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아, 미국의 향기 그 자체, 타이드 세제
(타이드 세제 광고 아님 주의 ^^;)
쭐레쭐레.
덜렁덜렁.
세탁해야 할 옷들로 가득 찬 플라스틱 바구니 한쪽을 허리춤에 받치고 슬리퍼를 여유롭게 끌며 세탁실 건물로 들어가는 어느 한가로운 일요일 오전 10시.
캠퍼스 외부의 독채 기숙사 건물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별도의 세탁실 건물이 존재했다.
그 당시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았던 코인 세탁기가 여러 대 즐비하게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주중에는 랭귀지 코스라던가 쇼핑몰 파트타임 근무로 바빴던지라, 주말 오전 한가하게 코인 세탁기 앞에 서 있는 그 시간이 오래간만에 멍 때리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흠... '멍 때린다'라는 표현보다는 좀 있어 보이게 '사색 중입니다'로 해야겠군......
50센트짜리 동전 4개를 넣은 후
따뜻한 햇살이 스며드는 창가에 앉아
빙글빙글 돌아가는 세탁기 안의 빨래를 쳐다본다.
세탁실 공간에 은은하게 퍼지는 세제의 향기.
미국브랜드 타이드 세탁세제의, 뭐랄까,
따뜻하면서도 상쾌한, 발랄한데 시크한 향기가 코끝에 맴돈다.
옷들이 깨끗하게 세탁되어서 기분이 상쾌해진 걸까?
아니면, 그 옷들에서 은은하게 풍겨 나오는 타이드 세제의 향기 때문인 걸까?
요즘도 타이드세제의 향기를 맡으면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럴 때면 소윤은 꼭 이렇게 감탄사를 외친다.
"아~, 미국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