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베르그송주의자의 회상-3>

태종대 바람

by 최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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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베르그송주의자의 회상-3>

태종대 바람

태종대 바람이다. 무척 센 바람인가 보다 머리카락은 물론 할아버지 모자챙이 들릴 정도니까. 어머니 치마가 부푼 게 그림을 그려 넣은 것처럼 도드라지면서 아름답다. 마치 에로스의 원형질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그게 식구들의 생활을 떠받치는 힘들 중 하나였음을 그땐 전혀 몰랐었다. 아버지의 힘과는 결이 다른 힘이었는데 말이다. 이젠 그게 아련하게 보인다.


우리가 그렇게 카메라 렌즈에 주목하고 있을 때 어린 동생의 눈길은 바람을 따라간다. 그곳에 어떤 게 있었을까?


바람과 빛을 따라. 시간이 흐르고 때론 기억에 머물다가 또 다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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