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기 가득한 회색빛 하늘이 이내 감청색으로 변하더니
시카고에 어둠이 찾아왔다.
여전히 촉촉한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밤공기 사이로
아름다운 시카고 빌딩 숲의 불빛이 마치 크리스마스 장식 트리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스카이스크레이퍼들을 구경하며 이리저리 방황하듯 거리를 걸어가던 칼라마주의 무리들은 이윽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때마침 저녁식사시간.
출출한 배도 채울 겸 그 당시 시카고에서 핫하다는 bar를 한번 구경이라도 할 겸 그들은 시카고 하드록카페로 갔다.
서울에서 공부하면서도 이런 bar 같은 곳에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소윤의 눈에, 시카고 하드록카페 간판의 동그라미 네온사인이 유달리 쉬크하게 보였다.
'이런 곳에서 U2의 음악들을 볼륨 높여 들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니......'
마음은 벌써 하드록카페 안 자유분방한 분위기에 이미 취한 듯, 출입구 앞에서 소윤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다행히 카페 외부에는 웨이팅 하는 손님들이 많지 않았다.
그리 많이 기다리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는 모양이네, 다행이다 이런 얘기를 하며 일행들과 기다리던 중,
일행 중 가장 나이 많은 남자 유학생이 출입구 앞에서 bar 직원과 얘기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 명씩 들어가게 되었다.
출입구 앞의 bar 직원이 일행 한 명씩에게 무언가를 물어본다.
뭐지?라는 생각이 들 때쯤, 소윤의 차례가 돌아왔다.
"May I check your social security card?"
옆에 있던 일행 중의 연장자분이 황급히 뭐라 뭐라 그 직원에게 대답했다.
그러더니 바로 그 bar 직원은 소윤의 얼굴을 쳐다보며
다시 질문을 한다.
"How old are you?"
소윤은 반사적으로 바로 대답을 해버렸다.
"I'm twenty."
아뿔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