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어스름하게 피어나는,
서리인지 안개인지 모를 그 공기 속에서 캠퍼스를 걸었다.
혼자서 무슨 사색이라도 하는 것일까? 아니면
운동이라도 하는 것일까 생각들 하시겠지만,
단지 소윤은 그 어스름한 분위기에 취해 있고 싶을 뿐이다.
왜, 누구나 다들 그럴 때가 가끔 있지 않은가?
방황하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
가끔은, 아주 가끔은,
판타지 속에 빠져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자신에게 허락하는 것.
각자의 기준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스스로에게 주는 일상 속의 작은 비타민.
얼마나 걸었을까.
작은 분수대가 보였다.
작은 분수대가 있는 공간의 맞은편에는 학생들이 자주 가는 스낵바가 있었다.
그곳은 학생들의 쉼터, 혹은 브런치를 즐기거나 친구들과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었다.
이렇게 이른 아침 시간에는 당연히 학생들이 없다.
시원한 듯 차가운 공기, 조용하지만 조금 쓸쓸한.
소윤은 따뜻한 커피 한잔 생각이 간절했다.
매일 아침 빈속에라도 따뜻한 커피 한잔은 마셔 주어야 그제야 제대로 된 아침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윤은,
신선하지 않은 눅진한 커피 향일지라도 지금 이 시간만큼은 맥도널드 커피 한잔의 따뜻함이 간절하다.
추운 겨울이었다.
따뜻함이 필요한 시간.
그때,
저 먼 곳, 안개를 뚫고 누군가 걸어오는 듯한 실루엣이 보였다.
어스름한 안개너머 나타나는 실루엣은 개인가 늑대인가?
그 개와 늑대의 시간, 소윤은 작은 분수대 앞에 서있다.
이른 새벽녘에 울리는 전화벨소리, 그 너머 들리는 뜻하지 않은 반가운 목소리처럼, 그런 반전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