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베르그송주의자의 회상-5>

욕망을 싣고

by 최희철
5.PNG
5-1.PNG

<어느 베르그송주의자의 회상-5>


욕망을 싣고


중학교 1학년(1974년) 아버지를 찾아가 찍은 사진이다. 당신은 ‘혜화여중’ 지정사진사였는데 여름방학이면 집을 벗어나 낙동강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당시 우리 식구에겐 그게 큰 걱정거리였지만 오히려 지금은 사무치도록 그립다. 바람에 자신의 자유를 나부낄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바람직함’을 넘어 어쩌면 용기 있는 모습으로 여겨지니까.


술 마신 사람들은 어른들 뿐이지만 배 전체가 술에 취한 것처럼 보인다. 바람과 물결의 흐름이었을까, 우리의 ‘욕망’이었을까? 어른이든 아이든 혹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모두 질주하는 ‘욕망의 전차’ 그 자체이니까.


우린 문명의 문턱을 넘으면서 그렇게 길들여 진 것 때문에 ‘욕망’을 감추고 살아가는데 익숙해 졌다.


하지만 아버지여, 당신은 우리 모두를 전차(작은 배)에 태우고 넓은 곳으로 떠났다. 출렁거림 때문인가, 우리는 결코 알 수 없었던 욕망이 꾸역꾸역 올라오는 즐거움을 맞보게 되었다. 그때를 회상(回想)하면 할수록 당신이야말로 전사(戰士)가 아니었던가 싶다.

이전 04화<어느 베르그송주의자의 회상-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