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는 어떻게 세상을 - 2화 / 좋아요의 역사
2000년, 페이스북의 엔지니어들은 발견했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댓글)이 일종의 '마음에 들어(I like it)'라는 것을,
2009년, 이것을 버튼으로 바꿨다.
트래픽이 증가하고, 사람들은 이를 통해 게시물에 쉽게 반응했다. 다른 sns플랫폼들도 이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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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의 탄생, 넷플릭스 explained시리즈 中)
“우리가 ‘좋아요’ 버튼을 만들 땐
세상에 긍정성과 사랑을 퍼트리는 게 목표였습니다.
오늘날의 10대가 좋아요를 덜 받아서 우울해하거나
정치적 분극화를 야기하는 건 우리 의도가 아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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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n rosenstein
전 Facebook engineer,
전 Google engineer
아래는 나의 19일간의 인스타그램 사용 기록이다.
>12월 9일, 1일 차
샤워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잘‘보이고’ 싶어 진다.
나는 잘 ‘살고’싶다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잘 살고 싶다.
나는 내가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것에만 시간을 보내고 싶다.
내가 지금 잘하고 싶은 건 다른 것들인데
손은 계속 지금 꼭 필요하지 않은 sns로 향하는 걸 보고, 그리고 시간이 지나가는 걸 보고 위기감이 들었다.
내 지금 일은, ‘긴 글 읽기’ , ‘논리적인 글 쓰기’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데
나는 내 직업윤리를 잘 지키고 있나?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비활성화했다.
벌써 비활성화 버튼을 누르는 게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12월 10일. 2일 차
인스타 비활성화를 했다.
기분이 너무 다운된다. 그냥 인스타그램을 다시 깔까.
인스타그램 비활성화를 하면, 왠지 모르게 답답해진다.
‘못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차이가 있기에, 나에게 제한을 걸어두고 금지시키는 것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어플을 삭제하고 생각날 때만 네이버창에 치고 들어가는 게 훨씬 낫다.
그 모서리가 둥근 자극적인 핫핑크색 네모를 보고 있으면 누르고 싶어 진달까. 반들반들하게 생긴 거 같기도 하고
어쨌든, 지금은 긴 글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다.
>12월 11일, 3일 차
네이버에 url을 검색해서 한 세 번 정도 들어간 것 같다
확실히 어플이 없는 게 편하다.
어제는 책에서 그런 문장을 봤다.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다양한 방식으로 내 개인정보를 업로드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자랑하고 홍보하기 위해서다. 그것이 특출한 매력이건, 뛰어난 성과이건, 다양한 경험이건 간에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뽑아 정련하고 편집해서 가장 이상적인 자신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게 선택되고 편집된 글과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위상을 최대한 높이려 한다."
- "온라인 사교는 자신의 진짜 모습으로 쌓아가는 우정이라기보다는 각 개인이 이상적 이미지로 편집하고 가공항 각자의 데이터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와 교류하고 소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런 줄 알면서도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몰두하는 이유는 그것이 개인적 욕망을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
-“sns는 인간의 근원적 욕망 중에서도 특히 노출증과 관음증을 충족시킨다. 가장 아름답게 노출되고 싶은 욕망과 타인의 은밀한 사생활을 훔쳐보고 싶은 욕망을 동시에 만족시켜 주므로 중독성이 높다."
-"그런 칭찬과 찬사는 또 다른 개인정보를 올리게 하는 동력이 된다. 타인을 칭찬한 사람 또한 자신도 칭찬받기 위해 자신의 이미지를 담은 데이터를 올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개인적인 욕망에서 출발하지만 집단적인 심리에 의해 좌우되는 공간이 바로 sns이다."
(개인의 탄생, (조현준) 中)
> 12/12(목), 4일 차
오전에 다른 어플을 깔려고 앱스토어에 들어갔다가 잠깐 인스타 어플을 깔았다가 지웠다
보이는 게 자랑스러운 것보다, 실제 내가 나 자신에게 자랑스러웠으면 좋겠다.
> 12/15 , 7일 차
집에서 책만 읽는 시간을 보내다가, 오랜만에 노트북 문제 때문에 외출을 했다.
확실히 뭔가 공허함과 sns는 연결되어 있는 거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스토리를 올렸다.. 그냥 버스를 타고 한강을 지나가다가 한강이 예뻐 찍어 올리게 됐다.
삭제했음에도, 다시 다운로드하고 스토리를 올리는 모습이 이상하다.
시각적인 거에 치중되어 있음을 알고, 스토리에는 가벼운 내용이 주로 오가는 것도 안다. 그래서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업로드하는 버튼을 누르게 된다.
인스타는 너무 시각적인 거에 치중되어 있다.
그리고 스토리나 게시물을 올리고 나면 왠지 모를 중독성과 허무함, 죄책감이 느껴진다.
배울수록, 볼수록, 읽을수록 심리와 미디어기업의 경영과 운영, 수익, 플랫폼의 이면에 대해 알게 되고, 무서워진다.
> 12/16, 8일 차
"소셜 미디어 속의 개인은 아름답고 멋지게 가공된 정보로 서로의 사생활을 공유하며 사교 활동을 한다.
여기에는 자신을 특정한 이미지나 개성으로 연출하고 선택적으로 노출하려는 욕망이 한쪽에 있고,
다른 한편으로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고 캐내려는 은밀한 욕망이 있다.
인간 심리의 관점에서 보면, 소셜 미디어는 노출증과 관음증의 절묘한 조화 속에 꾸준히 발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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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회성의 아마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기심을 자극하는 ‘관심의 감옥’이다.
대면 관계에서 해소되지 않는 관계의 깊이에 대한 질적 욕구를 비대면 관계의 불특정 다수를 향한 양적 욕구로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합당한 관심은 한 사람을 정신적, 신체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필요하지만, 지나친 관심을 요구하는 사람은 거울의 방에 갇힌 것과 같다. 이른바 ‘관종’은 봐주는 사람이 있을 때만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며, 파멸이 예고된 마음의 상태다. 관심의 감옥을 벗어나려면 스스로 마음의 거울을 깨야 한다."
(개인의 탄생, (조현준) 中)
>12/17, 9일 차
인스타에 들어갔다가 예전 대학교 친구 한 명이 합격 게시물을 올린 걸 봤다.
별로 보고 싶지 않은, 궁금하지 않은 정보도 알게 되는 게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내가 단단하면 다 별로 중요하진 않다. 각자 가치관이 다르고, 우선순위가 다르고, 중요한 가치가 다르기에
나는 내가 원하는 목표, 내 가치관, 내 삶에 충실하자.
>12/20, 12일 차
오늘은 오프라인 모임에 갔다 와서 그런지 기분이 좋았다. 다들 각양각색,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인정욕구와 sns, 그 줄 사이를 잘 다스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쉽게 인정받으려 하지 말 것, 정말 나에게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이룰 것.
>12/27, 19일 차
스토리를 올리지 않고, 게시물을 올리지 않는다. 업로드 강박을 내려놓는다. 기한을 정해 디톡스 기간을 가진다.
쉽게 인정받으려 하지 않는다. 일상을 공유하는 계정은 로그아웃한다.
비즈니스, 내 목표에 집중한다.
전보다 훨씬 개운하다. 생산성, 집중력이 훨씬 좋아졌다.
부끄럽지만, 위의 일기가 나의 솔직한 인스타그램 사용 일지이다.
20대, 한 사람으로서 한 플랫폼 덕분에 재미있었고,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만큼 공허함과 허무함또한 느꼈다.
게시물을 올리고, 좋아요 개수를 확인하는 행위.
'스토리'를 올리고,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행위.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 원을 둘러싼 빛나는 스토리 업데이트를 눌러보고 싶은 욕구.
과연 나만의 생각이고, 마음일까?
다른 사람들은 이러한 강박에 휩쓸리지 않고 있을까?
미디어가 만들어낸,
강박, 공간감, 심리의 원인에 대해 알고 싶었다.
다음 글에서는, 넷플릭스 다큐 '소셜딜레마(Social Dilemma)'를 중심으로,
우리가 알고 있지만 외면하고 있는. 또는 너무 이미 많이 번져버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현재 현실과, 통계와, 앞으로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전시하듯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찰나의 장면들을 끊임없이 공유하고 공감 버튼을 누른다. 그러나 그 안에 의미는 없다. 사라져 버릴 정보에 불과하다. 무언가를 끝없이 공유하고 타인과 교류하면서도 고립감을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보의 쓰나미는 주의를 파편화한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이야기하기와 귀 기울이기에 필요한 관조적 머무름을 방해한다."
-"시간제한은 특별한 심리적 효과를 일으킨다. 수시로 변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해 더 많은 소통을 향한 미묘한 강박을 만든다."
-"디지털화된 후기 근대에 우리는 끊임없이 게시하고 ‘좋아요’를 누르고 공유하면서 벌거벗은, 공허해진 삶의 의미를 모르는 척한다. 소통 소음과 정보 소음은 삶이 불안한 공허를 드러내지 못하게 만든다.(p.64)"
(서사의 위기, 한병철 中)
<참고문헌>
-개인의 탄생, 조현준
-서사의 위기, 한병철
-넷플릭스 다큐, 소셜딜레마
-넷플릭스 다큐, 뇌를 해설하다
-Berger, P. L., & Luckmann, T. (1966). The social construction of reality: A treatise in the sociology of knowledge. Anchor Books.
-Papacharissi, Z. (Ed.). (2010). The networked self: Identity, community, and culture on social network sites. Routledge.
-Primack, B. A., Shensa, A., Sidani, J. E., Whaite, E. E., Lin, L., Rosen, D.,... & Colditz, J. (2017). The relationship between social media use and loneliness among U.S. adults. 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 53(1), 1-8.
-Seabrook, E. M., Kern, M. L., & Rickard, N. S. (2016). Social networking sites, depression, and anxiety: A systematic review. JMIR Mental Health, 3(4), e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