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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희철 Nov 14. 2023

<잡어(雜魚)/최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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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어(雜魚)>


  

어선에서 돈이 되지 않는 

어획물이 잡어다.

잡어는 렛고 컨베이어를 통해 버려지거나

틈새에서 냉동되어

어떤 규정성도 갖추지 못한 채

어창에서 뒹군다.

악천후와 함께     


바다는 바람에 취해 휘청거리고

산더미 같은 파도가 갑판을 때린다.

쓰러질 듯 심한 롤링으로 

머리털이 주뼛주뼛 설 무렵

하여 먹은 것이 모두 게워 올려지는

힘겨운 피항(避航시간

마이너스 30어창(魚倉)에 숨어들어

소주병을 까며 잡어의 어육을 먹는다.

슬픔은 모두 왜 그렇게  

차갑고딱딱한지...     


잡어를 먹는 놈들은

모두 잡놈들이다.     

 

 

렛고 컨베이어(Let's go Conveyor)--어선에선 배에서 바다 혹은 밖으로 버려지거나내 보내는 것을 모두 렛고라고 한다가령 앵카(-anchor)을 던지는 것은 렛고 앵카이고그물을 바다로 던지는 것은 렛고이처럼 렛고 컨베이어는 처리실에서 바다로 오물을 버리는 컨베이어다.  즉 오물통(렛고통)과 연결된 컨베이어라고 보면 되겠다.     

롤링(rolling)--선박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이에 반해서 앞뒤로 흔들리는 것은 피칭(pitching)이라고 한다.

 

어창--어선에서 잡은 어획물을 냉동 보관하는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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