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장 아부라에드를 감상하며
좋은 스승에게는 좋은 제자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삶이 험난해도, 나를 믿어주고 나를 지지해 주고, 이끌어주는 존재가 있다면, 쉽게 쓰러지지 않습니다.
공항에서 제일 화려하게 등장하는 기장을 보며, 청소부인 아부라에드는 그저 하루하루를 청소만 하며 지냅니다. 그들의 빛나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때 자신 또한 기장을 꿈꾼 과거의 어린 자신이 보일 정도로 미련이 남아있는지, 우연히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기장의 모자를 발견하고 이를 가져갑니다.
공항에서 벗어나 모자를 쓰고 거리를 활보하다가 동네 꼬마 아이가 그를 발견해 기장인 줄 알고 캡틴이라 부르며 따라다니게 됩니다. 아부라에드는 자신이 기장이 아니라며 더 이상 그렇게 부르지 말라 말하고, 아이는 아부라에드의 모험 이야기를 듣고 싶어 계속 붙어 다닙니다.
그런 아부라에드는 아이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이 비쳤는지 다음날 아이들 앞에 기장의 모자를 쓰고 나타납니다. 이 일을 계기로 동네 아이들에게 자신이 그간 책을 읽으며 쌓은 지식을 활용해 아이들에게 모험담을 들려주게 되죠.
동네의 아이들 중 무라드는 그가 청소부인지 긴가민가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부라에드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그가 청소부라며 현재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아이들에게 말을 하지만 아이들은 듣지 않습니다. 증거가 없기 때문에 무라드가 오히려 거짓말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죠.
아부라에드는 무라드를 다독이지만, 무라드는 끝까지 거짓말쟁이라며 아부라에드의 말을 듣지 않고 떠납니다. 한창 이런 이야기에 관심이 많을 나이인 것 같은데 그의 냉소적인 태도는 아부라에드에게 있어서 이상하게 느껴지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도 그럴게 그는 가정에서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아부라에드는 어느 날 우연히 인연이 닿았던 다른 기장으로부터 뉴욕에 다녀온 기념 선물을 받게 됩니다. 그걸 가지고 아부라에드는 무라드에게 선물로 건네주지만, 그는 끝까지 아부라에드를 부정하며 떠납니다.
아부라에드는 끝까지 무라드를 보살핍니다. 관심을 가져주고, 좋은 말을 하려고 노력하죠. 그런 그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무라드는 아이들을 데리고 공항에 가서 그의 민낯을 보여주게 됩니다. 다음에 만난 아이들은 이윽고 실망을 하고 그의 이야기를 더는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아부라에드는 기장의 모자를 무라드에게 선물로 전해줍니다.
'이 동네에서 기장이 산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아이의 태도는 언뜻 보면 그의 환경에 맞물린다는 것이 영화에서 제시한 관점입니다.
'아이가 이렇게 된 것에는 그의 가정 환경이 원인이 된다.'라는 게 조금 꼬여서 느껴지곤 합니다.
바로 느껴지진 않는다는 점이죠!
아부라에드는 책을 많이 읽습니다. 집에는 자신만의 작은 도서관이라고 불릴 정도의 책이 소장되어 있죠. 그가 살아가는 희망은 책을 읽는 것에 시작이 됩니다. 책을 읽으면 지식이 쌓이고, 그 지식으로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기장이 되지 못한 한을 책을 통해 세상을 알아보는 재미로 대체된 것일지도 모르지요.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기본적인 언어는 단련이 되어있습니다. 프랑스어는 제대로 구사를 못하지만 짧은 소통 정도는 문제없이 이어나가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사랑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게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책을 읽고 있다고 직접 언급하니까 말이죠.
그의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아부라에드는 아이들에게 모험담을 들려주고, 그 다음은 직접 아부라에드가 생각하는 문제에 직접 뛰어들게됩니다. 아이들과 노인의 접점을 바탕으로 그 앞으로 나아가는 걸 보여주죠.
관심이 없어 보이는 어른, 자신의 아이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내는 어른, 폭력으로 아이를 가르치는 어른 등 다양한 어른들이 나옵니다. 그 안에서 아부라에드는 가장 이상적인 어른으로 등장을 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따르고 재밌게 이야기하는 모습으로 나오죠.
무라드는 기장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모형 비행기를 훔칠 정도로 비행기에 대해 로망을 꿈꾸는 아이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의 폭력은 점점 빈도가 커집니다. 엄마를 때리다가 아이가 훔친 걸 보고는 체벌이랍시고 손등을 뜨거운 걸로 지지는 걸로 보여줍니다.
아부라에드는 무라드를 버리지 않습니다. 안전하게 보살피기 위해서는 선택을 해야 했죠.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요.
영화에서 제일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이야기 인지는 알겠습니다만, 많이 부족합니다.
첫 번째로는 기능만 다하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영화에는 타레크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첫 등장에서부터 아부라에드에게 기장이라고 착각한 아이이죠.
이 아이는 아빠의 명령에 따라 과자를 팔고 다닙니다. 학교에는 가지 않고요.
배경은 충분합니다. 가냘픈 아이와, 버려지는 아이로 충분히 활용 가능하죠.
하지만 그게 끝입니다. 정말 과자만 팔고 다니는걸요. 뭐 없습니다. 그런데 큰 비중이라도 나타나는지 주인공과 엮여집니다. 맥거핀? 중요한 요소로도 쓰이지 않습니다. 그 아이의 아빠와 이야기도 나누어 보지만, 그게 끝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아빠도 있다'라는 걸 보여주지만, 짧게 보여주어야 하는 요소를 길게 많이 보여준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는 얇은 서사입니다.
이 영화는 노인과 어린이의 모습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그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대하며, 아이들은 노인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여주죠. 아무래도 관계를 보여주다 보니 자연스레 주인공을 제외한 다른 이들의 서사가 굉장히 짧아 보입니다.
아부라에드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기장 누르의 이야기입니다.
누르는 기장으로의 삶에 만족을 하며 살고 있지만, 30살이 넘어가도 짝을 구하지 못해 부녀 사이에 갈등을 빚는 걸로 처음 등장합니다. 어느 날 공항에서 프랑스인을 상대로 대화와 친절을 나누는 걸 보고 관심이 생겨 그와 이야기를 하면서 잘 맞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집에 데려다주거나, 고민을 상담할 정도로 친해지게 됩니다.
주인공이 시작과 끝입니다. 매력적이지만 매력적이지 못한 이들이 주위에 있죠. 충분히 활용을 다하지 못했다는 다소 아쉽다고 생각이 듭니다.
요르단에서 제작된 "Captain Abu Raed"는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을 해 '나름의 이름을 날렸다'라고 생각하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그에 맞게 소박하지만 삶과 희망이 느껴지는 마음 따뜻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을 했듯이 노인과 아이의 시점에서 영화가 전개되며, 그 안에서 따뜻한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그래요. 마치 눈이 오는 추운 겨울날 따뜻한 벽난로 앞에서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감동적인 옛날이야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희망이 느껴지죠.
아부라에드에겐 인간 스승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소위 말하는 참된 어른이 된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그의 삶은 부유하지 않습니다. 하루 살기에 급급하죠. 그렇지만 그는 당당하게 말을 합니다. "책이 나에게 스승이 되어주었다."라고 말이죠.
수많은 책장 안의 책들은 주인의 애정이 담긴 듯 관리가 잘 되어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옥상 테라스에 올라가 밤에 이불을 깔고 하늘을 쳐다보는 것은 그의 삶의 낙 중 하나죠.
https://fipresci.org/report/captain-abu-raed-too-many-dreams-by-lotfi-ben-khelifa
https://www.arabamerica.com/interview-with-captain-abu-raed-director-amin-matalqa
https://en.wikipedia.org/wiki/Captain_Abu_Ra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