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의 탄력성
<고무의 탄력성/최희철>
조업 중 낚시 바늘에 찔렸다. 뜨끔한 게 피가 날 정도로 아팠지만 걱정했던 고무장갑은 찢어지지 않았다. 날카로운 바늘이 손가락을 찔렀으니 고무장갑엔 구멍이 뚫렸을 테고 당연히 물이 샐 줄 알았는데, 그건 전적으로 고무의 탄력성 덕분이다. 찢어질 정도가 아니라면 탄력성은 작은 구멍 몇 개쯤은 메꾸어 내는 것 말이다. 하지만 그게 어찌 고무만의 특성일까. 누구든 탄력성이라 불리는 욕망이 있어 삶을 중단하게 만드는 그 무엇들에게 쉽게 길을 열어 주지 않는 것이다. 하여 우리 살림살이에 그렇게 많은 구멍들이 있어도 하루하루가 멀쩡하게 이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