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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머차차 Jan 31. 2023

대환장파티 (Feat.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개통)

7부.오랜 시간이 걸린... 인정, 장애진단편

비와 바람을 헤치며 준비한 신청서와 구비서류를 접수했다.
주민센터에서 국민연금공단에 심사의뢰를 하고 결정이 나면 나는 결과만 제출하면 되겠지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It's your turn"


그런데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정말 1%도 예측지 못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개통을 했고 시스템에서 주민센터가 발송한 장애등록신청 내역이 국민연금공단에 송신되지 않는다는 거였다.

 

국민연금공단에 증빙서류는 이미 도착했지만 내역이 도착하지 않아 심사를 할 수 없다는 거였다.  
미칠 지경이었다.
내가 출력해서 직접 뛰어가도 이것보단 빠르겠다 싶었다.

신청내역은 송신이 안된다고 하고 나는 초조하고
특수학교 배치 신청을 위한 증빙서류 제출일을 점점 다가오자 본격적으로 심장이 쫄리기 시작했다.

출처:Pixaby

담당부서에 사정얘기를 했는데 다행히 다른 분들도 동일한 이유로 서류제출이 어려웠기에 제출일정은 조정이 되었다.


민원. 친절하지만 단호하게

‘차가운 이성이 필요한 지금 이 순간’


그때부터 국민연금공단에 거의 매일 전화를 했고 주민센터에도 매일 전화를 했다.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했지만 양쪽 모두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었다.
그러다 기사를 봤는데 차세대 시스템 업무처리 지연으로 인한 불편사항 민원을 넣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거다 싶었다. 더 이상 피마를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으니.


나는 기본적으로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내가 아니고 아이와 연관이 되다 보니까 세상 침착해지고 이성적인 나를 발견했다.


아이를 위해서는

냉철한 이성이 필요한 순간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스트레스로 손이 벌벌 떨려가며 할 수 있는 한 침착하게 적고 나보다는 이성적인 남편의 도움도 받아
차분하고도 단호한 어조로 내가 지금 얼마나 불편한지를 적어 보냈다.

이 뒤로는 놀랍도록 착착 진행이 되었다.

출처:Pixaby

민원 답변이 왔고 처리방법을 받아 국민연금공단과 주민센터에 협조를 보냈고 신속하게 처리가 되었다.
진작 민원을 넣었어야 했구나 싶었다.


특수학교 배치를 위한 신청서류 제출
 : 재원 중인 교육기관에 제출 (8월 말~9월 초)

1차 추가서류 요청(특수교육지원센터): 주민등록초본(자녀 기준), 보호자의견서 제출

2차 추가서류 요청(특수교육지원센터):
가산점 항목인 복지카드 확인을 위한 서류 제출

*학교전형에 따라 면접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낮술 먹고 싶은 날
'딩동! 기다리던 결과가 나왔습니다.'

주민센터에 국민연금공단의 결정통보가 왔다.
복지카드는 발급 전이라 장애인등록확인증을 요청 날짜까지 겨우 제출할 수 있었다.
(가산점 반영을 위한 서류제출은 복지카드제출이 원칙이나,
  복지카드 요청상태인 경우에는 장애등록확인증으로도

  갈음된다고 합니다.)
 
장애결정통지서를 받아 들고 안도가 되면서도
아이의 증상과 정도가 기재된 걸 읽어보고 현실자각타임이 오면서 마음이 쓰렸다.


'내 아이는 정말 다르구나'
'이제 우리는 어느 길로 가게 될까?
 또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가는 길에서 벗어나 다른 길로 길로 가기로 결정했다는 데에 마음이 오묘했다.

출처:Pixaby

그동안 미뤄둔
문득문득 보이던 아이만의 다른 특성에 대해 인정이라는 감정을 이제는 내 마음에 품어야 하는구나 싶었다.


행정처리를 마치고

쏟아지는 마음을 참아내며 근처 순댓국집에 갔다.

뜨거운 뚝배기에 찰랑찰랑 뽀얀 국물이 일렁이는 걸 보면서
그동안 꾹꾹 눌러온 불안하고 초조하던 마음이 일렁이더니 툭 터져 나왔다.


그렇게 나는 널뛰는 감정을 누르며
정신줄을 잡자고 되뇌며
순대반 눈물반을 꾹꾹 입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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