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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Sep 22. 2015

"정부가 돈을 풀었다?"  
두번째 이야기

채권의 이해

가장 강력한 통화정책인 '공개시장조작 정책'은 국채의 발행과 회수를 통해 이루어진다.


혹시 '채권 Bond'에 대해서는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가? 더 기초로 내려가 보자.




 채권은 돈을  빌려 주고받는 '차용증서'다. 돈을 빌려준 주체가 국가라면 '국채', 기업이라면 '회사채'라 부른다. 지방정부에서 발행했다면 '지방채', 특수목적이 있다면 그 목적이 채권의 이름에 붙는다. 예를 들면 '통화안정채권(통안채)'이 그렇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줄 거라면 언제까지 갚을 것인지(기간), 이자는 얼마나 줄 것인지(금리), 상대방의 신용은 좋은지(신용도), 최소한 이 세 가지는 점검할 것이다.


 먼저 기간에 대해 생각해보자. 1년간 돈을 빌리기로 했다면 '1년 만기 채권'이 된다.


 상식적으로 돈을 오래 빌려주는 것이 마음이 편할까? 반대다. 당연히 길수록 불안하다. 때문에 기간이 긴 채권은 짧은 것보다 위험하고 이는 처음 결정되는 이자에 영향을 미친다(표면금리 Coupon rate).


 금리는 어떨까? 돈을 빌리는 사람(채무자)이 담보로 맡길 자산도 없고 신용도 형편없다면 높은 금리를 줘야만 빌릴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표면금리(채권을 발행할 때의 금리)는 신용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신용에 대해서는 최근 뉴스에서도 많이 접했을 것이다. 최근 대한민국은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고 일본은 하향됐다. 이렇듯 국가의 신용도도 등락이 반복된다. 기업은 더욱 그렇다.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최상등급이 'AAA+'이며, 'BBB'이상은 투자적격 등급, BB+이하는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여담이지만 투기등급의 채권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을 'Junk Bond Hunter'라고 부른다. 신용등급이 낮다면 발행이율은 올라갈 테고 '고위험 고수익'의 구조가 된다.


다음은 채권의 수익구조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는 발행 수익이 있다. 언급했던 것처럼 돈을 빌려줄 때 주기로 한 이자(표면금리)를 통한 수익이다. 이자를 주는 방식에 따라 복리채, 할인채, 이표채로 분류한다. '복리채'는 이자지급시기마다 복리로 지급하는 것이고(국민주택채권 등), '할인채'는 이자가 없기 때문에 실제로는 액면가(발행시 가격) 보다 적게 돈을 빌려주고(할인) 만기 시 액면가로 받는 방법이다(통화안정증권 등).


일반적인 회사채는 주로 '이표채'를 사용한다. 만약 4%의 금리로 발행된 1년 만기 3개월 이표채가 있다면 1년 동안 3개월에  한 번씩 4번에 걸쳐 4%의 이자를 준다는 얘기다. 즉, 1월에 발행이 됐다면 3개월마다 4%의 1/4인 1%의 이자를 세 번(3,6,9월)에 걸쳐서 받고 만기인 일 년(12월)이 되면 마지막 이자인 1%와 원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대부분의 거래를 인터넷으로 하기 때문에 채권 실물을 보유하거나, 심지어 직접 본 사람도 소수지만 과거에는 채권에 붙어있는 이 표를 잘라서 주면 실물로 바꿔주었다.


발행 수익은 이자를 통한 수익이므로 이자소득세(14%)에 지방소득세(1.4%)를 더해 15.4%가 과세된다.


둘째는 유통수익이다.


당신이 잘 나가는 벤처기업의 대표라고 생각해보자. 사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려고 한다. 시중금리가 현재처럼 2% 전후일 때, 2%의 금리를 주는 채권을 발행하면 사람들이 사겠는가? 그럴 리 없다. 당연히 안정적인 은행 예금을 택할 것이다. 당신의 회사가 대단한 담보물건을 가지고 있고, 상당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데 잠깐 자금 융통이 안 되는 거라면 어떨까? 심지어 1년 만기 채권이라 1년 안에는 절대 망하지 않을 거란 느낌이라면 말이다. 그렇다 해도 4~5% 정도의 이자지급은 해야 투자자가 접근할 것이다. 1월에 A라는 투자자가 나타났다. 당신은 4%의 표면금리에 1년 만기 3개월 이표채를 발행하고 돈을 빌렸다. 7월 초까지 1%씩 두 번의 이자를 받은 A가 갑자기 돈이 필요해졌다.


A는 "채권을 팔아야겠다!"고 결정했다.


채권시장은 거래소시장(장내시장/Exchange market)과 장외시장(OTC: Over-The-Conunter Market)으로 구분되고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장외시장의 비중이 높다. 회사채 거래는 대부분 증권사 영업점을 통한 장외거래로 이루어진다.  


 만기가 6개월도 채 안남은 채권이니 별 걱정 없이 시장에 팔려고 했는데, 시중금리를 확인해보니 1월엔 2%였던 것이 4%로 올라있었다. A의 4% 채권을 어떤 투자자가 살 것인가. 더구나 발행금리인 4%는 이미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올리고 내릴 수도 없다. 그렇다면 A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할인(깡)'뿐이다. 즉, 액면가 10,000원에 산 채권을 9,000원 혹은 8,000원 이런 식으로 할인해서 팔아야만 사려는 사람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결국 시중금리 상승은 채권가격의 하락을 의미하고 이는 채권수익률의 하락, 정확히 말하면 유통수익률의 하락을 가져온다.


반대로 시중금리가 하락한다면 채권 가격이 오르고 유통수익률이 증가한다. 저금리 시대에 채권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다.


만약 만기인 1년을 채운다면 어떨까? 채권 가격 하락의 위험은 사라진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가격의 하락, 즉 유통수익률의 하락은 만기보유시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통수익은 직접투자를 하게 되면 비과세이나, 채권형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면 이자소득세를 과세한다.


채권의 수익구조는 이해했는가? 글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연습장에 당신과 A를 그려가며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채권의 위험은 무엇인가?


마지막에 언급했던 것처럼 만기전에 채권을 팔고자 했을 때 시중금리가 상승하여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유통수익률이 하락하는 위험이 있다. 확인한 바와 같이 만기보유시 사라지는 위험이다.


 근본적인 위험은 기업의 도산이다. 도산의 가능성을 표시한 것이 신용등급인 셈이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설비 등의 고정자산을 처분하여 청산절차를 밟게 되면 은행이 주로 보유한 담보부 채권부터 변제하고, 이후에도 자산이 남아있으면 일반인이 투자한 무담보 사채, (이런 경우는 드물지만) 주식 중 우선주, 일반주 순으로 변제가 이루어진다. 때문에 주식보다는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진다.


만약 브라질 채권, 인도 채권과 같은 외채 Foreign bond에 투자한다면 환율의 위험이 추가된다.


향후 이해를 돕기 위해 채권에 대해 살펴보았다. 최근엔 투자의 대상이 넓어져 외채는 물론 전환사채Convertible bond등에 투자하는 경우도  일반화되는 추세다. 이들은 향후 투자대상에 대한 설명을 할 때 구체적으로 다뤄보겠다.


거시경제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 실전 투자에도 채권은 가장 기본이므로 시간을 두고 복습하기 바란다.


다음 시간엔 공개시장조작 정책, 콜금리, 신용창출, 신용경색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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