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이 위로 뜨는 상기(上氣)는 시간이 지나며 여러 증상을 드러낸다.
먼저 심장에서 두근거림과 답답한 압박감이 나타난다.
한방에서 말하는 “심장에 열이 찼다”는 증상과 유사하다. 그렇다고 실제로 온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몸이 느끼는 주관적 열감이며 이와 함께 불편함이 동반된다.
머리가 무겁고 띠를 두른 듯 조여 오는 두통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들이 자리 잡으면서 배와 손발이 점점 차가워지는 경우도 있다.
아래에 머물러야 할 따뜻한 기운이 위로 몰리니, 배가 차지고 말초로 가는 기운이 약해져 수족 냉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음(陰)체질의 사람은 이러한 증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나의 경우 이러한 증상이 대부분 다 나타났다.
머리는 마치 손오공의 금고환을 두른 듯 늘 빡빡했고, 심장은 병원 진료를 받을 정도로 답답했다.
정서적인 변화도 뒤따랐다.
이전에는 전혀 두렵지 않던 것들이 부담스럽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명상을 처음 배우던 시절, 마음이 얼마나 고요해졌는지 확인해보고 싶어 놀이공원에서 각종 놀이기구를 타본 적이 있었다.
어떤 놀이기구를 타도 마음의 동요가 없었고, 오히려 주변 풍경과 함께 사람들의 표정까지 여유롭게 살필 수 있었다.
360도로 회전하며 거꾸로 매달려 피가 쏠릴 때도 그 느낌을 차분히 관찰했다. 그런데 상기가 된 이후 다시 놀이기구를 타보니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심장이 ‘덜컹’하며 기운이 위로 몰리는 느낌이 강하게 일어 그 순간을 피하고 싶었다. ‘기운이 불안정해지면 몸뿐만 아니라 마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때 절감했다.
추위도 더 많이 탔다. 몇 년 전만 해도 영하 10도가 넘는 한겨울에도 매일 냉수마찰을 했다.
그러나 상기가 된 이후로는 손발이 차고 몸이 냉해져, 냉수마찰을 하면 심장이 조여 오는 듯한 느낌과 함께 몸이 떨렸다.
그러던 중 대맥이 유통되기 시작하자 가장 먼저 심장에 변화가 왔다.
심장의 두근거림과 압박감이 줄었다.
일상에서 주변 풍경을 바라볼 때도, 마치 산 정상에 올라 여유로운 시선으로 경치를 내려다보는 듯한 고요함이 찾아왔다.
심장의 기운이 안정된 데서 오는 효과라 여겨졌다.
한방에서 왜 심장을 ‘군주지관(君主之官)’이라 하여 마음을 주관한다고 설명하는지 새삼 이해하게 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인체의 상하 조화가 마음의 상태에도 깊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전에 심리상담사분들이 자세 교정과 명상 개인지도를 받으러 온 적이 있었다.
한 분은 하루 종일 앉아서 상담을 하다 보니 운동이 부족하고 자세가 틀어져 교정을 위해 찾아온 경우였다.
다른 분은 내담자의 힘든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다 보니 자신이 지쳐 이완과 명상을 배우고자 방문한 경우였다.
개인지도를 하며 심리상담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서로 심리치유와 이완에 대해 의견을 나누던 중, 두 분은 직접 체험한 자세 교정과 명상의 장점을 상담 프로그램에 적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실제 요가명상원과 상담센터를 함께 운영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프로그램 구성에 도움을 드린 적이 있었다.
대맥 수련을 하며 마음의 변화를 체험하고 나니, 호흡으로 기운을 안정시키는 과정이 또 다른 차원에서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운이 안정되면 이전까지 불안의 원인이었던 요소들이 자연스레 해소되거나, 같은 자극이더라도 더 이상 불안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현대인들은 은연중 어느 정도 ‘상기(上氣)’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걷거나 몸을 움직이는 시간은 줄어든 반면, 머리를 쓰는 시간은 지나치게 많아졌다.
쉬는 시간에도 휴대폰을 보거나 게임을 하며 기운이 위쪽으로 올라가는 활동을 반복한다.
식습관 또한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위주로 먹으면서 불필요한 열(熱)이 몸에 쉽게 쌓인다.
최근 정신과 진료와 심리 상담이 크게 증가한 것은 사람들의 내적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해결하려는 긍정적인 흐름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현대인의 삶이 복잡하고 버거워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런 이들에게 호흡 수련을 안내한다면 신체와 마음이 조화롭고 안정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여겨졌다.
요가와 명상에서는 주로 이완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알아차림과 자기 객관화를 바탕으로 심신의 조화를 이루는 데 중심을 둔다.
반면 호흡수련은 접근 방식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먼저 하단전의 중심을 잡아 기운을 충분히 채우고, 그 기운이 아래에서 안정되도록 기반을 다진다.
이를 바탕으로 수평적 운기인 대맥과 수직적 운기인 소주천을 하여 인체 기운의 상·하·좌·우 균형을 조화롭게 한다. 이 과정 전체가 다시 단전의 힘을 강화하고, 마음의 중심을 잡아준다.
여기까지 인식하자 기수련에 대한 이해가 새로워졌다.
에너지 요가의 수련 체계에 대한 이해도 함께 확장되었다.
앞으로 일상에서도 호흡의 중심을 하단전에 두고 수련해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