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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차비어 Oct 10. 2022

이탈리아 베니스_이태리 여행 마무리, 에필로그

17년 여름 여행 7일 차_2/ 8일 차

베니스에서 폭풍 같은 일정을 소화하며 드디어 마지막 밤이 되었다.

언제나 여행 막바지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는데, 집에 간다는 생각에 설렜던 건(?) 처음이지 않나 싶었다.

직전 글 7일 차에 이어 마지막 날은 특별히 한 게 없어서 한꺼번에 묶어서 올리기로 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7일 주요 일정이 끝나고 숙소에서 조금 쉬다가 저녁 야참으로 크레페를 먹으러 갔다.


크레페로 정한 이유는,,

베니스 트립어드바이저 1위 레스토랑이 크레페 집이었기도 했고 원래 크레페를 아주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도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에 파는 체인점 크레페를 자주 사 먹곤 했는데 트립어드바이저 1위에 이태리 크레페는 얼마나 맛있을까 하고 기대를 하며 갔다.


가는 길에 다시 산마르코 광장도 한번 더 들르고, 카사노바가 지나갔다는 탄식의 다리도 들른 후 수상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레스토랑에서 소규모로 연주도 했다.


파노라마도 한번 찍어보고,

근처에 있는 탄식의 다리도 들렀다.

이 날 저녁의 가장 좋았던 부분은 보름달이었는데, 정말 밝았다.


아래 사진처럼 전등만큼 밝고 예뻤다.

물과 건물 그리고 달 빛이 어우러지니 한 폭의 그림이었다.


그렇게 시각의 풍요를 느끼고, 미각의 풍요 또한 느끼러 간 베니스 맛집 1위

'COCAETA'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었고 장사는 저녁에 했다.

엄청난 종류의 메뉴


그리고 이 집의 자랑은 주인아저씨의 장인정신이 아닌가 싶다.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드는 사장님의 마인드가 멋있었다. 크레페 하나에 한 십 분은 걸린 것 같았다.

좁았지만 깔끔하고 아기자기했다.


마치 일본 여행을 갔을 때 한적한 동네 한구석에 자리 잡은 아담한 선술집에서 정갈하게 사케 한잔했던 느낌이었다.


하지만

정갈하다고 다 맛있는 건 아니다.

이곳이 맛없다곤 할 수 없었지만, 한국에서 먹었던 일반적인 크레페들의 퀄리티가 굉장히 높았구나라는 결론을 내렸다.


일단 정갈한 만큼 별로 들어가는 게 없으니 그냥 별로 들어가는 게 없는 맛이었다.

마치 삼삼한 평양냉면 같다고나 할까


하긴 한국에서 '누텔라+바나나+아이스크림 왕스쿱 하나+티라미수'를 넣은 크레페는 맛이 없을 수가 없긴 하지,,

우리는 그래도 기분 좋게 크레페를 먹고 마지막 날을 마무리했다.

베니스에서 가장 맘에 드는 사진 중 하나


리알토 다리의 야경도 구경하고

숙소로 들어가서 쉬었다.


그렇게 마지막 날이 밝았다.

베니스 시내를 마지막으로 살짝 걷다가 또 다른 유명한 카페에서 쉬다 비행기를 타러 가기로 했다.

비행기는 오후 편으로 라이언에어만 사용하는 공항인 트레비소(Treviso) 공항이라는 곳에서 탔다.

낮에 본 탄식의 다리


그리고 찾아간 'cafe del doge'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한잔을 하며 쉬었다.

커피도 맛있고 괜찮았다.


카페에서 나와서 마지막 수상버스를 타고 베니스와 작별을 했다.

여행 갔을 시점에 베니스 비엔날레를 하던데 그 관련 건물인지 흰 손 두 개가 건물을 만지고 있었다.

재밌는 조형물이었다.


여하튼 굿 바이 베니스!

위에 언급했듯이 베를린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트레비소 공항으로 가야 했다.

트레비소 공항을 가기 위해서는 우선 트레비소 중앙역으로 기차를 타고 간 후, 트레비소에서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열차는 계속 있으므로 언제든 끊어서 제일 빠른 열차로 타고 가면 된다.


베니스 섬을 나가는 길


그렇게 트레비소 중앙역에 도착하면 약 5~10분가량 버스 정류장(Treviso - Autostazione)까지 걸어가야 한다.

그곳에서 매점 같은 곳에서 트레비소 공항까지 갈 거라고 하니 아래와 같은 티켓을 줬다.

그렇게 101번을 타고 트레비소 공항으로 갔다.

이 버스정류장에는 관광객은 물론이고 현지인도 없는 이상한 분위기였다.

사람이 바글바글했던 베니스에서 공항을 가는 길인데 왜 아무도 없는지 의아했다.

 이유  하나가 트레비소 공항은 라이언에어만 사용하는 공항이기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버스정류장이 무서울 정도로 삭막하고 조용했다.


그렇게 공항에 도착하니 폭우가 쏟아져서 공항 외부 사진은 못 찍었다. 

공항 규모는 작았지만 깔끔해서 좋았다.

이렇게 이태리 여행은 끝이 났다.



- 에필로그

이번 여행을 통해서 여행 중 날씨의 중요함을 새삼 깨달았다.

어떻게 보면 내가 이때까지 갔던 모든 여행 중 이렇게 날씨 때문에 괴로웠던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도 유럽에 살고 있을 때 했던 여행이라 다행이었지 한국에 있다가 귀한 시간과 돈을 들여 유럽으로 왔는데 날씨가 이 모양이었으면 멘털에 무리가 갔을 법하다.

여행은 꼭 날씨를, 이상기후까지 잘 체크하도록 해야겠다.

이번 여행지를 되돌아봤을 때 기억나는 걸 정리해 보자면 이렇다.


1. 로마 : 친구 장 씨와 함께 해서 즐거웠음, 하지만 미친 더위에 체력은 여행 시작 반나절만에 제로가 됨, 콜로세움 안에서 소매치기당할 뻔함.

2. 피렌체 : 우릴 열받게 했던 T본 스테이크와 천상의 맛 수박 그라니따가 기억이 남, 그래도 역시 예쁘고 멋진 장소가 많았음.

3. 볼로냐 : 생각보다 맛없었던 볼로네제 파스타와 너무나 맛있었던 시원한 호텔에서 먹은 마트표 초밥 도시락.

4. 산마리노 공화국 : 더위에 지쳐있었던 우리에게 시원한 바람과 시원한 풍경을 느낄 수 있었던 곳.

5. 리미니 : 해변의 미지근 찝찝했지만 좋았던 바닷가.

6. 베니스 : 고온다습, 비싼 물가 하지만 수상도시라 어디든 그림 같았음, 밝은 햇볕이 있을 때 이뻤던 부라노섬.


물론 이태리의 많은 문화유적과 명소들은 최고였다. 역시 유럽 역사의 중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 다웠다.

13년도 1월에 입사하고 기쁜 마음에 마이너스 통장을 뚫고 왔었던 유럽에서 가장 길게 봤던 곳이 이태리였다. 이번에 그때와 같은 곳을 갔지만 상황과 생각이 많이 달라졌고, 느끼는 바도 달랐다.

좋게 말하면 정신적으로 좀 더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

언젠가 또다시 이곳을 왔을 땐 내가 어떻게 되어있을지 궁금하다.

여하튼 날씨는 잘 보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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