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초보운전 벗어날 수 있을까?
지난주 내가 회사를 그만두었던 날. 우리 집에는 새 차가 생겼다. 엄마와 동생이 함께 타던 차를 여차저차 바꾸기로 했고, 기존의 차는 내 차지가 된 것이다. 나에게도 갑자기 차가 생겨버렸다. 사실 결혼 후 살게 될 집이 지하철 역과는 거리가 있어 역까지 타고 나가기 위해 마련한 대책이기도 했다. 그런데 차가 생기자마자 출근할 필요가 없어지다니. 타이밍도 참 기가 막히네. 그런데 뭐, 오히려 잘됐다. 나도 언제까지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차만 타고 다닐 수는 없으니까. 시간이 많이 생겼을 때 확실히 연습해두는 게 좋겠지.
마지막으로 운전대를 잡은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6개월 전이던가, 아니 1년 전이던가... 아무튼 오랜만에 운전 연수에 나섰다. 흔쾌히 동생이 연수를 해주겠다고 해서 엄마도 함께 셋이 파주로 드라이브를 가기로 했다. 운전석에 앉아서 일단 티맵을 켜고, 유튜브에서 플레이리스트를 세팅했다(가장 중요). 그리고 다음은 뭘 해야 하지? 차가 워낙에 오래돼서 모든 기능은 수동이다. 의자 거리와 백미러, 사이드 미러, 안전벨트까지 모두 내 몸에 맞게 조정했다.
오랜만에 운전하는 건데 파주 임진각까지 갈 수 있을까 싶었지만 막상 출발하니 익숙한 느낌이다. 익숙한 동네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랐다. 길도 넓고 차가 별로 없어서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그렇게 마음 놓고 달리기를 잠시, 맨 오른쪽 차선으로 달리다가 그대로 빠져 버렸다... 아 여기 아닌데... 역시나 도착 시간이 늘어났다. 설상가상으로 여기는 차가 빽빽하다. 후... 음성 안내를 똑바로 안 했다며 네비 탓을 해본다. 이 똑같은 실수를 가는 길에 또 한 번, 그리고 오는 길에도 또 했다.
임진각에 도착하니 인삼 축제를 한다며 입구를 막아 놓고 있었다. 조금 멀리에 임시주차장이 있지만 그냥 카페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때 한 시간 정도 운전을 한 터라 솔직히 동생한테 자리를 바꿔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그래 일단 가보자. 오늘은 확실히 연수를 해야 하니까. 다시 30분쯤을 달렸을까. 드디어 파주 핫한 카페에 도착했다. 주차까지 하고 나니 뿌듯함이 밀려온다. 캬 내가 임진각을 찍고 파주 카페까지 직접 운전해서 왔구나.
브릭루즈 카페는 처음이었는데, 다음에 또 가고 싶은 곳이다. 공간이 넓고, 층마다 인테리어가 달라서 골라 앉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브런치와 빵이 다 맛있다. 난 지금 마음만은 프로 다이어터인데. 세상에는 정말 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많은 걸까. 나도 차라리 이 맛 모르고 살고 싶다...
모처럼 가족들과 나와서 맛있는 브런치도 먹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새삼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능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나도 내가 오고 싶을 때 이런 곳에 얼마든 올 수 있다.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연습해서 끼어들기와 주차 실력은 특히 더 길러야겠지만. 정말 이제 나에게도 '내 차'라는 게 생겼다! 이름을 뭘로 지을지는 아직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