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er of care in technoscience
de La Bellacasa, M. P. (2011). Matters of care in technoscience: Assembling neglected things. Social studies of science, 41(1), 85-106.
라투르는 “관심의 문제(matter of concern)”을 통해 사회기술적 문제를 윤리적·정치적 문제로 다루었다. 관심(concern)은 기술과학에 대한 돌봄 실천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에 저자는 사회기술적 문제를 “돌봄의 문제(matter of care)”로 다룰 것을 제안한다. 돌봄의 문제는 사물을 구체적으로 연출하고, 사물에 목소리를 부여하고, 지식생산에 대한 존중의 윤리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관심의 문제와 같은 맥락에 있다. 그러나 돌봄은 관심보다 더욱 물질적이고 실천적이다. 돌봄은 대상화된 세계에 관심을 넘어 그것에 개입(intervening)하는 행함(doing)의 문제이다. 즉, 돌봄의 문제로 사회기술적 집합체를 본다는 것은 기술과학을 다른 방식으로 사유하는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실천이다. 이는 고도로 물질적이고 또한 사변적이다. 현재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기술하는 것을 넘어, '가능한 다른 세계'를 상상하고 열어젖힌다는 점에서 사변적 윤리이다.
이 방향성은 라투르의 관심의 문제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지만 분명 다른 측면이 존재한다. 라투르는 사회구성주의와 해체주의를 재검토하며 권력(power)과 이해관계(interest)를 동원한 비판과 폭로가 우리 세계의 현실성을 빼앗고 세계를 회의와 불신으로 무너트리는 의도치 않은 효과를 낳았다고 지적한다. 저자도 이에 동의하지만, 계층화된 테크노사이언스 세계에서 비판적 관점이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페미니즘에서 돌봄이 지니고 있는 비판적 관심을 더해 저평가되고 소외되어 온 돌봄 노동을 문제화하고, 돌봄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관심과 걱정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는 반드시 지배와 권력의 문제를 동반할 것이고 그것을 비판하는 작업으로 비칠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사회기술적 집합체를 돌봄의 문제로 본다는 것을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논문에서 돌봄은 “삶의 일상적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대부분 무시되는 노동의 상징이자, 소외된 사물에 대한 윤리적/정치적 헌신(commitment)이며, 대상과의 관계를 정서적으로 재구성하는 행위”이다.(100) 즉, 사물을 존재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돌봄 노동에 주목하고, 돌봄의 맥락에서 소외되었던 행위자들과 실천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그것에 정서적으로 개입하는 실천이 사물을 돌봄의 문제로 다루는 방식이다.
1) 먼저, 돌봄은 강력한 물질적 실천이다. 돌봄은 세계를 존재하게 하는 물질적이고 정서적인 관계를 지탱하는 실천이다. 따라서 사물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사물이 존재하도록 하는 보이지 않는 돌봄의 노동에 주목해야 한다. 돌봄 노동은 너무나 평범하고 일상적이어서 쉽게 지워지고 방치된다. 인공지능 기술의 경우,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개체라는 이상이 보이지 않는(invisible) 사회기술적 집합체들의 네트워크 효과인 것처럼 말이다. 돌봄의 문제에서는 자율성과 독립성이 아닌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y)’을 강조한다.
2) 돌봄은 지배체제 속에서 소외되었던 사물, 행위자, 실천들에 주목하도록 이끈다. 이러한 관심은 필히 돌봄이 필요한 사물을 배제하고 소외해 온 권력에 대한 비판과 문제제기로 이어진다. 계층화된 테크노사이언스 세계에서 이러한 비판과 문제제기는 침묵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 그러나 돌봄의 문제에서 다뤄지는 권력의 문제는 계몽적 기획이나 제우스적 힘을 단지 비판하고 폭로하는 분열과 절단에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돌봄에서 비판은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결국 돌봄의 문제에서 비판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유지하고 보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실제적(practical) 행위이다.
3) 사물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물질적 실천뿐 아니라 정서적인 관심과 애착이 필요하다. 정서적 관여는 사물을 구성하고 표현하는 일부이지 사물의 객관성을 방해하는 불순물이 아니다. 따라서 페미니즘 돌봄의 기획은 “대상화된 세계”에 “재감정(re-affect)”을 불러오는 정치적 기획을 동반한다. “그것들과 관계를 맺고, 필연적으로 그것들의 영향을 받으며, 그것들이 타인에게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수정하는 방식”(99)으로 사물과 맺는 정서적 관계는 돌봄의 문제에서 반드시 다뤄져야 할 부분이다. 이 맥락에서 STS 연구란 결국 “기술과학을 돌보는 행위”이이며 “그것과 관계 맺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