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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jo Jul 14. 2021

여행이 가고 싶어서 쓰는 여행기

아프리카 신혼여행 - 프롤로그


하늘길이 막힌 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내 결혼식 때가 코로나 가장 심할 것이라 생각하며 울며 불며 걱정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20년 2월 23일에 결혼했다ㅎㅎ신천지 사건이 터지고 1주일 뒤...)


물론 미국은 마스크 없이 활동이 가능하고

우리도 백신을 맞은 경우 괌, 사이판 등 여러 곳이 가능하긴 하지만 아무런 제약 없이

가고 싶을 때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진짜 여행은 조금 더 걸리 지 않을까 싶다


무튼 나의 결혼을 지금 와서 돌아보니

대규모 결혼식도 가능했고, 마스크 쓰지 않고 사진도 찍을 수 있었고

무려 계획했던 대로 '해외'로 신혼여행까지 갔다 온 억세게 운 좋은 신부... 였다....

(이제 새댁인가.. 무튼 신부라는 표현은 참 듣기 좋은 것 같아서... 한 번 써본다)


신혼 여행지로 아프리카를 고른 것도 남들보다 조금 특별하다면 특별할 수 있겠다

보통 신혼여행으로 아프리카를 갔다 왔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봉사활동하러 갔냐, 선교 활동하러 갔냐는 반응과

이미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세이셸이나 모리셔스를 갔다 온 친구들은 본인들과 같은 곳을 가냐고 물었다


우리 부부는 이번 여행지에 대한 명확한 선택의 기준이 있었다

신혼 여행지로 유명한 곳보다는, 즉 휴양에 무게가 실리는 것보다는

우리가 평소에 가고 싶었던 곳, 평소에 가기 어려운 곳, 결혼이라는 빅 이벤트를 좀 더 특별하게 해 줄 곳

이런 기준으로 신랑은 와이너리 투어, 나는 세렝게티의 게임 드라이브를 골랐다

(사실 이집트도 포기할 수는 없었으나 그러면 아프리카 종단을 해야 했기에... 2달은 필요했다ㅋㅋㅋ)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켜줄 여행지는 바로 남아공과 탄자니아였다

남아공은 특히 케이프타운의 항구나 도심은 아기자기한 작은 유럽이었고,

자연경관 면에서는 자연이 갓 탄생하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라는  대장관을 볼 수 있었고

탄자니아는 아프리카의 보석과도 같은 곳이었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신혼여행지이기도 했던 아름다운 바다가 둘러싸고 있는 잔지바르부터

사파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세링게티, 그리고 가기 전까지 몰랐던 웅고롱고로....대자연까지....

물론 남아공에서 탄자니아를 가는 비행기를 찾는 것도 쉽지만은 않았지만

다시 생각해도 완벽한 코스였다


정말 여기서도 운좋게도

남아공과 탄자니아를 여행하는 2주 동안 아직 아프리카에서는 코로나가 발발하지 않아서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었고, 코로나라는 개념도 아직 물 건너오기 전이라

청정지역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었다


우리가 남아공을 떠나면서부터 남아공에 코로나 환자가 나오기 시작했고

탄자니아를 떠나면서 코로나가 뉴스에서 들려왔다

한국에 입국함과 동시에 하늘길도 닫혀버렸다

그리하여 주변에서 가장 최근에 해외여행을 갔다 온 사람도 내가 되어버렸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


8살 때 일본에 사는 이모를 만나러 간 도쿄를 시작으로

매 해 꼭 한 번은 가족들과 해외로 여행을 갔고 많은 추억을 쌓았다

대학생 때는 배움의 터전으로 직장인이 된 이후에는 온전한 자유를 느끼기 위함으로

매년 적어도 2번 이상은 나갔던 것 같다

그래서 한 40개국 정도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내 몸에 쌓아온 여행 DNA가 작년과 올해 발휘될 수 없었으니 얼마나 갑갑하고 답답한지

유난히 과거 여행 사진을 볼 때마다 아련해지고

유튜브로 '걸어서 세계 속으로', ' 스트리트 푸드파이터' 등등 랜선 여행을 즐기는 것도 마냥 즐겁지가 않았다

보는 것만으로는 갈증이 채워지지 않아 여행기를 한 번 써보기로 했다


차곡차곡 쓰다 보면 하늘길이 다시 열릴 때까지 기다림도 줄어들고,

마스크 없던 예전의 삶을 꿈꿀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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