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카카오헤어샵 개발팀은 애자일 방법론을 채택하고 팀원들 간의 수평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합니다. 또 적당한 제약 속에서 개인의 자율성을 중시합니다. 수평 커뮤니케이션, 자율성 모두 카카오가 지향하는 것들입니다. 카카오헤어샵은 사내 프로젝트로 시작해서 독립했기 때문에 카카오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한 큰 틀 안에서 5~6명으로 구성된 개발자들이 기민하게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몇 가지 Rule을 만들어 따르고 있습니다.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이란 앞을 예측하며 개발을 하지 않고,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내며 그때그때 필요한 요구를 더하고 수정하여 하나의 커다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나가는 Adaptive style.
출처: 위키피디아
우리는 애자일 하게 개발합니다. 상급자가 일정과 담당자를 미리 정해서 업무를 할당하지 않습니다. 이슈가 발의되면 개발팀 플래닝 회의를 통해 담당자를 정합니다. 그리고 담당자가 기획팀, 마케팅팀, 디자인팀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해서 일정과 스펙을 산정합니다. 만약 담당자가 아닌 사람(또는 리더)이 일정과 스펙에 이견이 있다면 공개적인 협업 툴인 아지트를 통해 의견을 피력합니다. 단, 의견을 수용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오롯이 담당자의 권한입니다. 신규 서비스 개발이나 개편은 스크럼 방법론을 따르고 있습니다. 2주를 1 이터레이션으로 정하고 마일스톤을 만들어서 담당자들끼리 모여 요구사항을 더하고 수정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케팅 지원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물론 서비스 개편, 유지보수, 시스템 고도화를 등한 시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러 이슈를 동시에 처리해야 할 경우에는 마케팅 지원이 우선순위가 높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이슈들은 조절이 가능한데 반해 마케팅은 Time to Market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우리는 서비스 애착이 상당히 큰 편입니다. 시간 단위로 예약 건수와 거래 금액을 확인하고 신기록을 경신하는 날은 다들 신이 나서 카톡 단체방이 불이 납니다. 주인 의식이 높다 보니 기획 콘셉트 회의, 디자인 리뷰 회의에도 적극 참여합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편입니다. 다행히도 기획팀과 디자인팀에서도 우리 의견에 귀를 기울여 줍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수평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합니다. 그래서 직급 없이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플래닝 회의나 리뷰 회의에서 어떤 의견이든지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의견을 얘기하는 사람이 경력이 적다고 무시하거나 발언권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가끔 회의가 길어지거나 주제에 벗어난 의견이 나올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자를 제외한 누구도 발언권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수평 커뮤니케이션은 의사결정 권한이 모두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리더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최대한 의견을 많이 경청하고 장시간 토론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결정된 내용은 군말 없이 따라야 합니다.
우리는 개인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습니다. 신규 프로젝트를 할 때 시스템 플랫폼을 무엇을 쓸지, 개발 언어를 무엇을 할지 담당자가 정할 수 있습니다. 단 우리는 신규 프로젝트보다 유지보수 업무가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제약 조건이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개발팀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개발팀 내에서 동의를 얻기 위한 프레젠테이션이 종종 있습니다. 발표자는 설득을 위해 최대한 노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의를 얻은 경우 더욱 책임감을 갖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됩니다.
군대식 문화가 없어서 좋아요.
얼마 전에 우리 팀에 새로 합류한 개발자가 "군대식 문화가 없어서 좋아요."라고 얘기했습니다. 수평 커뮤니케이션에 대하여 새로 오신 분의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분명 수평 커뮤니케이션이 갖는 단점도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일 처리 속도가 느리다고 느낄 수도 있고 불필요한 회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이 주인 의식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 의식은 수평 커뮤니케이션 아래에서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비효율적인 회의는 있을 수 있지만 불필요한 회의는 없습니다. 일을 직접 해야 하는 담당자가 납득하지 못하고 왜 해야 하는지 모른 체 개발을 한다면 결과물은 안 봐도 뻔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과중한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는 와중에 서비스에 대한 애착이나 주인의식이 없다면 소속팀의 문화에 대해서 깊이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애자일, 주인 의식, 수평 커뮤니케이션, 자율성 중에 분명히 여러분이 채택할 만한 것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