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적 신체의 구성: factish relations

Danholt, 2012

by 게으른대학원생

Danholt, P. (2013). Factish relations: Affective bodies in diabetes treatment. Health:, 17(4), 375-390.


이 글은 2형 당뇨 환자들의 만성질환 관리 실천을“팩티쉬(Factish)”와 “애착의 사회학(sociology of attachment)”라는 이론적 관점으로 탐구한다. 만성질환 환자들은 병원이라는 통제된 공간 내에서 치료를 받지 않고 병원 밖 일상에서 스스로 자신들의 질병과 삶을 돌보게 된다.


이 때 의학적 권고는 일상에서 환자들의 삶에 매끄럽게 녹아들기 보다 질병을 느끼는 환자들의 고통과 불안, 일상의 실천, 그들의 신념, 가정환경 등의 요소들과 복잡하게 얽혀 때론 환자들에 의해 거부되거나 다르게 해석, 실천된다. Bernd는 집 밖에서도 혈당 관리에 필요한 물품을 항상 챙기라는 의료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집 안 선반 위에 놓여진 박스 위에 구비된 혈당 관리 물품들과 그것을 둘러싼 자신의 루틴을 뭉개지 않기 위해 이를 따르지 않고, 혈당을 관리할 대안적 방법을 찾는다. 반대로, Anders는 당화혈색소 7.0 이하 라는 객관적 수치에 얽매여 혈당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의료진들의 상대적 평가에도 안심하지 않는다. 이처럼 만성질환 관리의 특성은 언제나 견고한 사실로 다루어지지 않으며, 다양한 물질, 신념, 가치관, 행위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다르게 구성될 가능성을 남긴다.


저자는 이러한 이해에 기반하여, 2형 당뇨 만성질환 환자들의 몸은 서로 다른 관계적 배열 안에서 다르게 구성되며, 그 안에서 환자들의 신체는 영향을 받기도 하고, 영향을 주기도 하는 힘의 평면적 관계를 갖는다고 주장한다. 즉 2형 당뇨 환자들은 의료진이나 기술, 규칙 등에 자신의 몸을 내어주어 그것들에 의해 자신의 몸이 행동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그것들과의 관계에 참여한다.


예컨대, Edwin은 아픈 증상의 부재와 질병에 대한 그의 견고한 이해(통증을 통해 정의되는 질병)과의 관계 속에서 혼란스러움을 경험하며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았고, 반대로, Tanja는 증상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그가 관여할 수 있는 가능한 많은 관계들 – 의료진, 헬스 트레이너, 지인들, 기술 등 – 에 연결되어 적극적으로 몸을 관리했다. 이들이 행동하지 않거나 행동했던 그 이유를 개인의 질병관리 역량, 능동성 등 어느 것 하나로 귀속시킬 수 없다. 그들의 몸와 연결된 과학적 이해, 불안과 염려, 물질적 실천들 등이 얽혀 그들의 몸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몸을 구성한다는 것은 물질적 신체의 구성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Edwin과 Tanja의 몸이 다르게 구성되었다는 말의 의미는, 그들의 몸이 “다르게 행동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을 구성하는 관계들의 차이가 그 다름을 만들어냈다는 의미이다.


이 글은 2형 당뇨 환자들의 실천(practice)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다시 말해 무엇이 그들을 행동하게 만드는가(또는 행동하지 않게 만드는가)를 보기 위해서는 그 실천을 둘러싼, 그 실천을 지탱하고 있는, 그 실천과 연결된 다양한 인간-비인간 행위자들의 네트워크를 탐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환자의 몸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 영향을 주고 받는 실천을 가능하게 하거나 차단하는 정동적 신체(affective body)로 이해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신체 그 자체가 아니다. 신체를 움직이게 하는 관계적 힘이다. 또한 그 관계는 언제나 잠정적으로 열려 있는 팩티쉬한 관계이다.


이 글은 팩티쉬와 애착의 사회학이라는 이론을 활용해 2형 당뇨 환자들의 서로 다른 신체의 구성을 살펴보려 했다. 그러나 4명의 사례들을 개별적으로 분석해 놓은 구조의 탓인지, 아니면 보편적 성격을 지닌 이론의 탓인지, 경험적 분석이 느슨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이 사례들을 통해 2형 당뇨 환자들의 정동적 신체의 구성이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이해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4명의 환자에 대한 분석 역시 어떤 것은 팩티쉬를 어떤 것은 애착의 사회학을 활용하면서 서로 다른 이론적 자원을 활용했기에 더욱 그것을 통합하는 분석적 논의가 뒤따라야 하지만, 부족하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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