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섹스?
<성(性)에 대하여 7>
자본주의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가 ‘사적(私的) 소유’입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자연에서 일어나지 않는 현상입니다. 소유(所有)는 처분(處分)을 전제로 하며, 처분권은 ‘매매(賣買)’를 가능케 하는 조건입니다. 자본주의에서 매매는 일반적 현상입니다. 매매 대상을 ‘상품’이라 부릅니다. 자본주의는 자신이 아니라 타인에게 팔기 위해 대량으로 상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최초의 시스템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자본주의에서 상품 매매가 일반적 현상이라고 했지만 몇 개의 상품(?)은 그렇지 못한데, 대표적인 게 ‘성(性)’입니다. ‘성매매’는 불법입니다. ‘매춘(賣春)’은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였는데, 고대의 신전에서는 거의 모든 여성이 일시적으로 ‘매춘’을 했다고 합니다. 제정일치(祭政一致) 사회에서는 여성, 성매매, 성적 자유, 권력 등이 뒤엉켜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매춘’ 말고도 매매가 불법인 것은 마약, 불온한 사상(思想) 같은 게 있습니다. 매춘은 왜 불온시 되고 심지어 불법이 된 걸까요? 아마도 자본주의 생산성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겁니다. 자본주의 이전에 가정은 그렇게 중요한 ‘카테고리’가 아니었습니다. 가정보다 ‘가문’이 더 중요했었죠. 하지만 근대 이후 자본주의 시대로 들어오면서 가족이 자본주의 생산성을 지속가능하게 해 주는 베이스캠프라는 생각이 급속하게 퍼져 나갔습니다.
‘어린이’가 가족의 미래이며 나라의 기둥이라는 개념도 그때 생겨났던 겁니다. 하여 가족을 파괴할 수 있는 것들이 모두 ‘비정상’, ‘악마’로 취급되기 시작했습니다. 게으름뱅이, 거지, 병자(특히 나병), 정신병자, 장애인, 동성애, 마약, 알코올 중독, 매춘, 자위행위 등등이 그런 겁니다. 모두가 정상적 사회를 좀 먹는 ‘비정상’들이죠. 사실 본래부터 정상과 비정상이 있었던 게 아니라 정상의 범위가 먼저 정해지고 그 범위에 들지 않는 것들이 비정상으로 규정되는 구조입니다. 그들은 추방 혹은 감금을 당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General hospital’입니다. 지금은 종합병원으로 불리고 있지만 시작은 비정상들을 분리, 감금하던 시설이었습니다.
현재 우리의 경우 매춘은 ‘불법’입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게 건전하지 못한 섹스라는 이유입니다. ‘건전한’ 섹스가 있다는 것인데 어떤 섹스일까요. 위의 글에서 추측해 보면 지속 가능한 생산성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섹스일 겁니다. 건전한 섹스는 합법적인 부부 간의 섹스를 의미합니다. 그런 섹스가 아닌 섹스는 모두 불륜이거나 불법이죠. 그런데 문제는 실제로 매춘업소를 찾는 고객의 다수가 ‘건전한 섹스’를 하고 있어야 할 ‘유부남’들이라는 겁니다. 그들은 왜 건전한 섹스를 마다하고 ‘건전하지 못한 섹스’ 즉 매춘을 하는 걸까요? 그것은 건전한 섹스가 ‘즐거운 섹스’가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건전한 섹스는 섹스의 당사자들에겐 즐거움이라 아니라는 말이 될 겁니다.
우린 그렇게 즐겁지 않은 섹스를 해 왔던 겁니다. 건전한 섹스라는 이유로! 아니 비록 즐겁진 않지만 건전하다는 전제 때문에, 건전한 섹스를 해야 한다고 억압 받아 왔던 것은 아닐까요? 물론 합법적인 부부 간의 섹스가 즐거운 섹스였던 사람들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합법적인 부부 간의 섹스가 건전한 섹스인지는 몰라도, 결코 즐거운 섹스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우린 섹스의 자유 그리고 즐거움을 잊어 버렸던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