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실장이 없는 아침
오늘 아침 7시 2분.
별안간 문자 한 통이 온다.
"오늘 집 수도관이 터져서 좀 늦을 것 같습니다."
보낸 사람은 우리 회사의 열쇠지기, 실장님.
7시 30분.
사무실 주차장 안으로 검은색 포르셰 카이엔이 요란한 배기음을 내며 급하게 들어온다.
챙모자를 눌러쓴 이사님이 “아이구 이런…”을 연발하며 문을 열어주셨다.
결국 7시 반 출근인 전 직원이 단체 지각.
그런데 이상하다.
소란스러운 시작과 달리, 오늘 오전은 유독 평화롭다.
"팀장님, 이 자료 너무 깔끔해요!"
"오, 팀장님 이 아이디어 바로 써먹어도 되겠어요."
"우리 이렇게만 일하면 진짜 잘되겠다~"
실장님이 없으면 회사가 더 잘 돌아간다는 건,
아무도 입 밖에 내지는 않지만...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그 조용한 진실이 현실적인 공간에
비현실적인 기묘함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오전 10시 18분.
"굿모닝~ 안녕하세요~"
실장님이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
활기차던 사무실이 적막에 휩싸인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고, 아무도 웃지 않았다.
우리 팀의 오전은 그렇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