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번외 편 4 - 비 오는 날엔 달린다

by 쏘쿨쏘영

장맛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들이 지겹게 이어지고,

이대로는 좀이 쑤셔 더는 안될 것 같아서,

보슬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뛰어는 보겠다며

집을 나섰다.


빗방울은 긴 머리카락을 적시고,

이런 날씨에 바를 필요조차 없었던 선크림은

누런 땀방울로 빗물과 함께 씻겨 내려갔다.


비 오는 날 달리는 나를 사람들은 의아하게 쳐다보았지만,

난 개의치 않았고,

길은 미끄러웠지만,

뛰고 있는 발걸음을 멈추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


헉헉 거리는 숨소리,

귓가에 들려오는 심장의 박동수,

지금 현재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은혜로운 증거들이다.


짧은 시간 몰아치는 기록적인 폭우는

산사태를 일으켜 대지를 파괴하고

우리가 밟고 있는 땅을 폐허로 만들기 십상이다.


허나, 슬퍼만 하지 말지어다, 좌절만 하지 말지어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완전히 새로운 그림을 그려 나가기에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을 수도 있다,

비록 시간은 걸릴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