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첫 투망

17)

by 최희철

17) 첫 투망


오만어장에서 트롤어업이 가능한 곳은 크게 3개 해역이다. 마시라(Sur Masirah)섬 근처 ‘마시라어장’, 중부 마드라카 곶(Ras Madrakah) 주변 마드라카어장, 쿠리아 무리아(Khuriya Muriya) 섬들 근처 쿠리아무리아 어장이 그것이다.

첫 투망을 한 곳으로 마드라카어장은 주 어종이 ‘몽고’였다. 암초(초, 暗礁) 밭도 있었지만 저질은 대체로 좋은 편이다. 그런 곳에서 몽고가 그런대로 잡히니까 조업하는 어선으로선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초 밭도 많았다. 몽고 어획이 저조해지면 조업선들은 초 밭으로 들어간다. 초 밭 조업이라고 해서 초에 어구를 직접 들이받는 방질(조업)은 하지 않는다. 초 근처 혹은 초와 초 사이에서 조업하는 것이다. 초는 코스의 양 끝 지점에 있을 수도 있고 코스의 양 옆으로 있을 수도 있다. 코스의 양 끝 점에 있는 초는 안쪽에서 투망하여 초가 나오기 전에 양망을 하면 되지만 코스 양 옆으로 있는 초는 위치를 잘 내서 초 사이로 배를 잘 몰고 가야 한다. 그런 걸 조업선에서는 ‘코스를 탄다’고 말한다. 하지만 모든 초 밭은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어구가 초에 걸려 파손경험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한 번 부딪히고 난 뒤에 그곳에 초가 있다는 걸 알게 되니까.

초의 형태는 여러 가지다. 거대한 언덕이 있는가 하면 바위 덩어리가 있고, 작은 바위지만 해저에 강하게 박혀 있는 것 혹은 바위가 여러 개 있어 그물의 일부분 혹은 후릿줄의 샤클 같은 게 걸리는 것(이런 초에 샤클 따위가 걸리면 진짜 좆 된다. 그때는 후릿줄을 한 개를 풀거나 잘라야 하고 잘못하면 그물을 통째로 잃어버릴 수도 있다.), 저질 자체가 딱딱한 바위 같은 것이라 그물의 ‘시다바리(밑판)’를 왕창 해 먹는 것 등도 있다. 또 사고로 배가 가라앉거나 혹은 배의 장비 가령 앵커 따위가 배에서 떨어져 해저에 박혀 초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침선(沈船)이나 해저에 박힌 앵커는 트롤어업에선 정말 위험한 것이다. 한 번 걸리면 끝이다.

일반적인 초나 혹은 해저의 바위 무더기 등은 무거운 트롤어구가 수없이 지나다니면 결국 서서히 소멸되는 경우가 있다. 바위가 뽑히거나 거친 표면이 무디어 지는 것이다. 그래서 몇 년 조업하면 예전엔 초 밭이었지만 지금은 초 밭이 아닌 걸로 되는 경우가 많다. 조업선들은 조업 중 올라 온 돌(돌이라지만 사람이 들 수 없을 정도로 큰 것도 많다)들 올라 온 그곳에 버리질 않고 다른 곳에 가서 버린다. 그러다보니까 그 바위에 의지해서 살던 생물들은 사라지게 된다. 조업하기 좋게 해저는 평탄해졌지만 그렇게 되면 물고기가 살 수 없기에 결국 어획이 저조해 진다. 하여 조업선들은 새로운 초를 찾아 떠나게 되는 것이다. 자승자박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초 근처에는 우리가 잡으려고 하는 목표종만 서식하는 게 아니라 바다 생태계의 기초가 되는 ‘취약한 해양생태계’도 존재한다. 가령 산호, 해면, 연체동물, 극피동물, 조개 등등이 속한 생태계가 그것이다. 강력한 트롤어구에 의해 그런 것들이 파괴되면 결국 바다 생태계는 급속도로 빨리 파괴된다. 좀 더 근본적인 관점으로 보면 특히 연안에서의 트롤어업이란 정말 잔인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에겐 ‘금’을 캐는 즐거움이지만. 수심이 낮고 해저가 뻘(mud)인 곳을 트롤어업으로 조업하다보면 예망할 때 선미에서 뿌연 흙들이 수면으로 올라온다. 무거운 트롤어구가 해저를 완전히 갈아엎어 버리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엄청나고 강력한 그물 같은 게 우리가 생활하는 집이나 거리를 휩쓸고 지나간다고. 정말 끔직하고 잔인한 짓이 아닌가. 트롤어구에 의해 해저의 생태계, 그 속에서 살던 온갖 생명체들은 완전히 산산조각 나는 것이다. 자연에서의 삶이란 먹고 살기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잔인한 우리 삶의 방식에 대해 우리는 성찰하고 반성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초 밭 조업을 단순한 ‘교환법칙’으로 말하면 그물을 포함한 어구와 어획물을 맞바꾸는 것이다. 당연히 그렇게 교환해도 이익이 되니까 초 밭 조업을 감행하는 것이겠지만 초 밭 조업을 하면 어구의 손상은 극도로 심해진다. 그래서 며칠만 초 밭 조업을 연속으로 강행하면 갑판원들은 지쳐 버린다. 어구 파손을 복구하느라고 계속해서 오버타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이 자연을 개척하는 방법은 바다에서나 육지에서나 동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K808호는 당시로서는 특이하게 트롤위치(그물을 당기는 윈치로서 트롤어선에서 가장 중요한 어로장비) 컨트롤 박스(윈치 운전박스)가 브리지 내부에 있었다. 선장도 초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선원들 중에서 윈치맨(윈치를 운전하는 선원) 정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고민했었는데 결국 브리지에서 항해사가 운전하기로 결정했다. 대형트롤어선들은 브리지 뒤에 윈치실이 있고 선원들 중에서 윈치맨을 정해 윈치를 운전하게 한다. 물론 K808호도 브리지 바로 뒤에 윈치 조작 레버가 있었으나, 어차피 클러치를 빼고 박고하는 것은 브리지에서 조작해야 했으므로, 평상시 투망과 양망은 물론 급양망(비상상황 발생으로 어구를 올리는 것) 등을 생각하면 브리지에서 운전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었던 것이다.

“렛고(투망시작을 알리는 명령, 그물을 던지라)”

드디어 첫 투망이다. 선장은 나보고 위치를 빨리 구해 보라고 했다. 2항사 당직시간이지만 첫 투망이라 초사도 브리지를 내려가지 않고 모두 첫 투망을 지켜보고 있었다. 초사가 레이더 옆에서 어떤 물표를 잡아야 하는지를 알려 주었다. 복수의 책임 당직자가 레이더 물표로 위치를 구할 때는 레이더의 감도를 동일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감도가 다르면 물표 크기가 달라지고 그렇게 되면 본선과 물표의 거리를 각자가 다르게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물표라도 어떤 지점을 잡을 것인가도 합의를 봐야 한다. 레이더 스크린에 보이는 동일한 물표라도 물표의 어떤 부위를 잡을 것인가를 약속해야 한다. 한 사람은 중심을 잡고 다른 사람은 끝단을 잡게 되면 같은 물표로 구한 배의 위치라도 서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항사, 어장도 위치는 두 사람의 약속이여 잘 기억혀”

맞다. 어장도는 해도와는 달리 어장에서 조업의 편리함을 위해 수작업으로 만든 해도(작업도)였다. 어장도 상에서 조업할 때 조업의 안전만 보장해 주면 그것은 올바른 코스가 된다. 하지만 어장도가 해도는 아니다. 어장도는 해도에 기반을 둔 것이지만 조업의 누적치를 수작업으로 그려 둔 것이다. 오직 조업만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나는 초사가 알려주는 대로 물표를 잡아 위치를 내었다. 선장이 내가 구한 위치를 확인하더니 3항사에게 조타명령을 내렸다.

“45도!”

“45도 썰!”

K808호의 헤딩(침로)은 NE 즉 45도 코스로 투망을 시작했다. 트롤그물의 끝자루(codend)가 물속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인 투망이 시작되는데 이때 배의 속도를 살짝 올린다. 왜냐하면 배가 앞으로 나아가는 힘으로 그물이 물속으로 딸려 들어가게 만들기 위함이다. 트롤 어구는 금속성 소리를 덜거덕 거리며 선미의 하얀 포말 속으로 들어갔다. 그것은 마치 어떤 생명체가 괴물의 입속으로 용감하게 뛰어드는 것 같았다. 트롤 어구는 마귀의 손아귀가 되어, 함성을 지르며 바다의 처녀성을 파괴하고 창자를 후벼 파고 있었다. 그것은 정말 저항하기 어려운 거대하고도 거친 기계의 힘이었다.

K808호는 스크루의 회전을 수를 변경시켜 속도를 조절하는 게 아니라 스크루 날개 각도를 변경시켜 속도를 조절하는 ‘CPP(controll pitch propeller)’ 방식이기에 속도에 대한 조타명령은 ‘피치(pitch)’ 각도로 명령했다. 그리고 엔진 사용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기관실이 아니라 모두 브리지에서 했다. ‘CPP’란 선풍기의 날개 각도를 생각하면 된다. 만약 선풍기의 날개 각도가 책받침처럼 평평하다면 아무리 돌려도 바람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날개 방향을 반대로 하면 바람은 앞으로 나오지 않고 뒤로 나올 것이다.

“피치 5도!”

‘피치 5도’는 ‘데드 슬로우 어헤드(dead slow ahead)’ 정도이고 노트로 표시하면 3~5노트 정도가 된다고 보면 되겠다.

트롤그물 끝자루 끝을 ‘카고 윈치(cargo winch) 후크(hook)’로 당겨 바다 속으로 집어넣으면 그물은 배의 추진력에 의해 끝자루, 몸통, 소대그물(날개그물) 부분이 차례로 바다 속으로 들어간다. 그물은 물속으로 당장 가라앉지는 않는다. 배의 추진력 때문에 배 뒤에서 둥둥 떠 배를 따라온다. 그물 전체가 배에서 인출되고 날개그물 끝에 연결된 후릿줄(pendant wire)들이 연이어 인출되면 이젠 와이어에 걸린 ‘8자링(8 type ring, 트롤어선 특유의 어구)’이 나간다. 8자 모양처럼 두 개의 구멍이 있는 쇳덩어리 ‘8자링’은 어구라기보다 속구다.

‘8자링’은 나중에 전개판(otter board)과 연결되어 전개판과 후릿줄을 연결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런 장비가 모두 바다로 인출되면 그물 전체는 후릿줄을 통해 전개판과 이어진 와이어와 연결된다. 마지막으로 트롤윈치에 감겨있는 메인와프(메인 와이어)와 전개판 중앙의 브라케트(bracket)가 연결되고 이때 배의 속력을 피치 12도 정도로 올리게 되면 배는 전속력으로 달리면서 그물 그리고 전개판 그리고 메인와프가 팽팽하게 된다. 그때 메인와프를 서서히 풀어주는데 주로 수심의 3배 정도를 인출하면 어구가 해저에 안착하게 된다. 그렇게 안착된 그물(사실은 전개판, 그물, 와이어가 포함된 어구 전체)을 일정한 시간동안 끌고 다니는 것이다.

저층에 어구를 밀착시켜 끌고 다니는 어법을 저층트롤(저인망)어법이라고 하고, 중층어종을 목표로 하는 트롤어법을 ‘중층트롤어법’이라고 한다. 중층트롤어구는 저층트롤어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가볍고 단순하다. 저층트롤어구는 어구를 저층에 완전히 밀착시켜야하기 때문에 어구는 무겁고 복잡하다.

선장은 전개판을 바다로 집어넣기 직전 조타명령을 내린다.

“피치 12도”

풀 스피드(ful speed)다. 선미에 어구를 차고 있질 않다면 선속이 11노트 정도 나갈 것이나 어구 때문에 선속은 3~5노트(바다의 상황에 따라 다름) 밖에 되질 않는다. 이걸 ‘예망속도’라고 한다. 트롤어선에서 예망 속도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빠를수록 단위 시간당 더 많은 해저를 긁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최대한 빨리 레이더로 위치를 잡아내었다. 이젠 레이더로 위치 내는 것 정도는 자신 있었다. 선장이 초사도 함께 위치를 내서 내가 낸 위치와 확인해 보라고 한다. 잠시 후 초사는 자신의 위치와 2항사의 위치가 같다고 보고 한다. 나는 항해하는 상황을 생각하면서 K808호 앞에 장애물이 있나 살펴보고 있었는데 그 때 선장이 내 등을 손바닥으로 찰싹 때렸다.

“야 이놈아 어디 보고 있냐, 와프 왓치를 해야지 왓치를”

초사가 내게 눈치를 줬다. 배의 앞이 아니라 배의 뒤를 살피라고. 투망이 끝나면 책임당직자는 선미의 메인와프 상황을 눈이 뚫어지게 지켜봐야 한다. 관찰 지점은 갤로우스(gallows, 트롤어선에만 있는 후부마스터인데 대형 톨 롤러(top roller) 등이 마치 교수대의 머리처럼 걸려 있는 것에서 나온 용어)에 걸려 있는 톱 롤러의 상태다. 만약 예망 중 어구가 초에 걸리게 되면 그 장력이 메인와프로 전달될 것이고, 메인와프는 톱 롤러를 관통하여 트롤 윈치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톱 롤러가 진동하든지 아니면 메인와프가 슬라기(slack, 느슨해지다, 풀려나가다, 내리다) 되던지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해저에 있는 어구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므로 급히 배의 속도를 줄이고 급양망 해야 한다. 선장이 내 등을 때린 것은 ‘앞이 아니라 선미 쪽 메인와프, 톱 롤러를 잘 관찰하라’는 것이었다. 서서히 초보 항해사의 시련이 시작되고 있었다.

첫 투망은 성공했다. 투망하고 나면 최소한 5분에 한 번은 위치를 구해 어장도에 표시해야 한다. 어장도에는 우리가 어구를 끌고 갈 코스가 표시되어 있었다. 선발대로 왔던 3항사 고창준이 K202호에서 복사해 온 K202호 어장도였다. 첫 투망이기에 저질이 좋은 곳을 골라 투망한 것이다.

투망과 예망 그리고 양망은 이제 시작이기에 모두에게 숙련이 필요했다. 브리지에서는 투, 양망 과정에서 선원들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움직이는데 문제가 없는지를 관찰한다. 그런데 안전하려면 대체로 작업은 천천히 해야 하는데 ‘빨리 하면서도 안전하게’ 하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이른바 ‘빨리빨리’ 문화인데, 이것은 인간의 문제이기도 했지만 자본의 관점이기도 했다. 작업을 빨리빨리 해야 자본의 회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시간은 금’이라는 말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돈을 낭비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좀 더 확장하면 빨리 일하지 않음으로 해서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는 것은 ‘돈을 낭비’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빨리빨리’는 안전하지 못함과 직결된다. 우리의 ‘빨리빨리’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원양어업에서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상대적으로 우리는 늘 ‘빨리빨리’에 쫓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유교식 자본주의’와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자본주의는 신분제가 해체되고 난 이후에 신분이 아닌 계급이 토대가 된 체제이다. 하지만 우리는 유교 덕분에 신분개념이 완전히 해체되지 않은 채로 그 위에 계급개념이 덧씌워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계급의 문제를 신분의 문제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계급사회에서는 노골적인 ‘빨리빨리’가 요구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계급은 신분과는 달리 상하관계가 아니다. 물론 계급사회에서도 그게 상하관계처럼 작동하지만. 계급과는 달리 신분은 분명 상하관계이고 신분은 계급과 달리 태생적인 경우가 훨씬 많다. 계급이 신분으로 착각될 때 혹은 신분처럼 작동할 때 ‘빨리빨리’가 강요가 가능한 것이다.

투망할 때 데끼에서 선원들이 조심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와이어다. 와이어에 의한 충격은 같은 굵기의 철근덩어리와 부딪히는 충격과 거의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름이 25~32mm인 와이어의 파괴력은 치명적이다. 투망할 때 와이어는 인출되는 과정에서 샤클 같은 것에 걸려 있다가 풀리는 경우가 많아 데끼에서 튀기 쉽다. 그러므로 와이어에 올라타거나(와이어를 두 다리 사이에 두고 작업하거나) 와이어 위로 머리를 가까이 하면 절대 안 된다. 예망 중에는 메인와프가 트롤윈치에서 선미 갤로우스 톱 롤러까지 팽팽하게 인출되어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메인와프 밑으로는 지나다니지 말아야 한다. 양망 할 때도 와이어가 팽팽하게 긴장되므로(왜냐하면 어구를 되감아 올리는 시점이니까) 와이어 곁에서 작업을 할 때 늘 조심해야 한다.

예망 시간은 약 50분이었다. 양망 명령이 떨어졌고 첫 어획의 기쁨을 맛보았다. 3항사와 함께 처리실로 내려가 피시본드 안을 들여다보니 엄청난 어획물들이 쏟아졌다. 내가 보기엔 너무나 많은 어획물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게 가오리였다. 대충 봐도 가오리가 20마리쯤 되는 것 같았다. 일명 ‘제트기 가오리’로 대부분 체반장(PL, pelvic length, 끝에서 배지느러미 아래쪽까지의 거리)이 1미터는 넘어 보였다. 브리지에 올라가 ‘고기가 엄청나게 올라왔다’며 기쁜 소식을 전했더니 선장이 조용히 웃기만 했다. 그게 가오리만 많이 올라왔지 좋은 어획 성과는 아니었던 것이다.

“니 눈에 뭐가 보이디?”

“억쑤로 많이 올라왔던데예”

‘몽고’는 10팬이 되지 않아 다른 코스로 어장이동을 하였다. 트롤어선에선 보통 어장이동이라고 해도 해역을 건너뛰는 게 아니라 근처에 있는 다른 코스로 가는 것이기 대략 1시간 이내의 짧은 항해를 한다. 첫 투망은 그렇게 별 탈 없이 끝났다. 당분간 마드라카어장에서 몽고 조업이 가능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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