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면,
펫샵에서 쇼핑하듯 동물을 구매하지 않고,
유기견 유기묘 보호소에서 데려 오고자
계속 알아봤으나, 결국,
어찌어찌하여 자그마한 펫샵으로
들어가는 내 발걸음에는 약간의 죄의식이 묻어 있었다.
누군가의 눈치라도 보는 양 조심스럽게 펫샵으로 들어가
작은 케이지들 안에 한 마리씩 들어 있는 어린 고양이들 중에서, 애초 염두에 두었던 한 아기고양이를 데려 왔다.
사진으로 보았던 것보다 너무 작았고 비쩍 말라 있었고,
사진으로 보았던 것보다 눈빛은 아련하고 희미했다.
고양이를 키워 보게 된 건 처음이라,
몇 주가 지나서야 동물병원에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월령에 비해 너무 작은 몸집과 몸무게라고 한다.
그제야 펫샵 주인의 '하루에 2번 급여해 주셔도 된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달았다.
조금이라도 더 잘 판매되기 위해서 체구가 작아야 했고,
많이 커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식사량만 주었던 것이다.
펫샵에서 피부병에라도 걸린 듯, 아깽이의 콧등과 턱 아래에는 탈모가 일어나 있었다.
닦여지지 않은 채 사료 찌꺼기가 말라붙어 있는 콧잔등을 보니 살뜰히 정성으로 보살피지는 않았나 보다.
펫샵에서 생명을 구매한 것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나에게로 이 아이가 온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선택을 받지 못한 어린 생명들은 크기가 조금이라도 커지면 무심하게 유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순종이 아닌 믹스묘라서 더욱 선택을 못 받을 가능성이 높겠지......
조그마한 생명을 펫샵에서 구출해서 데려온 것이라고 나름의 자기 합리화를 해본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기만 해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