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sky, B. (2023)
Jansky, B. (2023). Digitized Patients: Elaborative Tinkering and Knowledge Practices in the Open-source Type 1 Diabetes “Looper Community”. Science, Technology, & Human Values, 49(1), 53-77.
# 디지털화, 데이터화, 개인화된 헬스케어
# 만성질환자들의 자기돌봄(chronic self-care), 환자 주도의 혁신(partient-driven innovation), 행동주의(activism)의 경계
저자는“tinkering”을 “elaborative tinkering”으로 재개념화함으로써 환자지식 이론을 확장한다. 환자지식은 여전히 아네마리 몰과 폴이 주장했듯이, ‘좋은 돌봄’이라는 규범적 이상보다는 특정한 상황에서 “더 나은 돌봄”을 실천하려는 실제적(practical) 목표에 기반한다. 그러나 저자는 디지털화·데이터화된 헬스케어의 맥락에서 이러한 환자지식의 활동이 더 이상 기술적 차원에만 머물지 않음을 강조한다. 그것은 오픈소스 혁신, Quantified Self 운동, 그리고 행동주의적 실천과 연결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돌봄의 기술적 활동은 기술혁신의 실천이자 자기 자신에 대한 문화적 이해의 방식이며, 질병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는 활동가적/정치적 실천이라는 복합적인 성격을 띄게 되었다는 것이다. 비록 이러한 지식실천들이 여전히 특정 상황에서 더 나은 돌봄을 실천하려는 맥락에 놓여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헬스케어 활동에 기술과학이 깊숙이 결합되면서, 환자지식이 이처럼 복잡다단한 특성을 지니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자동화된 AID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사용하려는 루퍼 커뮤니티의 지식활동은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 이들의 지식실천은 개인과 집단,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오가며 시스템을 유지·보수하는 활동으로 이루어졌고, 제조업체의 설계에 따르기보다 오픈소스에 기반한 시스템을 활용해 자신의 몸과 질병을 관리했다. 나아가 과학적 형식의 실험을 수행하며 시스템의 작동에 대한 근거를 스스로 구축했고, 그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가 집단과 협력적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 모든 실천의 출발점은 어떤 추상적 이상이 아니라, 그들의 삶 그 자체였다. 삶에서 출발해 창발해간 환자지식은 디지털화·데이터화·개인화된 헬스케어를 만나면서, 돌봄의 공백을 메우고 꿰매기 위한 정교한 땜질을 필연적으로 요구받게 된 것이다.
독일 루퍼들의 사례는 한국 1형 당뇨병 환우회 사례와 상당히 비슷하다. 따라서 한국 1형 당뇨 공동체 사례도 그 복잡성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OPEN Project인데, 이 사례는 환우회가 참여한 환자중심 사업과도 조금 유사하지만, 한국에 소개되면 분명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이 사례는 디지털화되고 개인화된 헬스케어 맥락에서 자동화된 AID가 결국 돌봄의 주체인 동시에 대상이기도 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술적 땜질 부분에서 유지와 보수가 필요한 대상으로서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논의되는 지점은, 돌봄물(matter of care)로서 DIY APS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 논문이 기술과학을 라투르의 matter of care 관점으로 보기 때문에 분석의 초점이 조금은 다르지만, 유지와 보수가 필요한 대상으로 기술과학이 그려지는 측면을 포착할 수 있다. 이를 재귀적 실천과 연결한다면, 결국 땜질이라는 것은, 돌봄의 조건들을 만들어가기 위한 사회기술적 실천이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유지하고 보수하고, 그것을 도울 수 있는 커뮤니티 구조를 만들고 유지하고 보수하는 작업들은 더 나은 돌봄의 조건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활동인 것이다. 나아가 1형 당뇨인들과 커뮤니티의 존재 조건들을 유지하고 보수해가는 작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