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늦은 저녁의 디트로이트 버스터미널

by 쏘쿨쏘영

"저기 밖에 좀 봐봐."


디트로이트행 버스 안.

버스 안의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소리에 잠이 깼다.

잠이 깨길 기다렸다는 듯이 옆자리의 친구는 소윤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아까 우리 뒷자리에 앉아 있던 애들인 것 같은데... 근데 쟤들 지금 피우는 거 대마초 같아 보인다."


차창밖 미국 청소년들에게 관심 없던 소윤은 그제야 지긋이 그 청소년들을 바라보았다.

초점 없이 눈이 풀려 있는 얼굴들이었다.


어린 나이에 향정신성 약물에 노출된 아이들,

그것을 보고도 누구도 지적하거나 제지하지 않는 사회,

그리고 멀리서 보아도 대마초임을 알아차리는 그 친구.


모든 것이 낯설고 생경한,

디트로이트에서의 첫날에 대한 기억이다.


훗날 누군가에게 소윤이

'나, 디트로이트 버스터미널, 밤에 도착했었어.'

라고 얘기했더니,


'너, 용감하구나. 아니면 뭘 잘 몰랐거나. 디트로이트 같은 대도시의 버스터미널은 위험한 곳이야, 우범지대라고. 특히 밤에는. 거기는 미국 애들도 잘 안 가.'


그제야 소윤은 뒤늦게 찾아온 두려움에 휩싸였다가 다행스럽게도 아무런 사고 없이 그곳을 나왔다는 안도감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누군가에게 무용담 삼아 건넬 이야기 소재가 생겼다는 우쭐한 기분이 들었다.

용감하거나, 아니면 뭘 모르거나 해야지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되나 보다.


여하튼, 동행한 친구 덕분에 재미난 여행을 하게 된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