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이스 행동주의(Device activism)

Jansky and Langstrup(2023)

by 게으른대학원생

Jansky, B., & Langstrup, H. (2022). Device activism and material participation in healthcare: retracing forms of engagement in the# WeAreNotWaiting movement for open-source closed-loop systems in type 1 diabetes self-care. BioSocieties, 1.


이 논문은 독일 1형 당뇨 환자단체 “Looper”커뮤니티에 대한 민족지학적 연구로, “디바이스 행동주의(Device activism)”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이들의 활동을 설명한다. 디바이스 행동주의는 디바이스가 중심적인 “관심의 문제(matter of concern)”인 집단적 참여의 한 형태이다(p502). 저자들은 디바이스 행동주의를 글로컬(glocal, global+local)한 관점에서 풀어내려 노력한다. #WeAreNotWaiting은 글로벌한 온라인 커뮤니티이지만, 이들의 실천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역적인 실천과 국가적 맥락이 잘 맞닿아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지역적 실천을 강조하기 위해 “초대받지 않은 물질적 참여(uninvited material paticipation)”이라는 렌즈를 통해, 루퍼들이 제조업체의 의도를 우회하여 기기를 전용하는 실천들을 다루며, 그 실천의 시작과 유지의 중심에 디바이스들(cgm, pump)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 디바이스 중심의 실천에 깊이 관여하는 일은 commnity에 의해, 동시에 community를 위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재귀적 대중(recursive public)”으로서 오픈 소스 커뮤니티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 실천들이 크게는 #WeAreNotWaiting이라는 글로벌한 맥락에서 이루어지지만, 저자들은 독일의 헬스케어 시스템이라는 국가적 맥락도 놓치지 않는다. 독일에서 looper community가 대중화된 독특한 맥락과 디바이스들에 대한 독일의 공공 보험 적용에 대해서 논의하며 결국 글로벌한 운동도 국가적 맥락과 지역적 실천의 경계에서 매끄럽게 이루어져야 하며, 그것에 많은 어려움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시사해고 있다.


먼저, 이 논문은 DIY APS(Looping) 사례를 “관심의 문제”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내 관점과 다르다. 나는 저자들의 논의에 동의하지만 루퍼 커뮤니티는 단순히 디바이스에 대한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관심을 갖기보다, 그들의 질병과 삶을 돌보기 위한 실천으로서 디바이스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직접 도입하고 나누고 전용한다. 그렇다면 이를 단순히 관심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을까? 나는 “돌봄의 문제(matter of care)”가 더욱 적절한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cgm과 pump에 대한 이들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이 기기들을 활용해 더욱 잘 나의 혈당을 잘 돌볼 수 있을까? 이 기기는 내 혈당을 잘 돌보아 줄까?에 대한 관심인 것이다. => 그러나 기기는 관심의 문제이기도 하며 나아가 돌봄의 문제이기도 하다. 두 개념은 대척점에 있지 않고 돌봄의 문제가 관심의 문제를 포함하기 때문에, 기기는 때로는 관심의 문제였다가 돌봄의 문제가 된다.


또한, 저자는 마지막 토론에서 이 사례를 불안정한 돌봄의 인프라를 수리하는 작업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가 인프라의 그늘에서 비교적 빨리 벗어나 혁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프라는 단지 그늘이 아니다. 인프라는 조건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인프라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없다는 뜻이며, 그래서도 안된다. 인프라는 그들이 기기와 함께 삶과 질병을 돌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들의 돌봄 실천이 비교적 사회정치적으로 조명을 빨리 받은 것은 맞으나, 그것이 이들로 하여금 인프라에서 벗어나게 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여전이 불안정한 개입을 통해 인프라를 유지하고 보수하기 위한 작업들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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