 가벼워집니다.

때로는 무심한 마음에서 지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문제의 해결방향이 보입니다.


'왜 명상을 하는데 일에 대한 아이디어가 계속 떠오를까' 웃으며 푸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명상이 일상에 차츰 녹아듭니다.

일상이 바빠도 마음에 힘겨움이 있어도 밥을 먹듯이 명상을 하면 됩니다. 시간이 지나며 명상도 점점 마음에 힘을 주는 양식과 같이 되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