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방치형 용사 키우기를 감상하며.
무기력.
전조증상이 없이 찾아오는 재앙과도 같습니다.
한순간의 일로 모든 게 무너져내려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
예를 들어 정말 믿었던 친구가 너무나도 안타깝게 돈을 빌려달라는 말에 흔쾌히 있는 돈 없는 돈을 끌어모아 돈을 빌려줬지만, 잠수를 탔다던가
쌓아 올린 공든 탑이 단순히 축구공에 맞아 무너져 내린다면 한순간에 분노를 낼 틈조차 없이 절망감에 빠져 무기력한 상태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죠.
여러 상황이 더 있겠지만, 흔히 이 무력감, 무기력을 느끼는 건 이러한 사회 속에서 느끼기엔 정말 단순합니다. 대학교에 졸업을 한 다음 취직에 성공을 했지만, 기대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퇴사 후 이직을 한다는 변명을 삼아 오늘도 출근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유튜브 쇼츠만을 보는 그런 상황.
오로지 자는 것 만이 현재 행복을 느끼기에 가장 편리한 수단이라며 합리화를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무능한 자신을 탓하며 자기 비하만이 생각을 지배한 그런 상황.
아픕니다.
뭐라도 해야지라는 생각에 겨우 떠오른 게 이불 개기, 하지만 이것도 작심삼일도 가지 않고 무너져 내리는 게 일반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런 무기력, 무력감을 나타내는 한 작품이 존재했습니다.
제목 방치형 용사 키우기.
네이버 웹툰 24년 6월에 연재를 시작해 26년 2월에 완결이 난 작품입니다.
장르는 블랙코미디이며 사실상 용사를 소재를 사용한 블랙코미디의 대부분이 이 작품 속에 있었습니다. 웃긴데 웃을 수 없는 그런 작품이란 셈이죠.
작품의 줄거리를 짚고 넘어가자면,
"세상에서 소외된 40대 독거남 '영수'에게 어느 날 '용사'가 생겼다. 용사에게 간택 받은 영수는 게으른데, 게으르고, 게으르다. 원치 않는 동거가 시작된 고독한 40대 독거남의 용사 키우기 일상 개그 만화"
굉장히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변경점이 크게 없고 각기 다른 에피소드들이 나열된 에피소드 형 구성입니다. 그렇기에 공통된 '게으름'을 가진 이야기가 진행이 되죠.
나태한 자신을 소재로 사용한 작가님 본인의 이야기를 구성에 맞춰 각색한 이야기라고 전해집니다. 그렇기에 꾸준히 감상을 한 독자들의 입장에선 '이거 진짜 작가님 이야긴가요...?'라고 생각을 할 정도로 리얼리티가 느껴졌었죠. 물론 실제였다는 것이 후기를 통해 밝혀졌었습니다.
40대 백수였던 영수는 나태합니다. 하루 종일 이불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반지하의 유일한 창밖을 통해 세상을 되새김질을 하고 있었죠. 자신의 나태함을 탓하며, 무능함을 생각하고, 바꿔야지/ 바꿔야지를 곱씹지만, 결국에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습니다. 되려 바꾸려고 시도를 하면 창밖의 차가운 시선에 그만 기가 죽고 말죠.
그런데 갑자기 용사가 나타납니다.
영수 앞에 나타난 용사는 소환을 당했죠.
그리고 영수와 그가 살고 있는 거처를 바라보고 입을 엽니다.
"너 왜 고블린 소굴에 사는 거지? 돈 없어?"
그런 용사는 생각을 바꿔 영수를 고블린 대장이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영수는 누군가의 대장은 아니었죠. 아쉽습니다.
용사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은 영수에게 차가운 말만 골라서 하죠.
"사실은 관심받고 싶은 거지?", "한심하네~ 신세한탄이나 하면서"
용사는 영수를 본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하는 말들이었습니다. 영수를 지독하게 잘 꿰뚫고 있었죠.
작품에서 등장한 용사와 영수. 이 둘로 하여금 그들만의 만담이 이어지는 게 이 웹툰의 특징입니다. 영수는 샌드백을 자처하지 않았지만 그가 행동을 하든 하지 않든 누워있기만 해도 용사가 항상 태클을 걸며 영수를 툭툭 칩니다. 영수는 신경이 거슬렸지만, 모든 게 다 맞는 말이었기 때문에 딱히 뭐라 하진 않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편은 그렇게까지 아니긴 하죠.
그럼에도 받아들이긴 합니다. 용사의 말을 듣고 용기를 내어 한걸음 걸어가지만 뜻대로 풀리진 않습니다. 호쾌하게 웃으며 '그래~ 그럴 수 있지~'라며 긍정적이게 생각을 해보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은 결괏값이 영수에게 개그로 작용이 되어 항상 웃픈 결말로 이야기가 진행이 됩니다.
하지만 용사는 그렇게 대단한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용사와 영수는 크게 다른 건 외관 말곤 없었죠. 단지 자신감이 높았을 뿐이었습니다. 너무 나아간 것 같지만 심지어 초성까지 같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은 하나를 의심하게 되었죠.
용사는 사실 내면의 영수가 아닐까.라는 점을요.
신세 한탄을 하면서 무능한 자신을 깨닫고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용사는 그런 영수의 심리를 아주 잘 알고 있는지 한마디를 할 때마다 영수의 뼈를 때립니다. 그러나 용사도 사실상 무능의 극치인 게 별다른 점이 없었죠.
웃프다와는 다르게 이야기의 틀 자체가 어둡습니다. 매 회차 진행이 될 때마다 변함이 없는 영수의 처지. 그리고 변함없는 용사. 한결같은 영수의 착장 상태. 그의 마인드 셋업은 희망차지 않기 때문에 배경에 어울려 어둡죠.
가끔가다 나오는 상황의 사건으로 인하여 웃긴 장면이 연출되긴 하지만 마냥 웃기진 않습니다. 웃프지도 않고 '아하하...'와도 같은 느낌이죠. 조금 껄끄럽다고 느껴지곤 합니다. 그저 하루하루를 죽지 않아 살아가고 있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가 이 웹툰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인상 깊은 작품이었습니다.
영수가 희망찬 내일을 살기 위해 건실한 중년이 되었는가?
결과적으론 NO였습니다.
영혼 없는 위로를 전달하지 않고 그저 영수가 얼마나 깊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지 실감할 수 있었죠, 용사 또한 마찬가지로 그런 영수를 바라보며 영혼 없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말없이 떠나게 됩니다. 한편으로 이게 더 인상 깊은 작품이라고 생각을 드는데 일조했더랬죠.
독자들로 하여금 성장을 기대한 이야기는 일절 존재하지 않습니다. 성장이 아닌 변함을 주는 건 단순히 소재로 활용되는 이야기뿐이며, 영수는 성장을 하지 않고 그저 하락세를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런 나태함을 보여주는 건 욕을 하는 게 아닙니다. '나중에 커서 저렇게 될 거야?!'도 아니죠.
보여주는 건 바로 무기력이었습니다. 무기력을 통해 사람이 얼마나 지독해지는지 보여주죠.
'거기서 빠져나와!' 도 아닙니다. 이 웹툰은 우리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있는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후기를 통해서 꽤나 간단한 답이라고 결론을 내렸죠.
중간중간, 철학이 담겨있었습니다. "왜? 그럴까"라는 걸 시작으로 영수에게 투영이 되어 이야기가 담겨 있었죠. '사람들은 왜 그러며~' , '이 상황은 왜 그러며~'라는 걸 고찰하게 되죠. 그리고 생각을 하고 영수에게 상황이 부여되죠. 시련이라고도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이랬습니다. 담긴 상황을 영수를 통해 전달이 되고 웃거나 슬플 수 있는 이야기. 그런 웹툰이라고 말을 합니다. 공감이 되었습니다. 비록 나태함과 열정이 각기 다른 면모에서 활약을 하는 인생을 살고 있지만, 영수에게 부여된 상황은 단순히 그의 배경만을 이해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게 아닌,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렇기에 인상 깊은 작품이라고 생각을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