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처럼 흐르는 시간
<어느 베르그송주의자의 회상-6>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
뒤에 보이는 다리가 지금은 없어진 구포교(구포다리)다. 동생이 매고 있는 저 플라스틱 물통, 색깔이 가물가물하다. 초록인가 짙은 분홍인가 아니면 그것들이 뒤섞인 것이었던가.
시간은 강물처럼 흐르지만 한 장의 사진 같은 것이다. 점묘(點描)화를 구성하는 점들처럼 흩어졌다 뭉쳤다한다. 그때 점은 수학적 점이 아니다. 오히려 ‘액체(성)’이다. 액체는 고체와도 다르지만 기체와도 다르다. 고체가 사물화의 확연한 모습이라면 기체 역시 미세할 뿐 사물의 특징을 갖고 있다.
액체는 다르다. 사물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흐르는 힘이다. 탕탕(蕩蕩)한 강물이라고나 할까. 그 힘은 늘 우리와 함께 있다. 아니 우리가 그 탕탕함을 타고 있는 형국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시간은 그 자체로 그리움이기도 하고 현재이기도 하다. 그게 바로 액체성의 특징이자 힘이라 할 수 있을까. 니체가 말하는 ‘권력에의 의지’ 역시 그렇다.
우린 시간의 탕탕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야말로 살아 있음의 증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