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투자 Vs. 간접투자
앞서 배운 대로 본인의 재무목표와 자산상태를 고려하여 부동산 자산과 금융자산을 나누었다고 하자. 목돈형(거치형) 금융자산 중 70%는 1-2년 안에 쓸 일이 있어 안정적인 예금과 채권형 펀드에 분산했다. '향후 3-5년 정도 특별한 목표가 없는' 나머지 30%는 국내와 해외 주식형 펀드에 5:5, 즉 15%씩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단순히 가정했지만 실제로는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이 중 국내 배분-결국 당신의 전체 자산 중 15%-은 어떻게 나눌 것인가? 이를 결정하는 것을 '스타일 배분'이라 한다.
투자자가 직접 KOSPI(KOrea composite Stock Price Index), KOSDAQ(KOrean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s)의 상장주식을 거래할 것인가, 아니면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펀드 매니저에게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맡길 것인가?-전자를 직접투자, 후자를 간접투자(혹은 집합투자)라 한다.
선택은 '투자 금액'과 '성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투자 금액이 적으면 직접 투자는 분산투자가 불가능하다.-100만 원이 훌쩍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몇 주나 살 수 있을까? 결국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잡주, 동전주-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의 위험이 따른다. 자산가의 경우는 세제혜택 -상장 주식의 매매차익 비과세, 국내 주식형 펀드도 혜택이 있으나 주식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등을 고려하면 직접 투자를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이는 투자 성향-공격적, 방어적-의 지배를 받는다. 초보자,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수수료를 아까워하지 말고 전문가(펀드매니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옳다. 펀드 매니저는 몇백억 심지어 몇조에 달하는 자금을 운용한다. 증권사에서는 펀드매니저가 어떤 종목을 매입하느냐가 영업에 큰 관건이므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각 분야의 애널리스트를 둔다.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본인의 분야(전기전자, 자동차 등)에 속한 기업들에 대해 분석하고 거시경제상황을 고려하여 최적의 투자를 위한 리포트를 제공한다. 올바른 개미투자자 역시 공시를 검토하거나 기사나 뉴스 등을 분석하며 투자한다. 그러나 출발선부터 전혀 다르다. 또한 투자 금액이 일정 수준은 돼야 주식이 떨어질 때를 대비한 위험 회피 전략을 펼 수 있다.
위험을 피하는 원리는 이렇다.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이 나는 상품을 일정 부분 가입한다. 주가가 오르면 가입금액만큼을 잃지만 보험료로 생각하고, 떨어지면 인버스 상품의 수익을 통해 전체 손실 부분을 회복한다.
이렇듯 다양한 차이 때문에 슈퍼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가 아니라면, 혹은 경제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겸 재미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면 직접투자는 어렵다.
비재무적인 요인도 있다. 당신이 용돈을 아껴 산 주식이 몇 배의 수익을 냈다. 심지어 몇 차례 반복됐다.
'아... 난 투자에 소질이 있구나!'라는 확신이 든다.
성공을 위해 소질이 필요하다는 말이 소질만 있으면 된다는 뜻은 아니다. 성급한 일반화라면 더욱 그렇다. 오히려 적은 금액을 투자했을 때 큰 손실을 보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차라리 투자의 위험부터 경험하길 바란다.
일반적으로 '펀드'라 하면 공모펀드를 말한다.
공모펀드의 경우는 '10% 룰'이 적용되다 최근 완화되었다.
http://finance.daum.net/news/news_content.daum?docid=MD20150331134411275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78964.html
'공모펀드의 10% 룰'은 한 종목을 10% 이상 보유하지 못하게 하여 분산투자를 강화해왔다. 25-30%로 완화된다면 조금 더 공격적인 집중투자가 가능하겠지만 여전히 분산투자의 강제성은 유지될 것이다.
5년 전쯤 경험한 사례다. 당시 S기업 임원분이 컨설팅을 요청했다. 자산가여서 부동산 포함 전 분야의 상담이 이루어졌다. 자산 중 5억을 모 자문사의 '자문형 랩' 상품에 가입하고 있었다.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로 바닥을 쳤던 주가가 세계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급속도로 회복되던 시기였다. 당시에는 운용사에 속해 있던 이름 있는 펀드매니저들이 속속 본인의 이름을 걸고 '투자자문사-자문사는 증권사나 운용사보다 창업이 용이하다.-'를 시작했다. 어느 회사 출신의 누가 차린 '000 투자자문' 이런 식이었다.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자금이 몰려들었다. '자문형 랩'이란 자문사에서 만든 펀드라고 생각하면 된다-상대적으로 감독기관의 관리가 느슨하다. 고객분이 가입한 상품은 1년 만에 50% 정도의 고수익을 낸 상태였다. 이미 큰 수익을 냈고 '여러 가지 근거'를 더해 수익실현(환매)을 권했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전부 제시한 대로 따르겠지만 그 상품만큼은 유지하고 싶다는 강한 의사를 밝히셨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니 충분한 노파심을 전하고 마무리지었다. 다음 해에 그분의 투자자금 5억은 3억 5천이 됐다. 50%나 수익이 났던 부분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손실이다.
당시 내 조언의 근거는 이랬다. 우선 자문형 랩 상품은 10% 룰이 적용되지 않는다. 일반 공모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지 못한다면 존재가 무의미하니 다양한 분산투자를 할 리 없다. 그 상품도 3개 정도의 주식에 집중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800대까지 떨어졌던 2008년의 KOSPI 주가가 2010년까지 고공행진을 했다. 분산투자의 첫 시간에 배웠던 것처럼 이렇게 주식 시장이 좋을 때는 당연히 분산투자보다 집중투자가 큰 수익을 낸다. 실력 좋은 펀드매니저들이니 집중투자를 통해 몇 배의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그리고 남유럽 재정위기, 피그스(PIIGS), 그리스 구제 금융 등의 일련의 암울한 사태가 구체화되었다. 당연히 3-4 종목에 집중한 결과는 큰 손실로 돌아왔다. 결국 1년 정도 마음고생을 하다 거의 원금이 회복됐을 때쯤 상품을 환매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피폐해진 고객은 자문형 랩은커녕 일반 펀드에도 다시는 투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왜 50%나 수익이 났을 때 환매하지 않았을까? 이런 의문이 드는가. 손실을 확정 짓는 것-손절매- 만큼 수익이 난 상태에서 욕심을 접고 만족하는 것도 쉽지 않다. 주가가 폭락했을 때 긍정적인 뉴스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것처럼, 고공행진을 할 때 부정적인 기사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펀드는 분산투자가 제도로 강제된다.
그렇다면 펀드를 고르는 것은 쉬운 일인가?
위의 자료는 KOSPI, KOSDAQ 시장에 상장된 종목수와 기업이고, 아래는 국내 펀드와 해외펀드의 수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수나 국내 펀드의 수는 거의 차이가 없다. 그만큼 국내 펀드의 수는 과잉되어있다.
http://www.yonhapnews.co.kr/economy/2014/01/14/0301000000AKR20140114168400008.HTML
한국 펀드 수 세계 1위… 펀드당 규모는 '꼴찌' | 연합뉴스 www.yonhapnews.co.kr
때문에 금융기관에서 권해주는 펀드를 무턱대고 가입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불행히도 판매사인 은행, 증권, 보험사는 상품을 만드는 운용사와의 관계-계열사 등-나 상품 판매의 수수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반드시 펀드를 고르는 법을 익혀야 한다.
게다가 펀드를 고르는 방법은 결코 어렵지 않다.
아래 웹사이트를 방문해 둘러보기 바란다. 'KG제로인'은 거의 독점적인 '펀드평가사'다. 펀드 관련 자료는 누구나 손쉽게 이곳을 활용할 수 있다.
심지어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