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산나비

소중한 이를 죽게 만든 거대한 의지와 맞서 싸우는 자.

by 차아거

산나비.


여러분은 하나의 목표에 '맹목적'으로 달려나가 본 적이 있나요?

저 같은 경우에는 몇 가지의 상황이 떠오르긴 합니다만, 대부분의 이가 공통적으로 겪었을 걸 생각하자면, 어릴 적 달리기가 떠오르긴 합니다.


특히 저는 이어달리기가 떠오릅니다. 그때의 상황을 한번 되짚어 보자면...

바통을 넘겨받고 호흡을 가다듬고 숨을 팍. 내뱉으며 오로지 앞을 보고 뛰어나갔죠. 커브길에서는 속력을 제어하고 원심력을 생각하며 무난하게 1등을 유지하며 안정적이게 달렸죠. 앞으로의 전력 질주 구간에는 다시금 스퍼트를 올려 속도를 증가시켰고, 다시금 돌아오는 커브길에서 속력을 살짝 줄이고 달렸습니다.

마지막 구간인 스퍼트에는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다음 주자의 손만을 향해 쭉 달려나갑니다.


바통을 무사히 넘기고. 아! 끝이다! 내 할 일은 끝이야!라는 감격의 순간.

옆에서 달려오는 학생을 보지 못하고 부딪치고 말았답니다.


앞서 말한 맹목적인 것과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주변을 신경 쓰고 달렸으면 최소한 부딪히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겠죠. 하지만 맹목적으로 앞만을 보고 달렸기 때문에 1등을 한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할까요? 아니면 주위를 둘러보며 조심스럽고 세심하게 달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 게임은 처음부터 목표를 아주아주 명확하게 잡아줍니다. 플레이어에게 명확한 동기를 제시하는 것 이야말로 플레이하는 것에 있어서 놓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요소이죠.

좋아요.


그러면 이번 글에서는 한번 맹목적으로 달려봅시다.


1. 내 딸을 죽인 범인

여러분의 눈앞에는 아주 귀엽고 깜찍하고 너무나도 귀여운 딸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나이는 대략 5살이며, 잘 따르며 굉장히 좋아해합니다. 가끔 부리는 애교는 여러분들로 하여금 입에 미소가 만개되는 그런 순간입니다.


그런 딸아이가 눈앞에서 펑. 터지고 죽게 됩니다. 인정사정 없이. 흔적도 없이.

그리고 영웅으로 접대받았던 퇴역 군인인 여러분은. 지난날 처리하지 못한 조직의 소행이라고 생각이 들어 그들의 흔적을 쫓게 됩니다.


이 조직은 암암리 흔적만을 남긴 채 실체가 보이지 않는 조직입니다. 질 나쁜 일을 저지르고 다니는 것을 알고 있죠. 그들의 흔적을 찾다가, 한 거대 그룹과 연관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지난날 함께 했던 동료들을 만나고 이들의 도움을 받아 조직과 그룹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게임)이 시작되는 부분입니다.


2. 맹목적인 주인공.

주인공은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그저. 딸의 복수를 하기 위해 녀석들을 찾아 눈에 보이는 모든 걸 파괴합니다. 그의 갈고리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에 걸맞게 맹목적인 파괴를 보여줍니다.


부수고 부순 다음 또 부수고 앞에 있는 걸 뒤로 내던져 부숩니다.

잠깐 멈칫하면서도 끝내 부수는 게 기승전결의 기기결결 느낌을 줍니다. 시원한 액션 게임이라는 점이죠.


그렇기에 주인공은 중간에 멈춰 서서 "내가, 왜 이러는 거지", "난 뭘 위해서..."라는 잡생각은 일절 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파괴하고 있는 대상이 로봇이니까요!


3. 넌 누구야.

이런, 주인공의 시신경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존재합니다.

자꾸 환각을 보여주며 주인공의 선택을 건드립니다. 이윽고 그 모습은 죽은 딸의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그의 모습은 의심과 의문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그를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끝까지 가는 것"인 것 같았습니다.


딸은 계속해서 방향을 알려줍니다. 마치 이쪽으로 가라고 말이죠.

주인공은 딸을 사랑했기 때문에 믿어 의심치 않고 계속 갑니다. 딸을 위해서.


4. 최선의 결과.

주인공은 끝내 딸을 죽인 범인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그룹을 소탕하게 되죠! 하지만 조직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요?


좋아요. 여기까지가 맹목적인 산나비의 스토리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글을 보면 복수극이 가장 먼저 떠오르길 마련이죠!


이 게임은

딸을 죽인 범인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대신,

끝까지 달리게 만든 ‘의지’가 무엇이었는지를 남깁니다.


5. 왜 재밌는가?

흥미롭습니다. 한국의 인디게임으로 '미래의 조선'이라는 콘셉트로 만든 미래 배경의 콘셉트입니다. 그렇기에 첫 번째로 우리에게 와닿는 것이죠. 전직 군인의 신분으로 강력하게 권력을 내두르는 힘을 가진 캐릭터는 개연성을 더해줍니다.


시원시원한 타격감으로 인해 진행하는 점에서 매끄럽게 플레이가 가능하게 해줍니다. 마치 본인이 컨트롤을 잘해 매드무비를 찍게 해주는 착각은 저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6. 끝마치며

게임은 친절하지도 불친절하지도 않습니다. 여러분의 선택에 따라서 게임이 달라지죠.

좋은 소식은 그 선택지가 하나라는 것과 그 선택지를 세이브 로드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임의 긴장감이 없어진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게임은 선택지로 플레이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스토리의 짜임새도 좋았습니다. 눈의 즐거움을 더해주며 뇌에 흉터를 생기게 만들어줍니다. 자극하면 아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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