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영양제 챙기기

by chacha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영양제를 한 움큼씩 먹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비타민도 안 먹던 나는 임신을 준비하면서 왠지 먹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고 그렇게 한 두 개씩 먹다 보니 어느새 일곱 가지나 되어버렸다.


나는 이상한 습관(?)이 있는데, 빈속에 영양제를 먹으면 어지럽고 울렁거리는 사람이라 일단 밥 한 숟갈 먹고 나서 영양제를 먹고 다시 식사를 시작한다. 그런데 임신을 준비하면서 늘어난 가짓수에 정말 밥다운 밥을 먹지 않으면 속이 뒤집히는 고통을 느끼게 된다.

내가 먹고 있는 영양제는 왼쪽부터 달맞이꽃종자유(오메가 3), 활성형 엽산 800, 아연, 종합비타민, 비타민D, 철분, 유산균을 매일 챙겨 먹는다. 야근에 시달릴 때도 먹지 않던 영양제가 임신 준비로 이렇게 늘었다니 사람이 변하기도 하나 보다.


원인 모를 난임을 판정받고 나서 남편은 사실 나보다 더 많이 챙기기 시작했다. 내가 먹는 것에 마카와 황기(그가 열이 많은 사람이라 여름 대비용으로 섭취 중), 아르기닌까지 매일 챙겨 먹는다.

고단백이라던 저 두유를 먹고 피로해소를 위해 매일 아침마다 토마토를 갈아먹고 단백질을 채우기 위해 닭가슴살 큐브까지 챙기는 우리는 거의 임신 준비의 달인이 되어버렸다.


누군가는 엽산만 먹어도 충분하다고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렇게 한 개라도 더 챙겨 먹고 싶었다. 아마 이 모든 것이 난임이 하루라도 빨리 끝나길 바라는 마음에 울렁거리는 것도 꾹 참을 수 있게 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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