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반찬을 먹는 마지막 세대

by 위드메모

엄마가 해준 두릅 무침을 먹으면서 생각했다.

아마도 내가, 내 나이대 어른이 엄마 반찬을 먹는 마지막 세대일 수 있겠다. 란 생각.

뭐든 간편하게 나오고 살 수 있는 시대에 나물을 직접 캐고, 뜯고, 다듬어 만든 반찬을 먹는 행위는 곧 사라지겠구나.

반찬 3팩에 10,000원 하는 시대,

된장찌개, 육개장, 추어탕 등이 밀키트로 나와 데워 먹기만 하면 되는 현재.


새벽시장에 나가 손수 뜯은 나물을 보고 오천 원 현금을 주며 검은 봉지에 담긴 나물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장 보기는 엄마가 돌아가시면 재현되지 않을 마지막 연극같이 느껴진다.

강변에 자란 미나리를 보고 오늘 저녁 반찬으로 하면 좋겠다. 하며 손수 미나리를 뜯고, 산에 올라가다 본 산 나물을 보며 밥에 비벼 먹음 맛있겠다.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시장 터에 아침부터 나와 소쿠리에 담긴 나물을 파는 할머니들을 보며 저 세대가 지고 나면 다음 세대가 이 업을 이어 갈까, 그 수는 몇이나 될까 생각한다. 길가에, 시장 골목에 나물과 생선과 과일을 파는 사람들을 보며, 그걸 사는 부모 세대를 보며 나는 세대가 교체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렸다.

마트에 가면 다 있는 것을 부러 땡볕에, 바람을 맞으며 나가 산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저 어릴 때부터 부모가 그러했으니, 나도 응당해야 하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본능적인 행동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내 나이대 엄마와 아빠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반찬을 먹이고 있는지. 손수 만든 반찬 들 중에 손이 많이 가는 반찬들이 더러 있는지.


오늘 엄마가 만든, 들깨가루가 듬뿍 들어간 머위대를 보며 다시 생각했다.

엄마가 죽으면 다시 못 먹을 반찬이겠구나.

나는 부러 머위를 사서 삶고, 껍질을 하나씩 벗기고 들기름을 부어 볶는 행위를 하지 않을 테니,

그저 엄마가 해준 반찬을 받아먹기만 한 아이였으니,

엄마가 사라지고 나면 엄마가 해준 반찬을 먹을 수 없겠구나. 란 생각.

유물이 될 반찬 레시피를 기록하며 엄마 손맛을 다시는 재현해 내지 못할 거란 생각에,

엄마 반찬을 배울 생각도, 스스로 만들어 먹을 생각도 하지 않는 아이는 그저 엄마가 사라진 후 다시는 먹지 못할 반찬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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