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위아더좀비를 감상하며.
좀비.
살아 있는 시체를 말하죠.
부두교에서 유래되어 현재는 다양한 작품에서 마주 볼 수 있는 은근한 단골 소재입니다.
*부두교: 서아프리카에서 서인도 제도의 아이티로 16세기에서 19세기에 팔려 온 흑인 노예들이 믿던 종교다.
보통 좀비와 관련한 작품이라 함은.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일말의 희망조차 찾아볼 수 없으며, 극적으로 살아 나온 등장인물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낄 정도로 호러, 고어, 스릴러의 공포의 각 분야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추격 당하고, 도망 다니며, 때론 싸워야 하는 건 국가를 넘어서 전 세계의 파국, 멸망과 최후를 나타내는 범국가적 비상사태. 아포칼립스의 세계를 정립할 때 마찬가지로 자주 쓰이는 단골 소재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보통의 좀비와 관련한 작품은 대개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살아남은 인간들의 처절한 이야기'가 지배적입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한다는 소리죠.
그리고 이 좀비의 소재를 활용한 한 웹툰이 21년도에 찾아오게 됩니다.
제목. 위아더좀비.<We Are The Zombies>
장르는 코믹, 액션, 서바이벌 그리고 좀비 아포칼립스
네이버 웹툰 플랫폼에서 21년도에 연재를 시작해 123회차를 마무리로 23년도에 완결이 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이야기에 대해서 들어보자면,
'서울에 있는 복합 쇼핑몰에 갇힌 김인종. 그는 친구들과 함께 VR 무료 체험을 하기 위해 이곳에 방문을 했지만, 게임을 마치고 눈을 떠보니 주위에 있는 건 평범한 사람들이 아닌 좀비들이 가득했습니다. 사태를 파악한 인종은 좀비를 피해 다니며 그들처럼 행동을 하면 물리지 않는 걸 깨달으며, 밖으로 도망치려 했습니다.
하지만, 군과 경찰의 빠른 위기 대처로 인하여 좀비 사태는 금방 제압이 된 상태였으며, 이들을 격리조치하기 위해 일부러 구역을 포위하고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게 저지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잠깐이라도 쇼핑몰 밖으로 빠져나온다면, 오인 사격으로 인해 마찬가지로 목숨이 위험한 상황. 인종은 이 좀비 사태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현실에 순응을 한 채 타워에 고립되고 맙니다.
불행 중 다행인지, 타워에는 여러 생존자들이 있었으며, 이들은 무리를 이루고 살아남기 위해 타워에서 현실과 고립됩니다. 혹은 가혹한 현실에 지친 이들이 몰래 밖에서 타워 안으로 들어온 인원들도 있었답니다. 그리고 인종은 이들과 함께 타워에서 생활을 이어가며, 그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서바이벌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정도가 이 작품의 이야기입니다.
인종은 이 타워 안에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을 만나죠. 동생을 구하기 위해 타워에 있는 누나, 탈영하여 처벌을 받기 싫었던 탈영병, 인기 소설가가 되기 위해 히트작을 칠 때까지 나가 지 않겠다는 웹 소설 지망생까지.
모두 각자만의 사연이 존재하는 사람들이 이 타워에서 굳이 무리하면서까지 나가지 않고 있었습니다. 사회에 있는 게 어찌 보면, 이 타워만큼이나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었겠죠.
그런 인종은 자신 또한 밖에 나간다면, 알바 3개를 사이클 돌리며 아침 일찍 일어나기 위해 핸드폰을 자신의 얼굴에 올려두고 잠자는 걸 또 반복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 이들의 의견에 동조하여 자신 또한 밖에 나가지 않기로 생각을 합니다. 막막했을 것이 분명하니까요.
만, 이들은 언제까지 이 타워에 있을 것이냐를 생각하게 됩니다.
천지 만물의 우주를 상상하듯이 마찬가지로 타워에서의 인생을 상상하게 되며, 그렇게 좋은 인생이 될 것 같지 않게 되죠. 이들은 자신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부정하죠. 잘 알기 때문에 부정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이들은 기한을 두게 됩니다.
1년 뒤. 타워에서 나가자.
아니다. 2년 뒤는 어떨까요?
그래요, 그럼 2년 뒤로...
2년도 짧은 것 같은데 3년은 어떨까요?
3년...
그냥 차라리 나가지 말지 그래.
이 모습은 타워에서 도망쳐 온 그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대화였었습니다.
그는 평범함을 얻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 평범함은 회사원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하지만 그가 살아오면서 평범함을 얻는 것조차 힘든 일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하여 인종은 어찌 보면, 타워의 생활에서 평범함을 찾으려는 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분위기. 즉 타워 안쪽에는 생존자가 없다고 알려져 있는 밖에는 중무장한 군인들이 상시 대기 중이며, 타워 내부에는 나름 먹을 게 충분한 상황에서 주위의 분위기는 밖에서 나가지 말자는 여론이 형성이 됩니다.
여러분들은 밖에 나가시겠습니까? 아니면 밖에 나가지 않고 타워에서 삶을 영위할까요?
저는 인종과 같이 평범함을 추구했었습니다. 평범함이란 뭘까?
평범하게 공부를 하며, 특출나지 않았으며, 개성이 있지 않고, 여러 인파 속에서 지나가는 시민 25번 정도. 영화 속 엑스트라와 같은 존재. 가 저의 목표였죠.
그리고 그 목표의 직업은 바로 회사원. 인종이 바라는 목표와 같았었죠.
마찬가지로. 회사원의 벽은 높았습니다. 평범함이 제일 따기 어려운 목표란 걸 깨달은 것이죠!
사실 어려운 건 아닙니다만, 여기선 이 이야기를 넘기고 본론으로 다시 생각을 돌아가 보죠.
굉장히 귀찮아합니다. 사건에 휘말리면, 먼저 귀찮다고 생각을 합니다. 인종의 특징이죠.
그래서 선뜻 나서서 의견을 강조하기보다는 '이런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해요?'라는 식으로 친절하게 되묻죠. 그리고 자신이 귀찮은 걸 떠맡게 된 걸 자신의 성격으로 인해 귀찮아졌다고 생각을 하죠. 아이고 귀찮아라.
좀비와 싸우기보다는 피하려고 합니다. 머리에 얕은 상처를 찰과상 정도로 피가 주륵. 흐르는 상태를 만듭니다. 그리고 목을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꺾습니다. 팔 한쪽을 들어 올린 다음, 다리 한 쪽을 절뚝절뚝 거리며 다닙니다.
싸움이 싫다... 라기보다는 괜히 싸우다가 소란을 내면 더 큰일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래서 알아서 피해 다닙니다. 안타까운 건 몰입을 높이기 위해 절대 평범하게 지나갈 수 없도록 만들죠. 인종이가 불쌍하게 여겨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게 오히려 더 현실적이기도 해서 잘 공감이 갔었습니다. 괜히 싸우다가 팔 한쪽 물린 다음 마취 없이 도끼로 무식하게 팔이 잘린다면, 전 삶의 의지를 잃을 것 같긴 합니다.
여타 다른 좀비 작품과는 다르게 인물 간의 사건,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사소한 걸로 인하여 불씨가 생기고, 이를 방치하고 싸움의 불씨가 커져 다툼을 시작합니다. 진열대의 고추참치 캔 좀 많이 가져갔다고, 조금 거슬리는 걸 시작으로 말이죠. 그리고 고립된 공간에서는 마찬가지로 법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즉 힘이 강한 사람이 새로운 정의가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자원은 유한하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험한 타워 내부. 하지만 적응을 한다면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전 리스트를 중요시하게 여기는 강박이 강한 등장인물이 있다는 생각을 해봅시다.
좀비가 나타났을 때의 행동 강령과 위급한 상황에서의 대처 방법을 수기로 작성을 한 그런 캐릭터죠.
혹은 하루하루를 내키는 데로 살아가는 자유분방한 등장인물이 있다는 생각을 해봅시다.
먼저 타워 내부의 지리를 익힌 다음, 그 안에서 자신의 세상을 만들어냅니다. 그 안은 즐기고 먹고 쉬는, 그런 힐링의 장소 일 것입니다.
타워는 이들의 도피처로 자리매김합니다. 그를 보여주는 게 외부에서 몰래 들어온 사람들의 존재 이유죠.
나가려는 인종을 막아세웁니다. 왜냐하면 외부에는 타워 내부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인종이 나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리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규칙을 만듭니다. 이를 어기면 벌을 받죠. 꽤나 정립이 잘 되어있습니다. 그렇기에 좀비로 인하여 주체가 형성이 되지 않습니다. 타워 밖을 나가냐 안 나가냐 가 주체가 되며 이를 중심으로 인물들 간의 갈등과 사건이 주를 이룹니다.
언제 한번은 꿈을 부정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타인에 의하여 꿈을 내려놓는 일을 경험했죠. 엄청 슬펐습니다. 노력만으로도 되지 않았던 게 정말 존재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어쩌겠습니까. 미성년 시절 공부를 남들 하는 것만큼이라도 했다면 이런 일을 경험하지 않았을 겁니다. 잘 알고 있죠.
그리고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뭘 잘하고 뭘 하면서 뭘 위해 살아갈까.
위아더좀비가 한창 연재가 될 시점에는 전 군대 안에 있었습니다. 군대 안에서는 마찬가지로 이들만의 규칙이 있었으며, 당장 내일 훈련에 대해서만 고민을 해도 충분했죠.
하지만 전역 일이 다가오고 영원할 것 같은 시간의 끝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가기가 두려웠더랬죠. 인종이 타워에서 생고생을 할 때, 저는 군대에서 그의 타워 인생을 몸소 느끼고 있었습니다. 좀비의 유무를 제외하면 말이죠!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작품을 의도치 않게 극한 공감을 하며 즐겨 본 것이 바로 이런 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작품을 감상한 여러 사람들은 이 작품에서 힐링을 느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저는 군대에서 감상을 해서 그런지 힐링보다는 감상할 때의 배경을 토대로 상황 전개가 이어짐을 느꼈었습니다. 깨알 같은 코믹 요소는 이 작품이 어두운 세계관이 아니라는 점을 복기 시켜줍니다.
어릴때 지식인에 이런 질문을 한 기억이납니다.
"좀비를 죽이면 이게 살인일까요?"
초등학생 도덕 수업을 듣고 나서 작성했던 질문인 걸로 기억합니다.
누군가 정성스럽게 답변을 작성 한 것 까지 기억이 나는데, 내용이 기억 나지 않은 것이 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