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을 음미할게

by 차로

새로운 회사로 출근하기 전 (지금은 퇴사했지만), 우연히 저렴한 비용으로 몽골 여행을 가게 될 일이 생겼다. 출장으로는 쉽게 갈 수 있는 국가가 아니기도 하고, 모두가 각자 와서 모여 떠나는 패키지라는 점에서 나의 도전 정신이 들끓었다.(사실 퇴사하고 나서 일상이 조금 무료하기도 했다.)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 사실 잘 못 어울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기는 했지만, 둘째 날부터는 거의 완전히 친해진 느낌이 들었다. 역시 같이 밥 먹고 같이 좋은 풍경을 보며 사진 찍고. 친해지는 것에는 무조건 같이 시간을 오래 보내는 것이 장땡이다. 어쩌다 세 번째 날 밤에는, 내가 음악퀴즈 MC를 도맡아 진행하기도 했다(?). 노래를 가장 잘 안다는 이유에서 그런 듯하다. 아무튼 그 게임을 통해 더욱더 허물없이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4일 중 마지막 날이 되자, 아쉬운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모두가 수도권 주변에 거주하는 것도 아니고 충주, 심지어 광주에서 온 분들도 계셨다. 우리가 이렇게 다 같이 모이는 건 참 어렵겠구나 싶은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었다. 어쩌면 한 명도 빠짐없이 그대로 모이는 건 이 생에 어려울 정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마지막 순서인 공항에서 이 아쉬움이 더욱 실감 났다. 한국어를 아주 유창하게 잘하시는 가이드 ‘새벽’님의 표정에서 내가 느끼는 아쉬움의 온도가 느껴졌다. 쉽게 발이 떼어지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금세 정이 깊이 들었던 것 같다.


몽골. 어디를 가도 차를 타고 서너 시간은 가야 도착할 수 있는 그 광활함이 참 대단하기도, 참 허무하기도 했다. 그 광활한 대지에 나 하나쯤 없어져도 아무도 모르겠지 하는 생각도 들면서, 그 작은 존재인 나의 머릿속엔 왜 그리 쓸데없는 걱정들이 가득했나, 스스로 마음가짐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기억이었다.


아래 그 기억이 담긴, 사진 몇 장을 남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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