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봄 여행 4일 차
마지막 날의 아침이 밝았다!
새벽에 잠깐 깼을 때 파도는 이미 확인했고, 일어나서 보니 운행 중이 페리가 보였다.
이 날은 아테네의 호텔로 돌아가서 샤워를 좀 하고 나와서 아테네 시푸드 맛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아테네의 유명한 꿀 찹쌀도넛 같은 간식을 먹은 후 리카베투스 산에 올라가기로 했다.
산에서 내려와서는 메트로를 타고 공항으로 가서 여행을 마무리했다.
[섬 탈출]
드디어 나갈 수 있구나
전날과 달리 지중해가 청명한 느낌이 났다.
값싼 숙소라 물론 조식은 없었고, 별로 허기도 느껴지지 않아서 아테네의 맛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밖으로 나와보니 밤에는 못 봤던 호텔의 외관이 보였다.
중간의 노란색 건물 2층의 왼쪽 테라스가 우리 방이었다.
구렸지만 재밌었던 추억의 호텔이었다.
여하튼 호텔을 나와 그 근처에 콜로나라는 기둥이 하나 있어서 잠깐 구경을 갔다.
아침이라 그런지 아예 오픈이 안되어있어서 밖에서만 구경했다.
신전 단지 같았다.
그리고 어젯밤에 들렀던 어시장에 갔다.
어시장에서 문어 구이가 유명하다고 해서 괜찮으면 먹을까 했었는데 오픈한 곳도 없어서 그냥 둘러보고 나왔다.
이쁜 골목
어시장을 한 바퀴 돌고 항구 근처 해변으로 갔다
근처 피스타치오 점포가 있길래 피스타치오와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을 샀다.
전날 스쿠터의 여파로 목감기가 오려고 해서 뜨끈한 커피 한잔 테이크아웃하고 바닷가 벤치에 앉아 마시며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사실 별로 맛은 없었던 아이스크림
그리고 고대하던 우리의 페리가 드디어 왔다.
파도가 하나도 안쳐서 사뿐히 걸어갈 수 있었다.
배에 탑승해서 마지막으로 애기나섬을 눈에 담았다.
마지막 대형차까지 들어오고
문 닫고 출발
출발하고 저 멀리 콜로나가 잘 보였다.
출발하고 몇 분 후 애기나 섬을 카메라로 찍어봤다.
위 사진의 구도에 줌을 끝까지 당겨서 찍으니
약 6부 능선 즈음에 뭔가 보였다!
사진을 확대해보니
아페아 신전이 보인다!!
반가웠다. 맨눈엔 안 보이는데 카메라로 확인이 되니 신기했다.
아페아 신전에서 바다가 한눈에 보이더니 바다에서도 보이긴 하구나,,
여하튼 왠지 모르겠는데, 애기나 섬을 갈 때 보다 아테네로 돌아갈 때 페리가 더 오래 걸렸다.
아테네의 호텔에서 재정비를 좀 하고 나갈 생각으로 지난밤에 메일로 우리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체크아웃을 좀 늦춰달라고 부탁했었다.
아테네에 좀 늦게 도착해서 부랴부랴 호텔에 돌아가 짐 싸고 정리를 하고 나왔다.
[아테네 시푸드 맛집, Atlantikos]
그리고 전날 기로스만 먹었으니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생각으로 시푸드 맛집을 찾았다.
결론은 정말 맛있었다.
Atlantikos라는 곳이었고 우리는 그릭 샐러드에 멸치 튀김, 농어구이 하나씩을 주문했다.
우선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아서 우조라는 그리스 전통술을 시켰다.
강한 보드카 같은 술인데 원래 투명하다고 한다.
우조에 물을 타면 아래와 같이 뿌옇게 변한다는데 감기 기운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지만 도수 높은 독주이긴 했다.
사진은 크게 나왔지만 작은 잔에 따라준다.
드디어 기대하던 식사가 나왔다.
먼저 그릭 샐러드
위에 올라와있는 페타 치즈는 다 으깨서 먹는다.
첫 레스토랑에서는 으깨져서 나왔는데 보통 이렇게 통으로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농어구이
메뉴 자체가 엄청 많지는 않아서 고민하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청새치가 있었는데 여행 2일 차에 정말 맛없는 레스토랑에서 청새치 구이를 먹어 여기서는 다른 생선인 농어를 시켰다.
한국 요리 느낌의(?) 잘 구운 싱싱한 물고기의 맛이었다.
위에 보이는 초록색은 그린빈이었는데, 역시나 한국의 나물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스 음식은 완전 취향저격이었다.
마지막으로 프라이드 앤초비! 멸치 튀김!
그리스의 레스토랑들에 가보면 앤초비가 많이 등장하길래 시켰는데, 이 것도 정말 맛있었다.
멸치라기엔 좀 컸지만 비린내가 전혀 없는 맛있는 튀김이었다.
이 레스토랑은 맛도 맛이지만 가격도 보통 그리스 식당 수준이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베를린에 있으면서 시푸드에 대한 갈증이 컸는데, 싱싱하고 맛있는 시푸드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아테네 간식, Lukumades]
밥을 먹고 유명한 간식을 먹으러 갔다.
우리나라의 찹쌀도넛과 비슷한데 꿀과 시나몬 가루를 뿌려준다.
이름은 Lukumades이고 깔끔한 인테리어에 맛도 괜찮았다.
개인적인 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맛있고 인기가 많다.
[리카베투스 언덕]
드디어 마지막 일정이 리카베투스 언덕을 가기로 했다.
원래 일정에 문제가 없었다면 전 날 수니온을 다녀와서 일몰 보러 갈 곳이었는데, 늦게나마 시간이 좀 남아서 가게 되었다.
리카베투스 언덕은 2일 차에 갔던 필로파포스 언덕보다 높은 곳이고, 전방으로 아크로폴리스와 함께 일몰이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산이다.
아테네의 전경이 다 보이는 부산의 황령산 같은 곳이었다.
먼저 가는 방법은 케이블카와 택시, 그냥 걸어가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택시를 탔다.
그냥 올라가는데 15유로였다. 많이 찝찝했지만 방법은 없으니;; 그냥 타고 갔다.
미터기도 필요 없다 그냥 리카베투스언덕은 15유로다. 불투명 정책이다.
여하튼 걸어가기는 힘든 곳 같았다.
택시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가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정상 쪽에는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작은 성당이 있었다.
그리고 아테네 전경이 눈에 쫙 펼쳐진다.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도 보이고
올림픽 경기장도 보였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제우스 신전도 보인다.
뭔가 여행 마무리를 잘할 수 있는 장소 같았다.
그렇게 나의 감기 기운으로 카페에서 꿀차를 좀 마시고, 해가 좀 더 지고 난 후에 밖으로 나왔다.
구름 때문에 일몰은 못 봤지만 노을 색깔은 이뻤다.
기왕이면 파르테논 신전에 불 들어오는 모습까지 보고 가고 싶었지만 공항철도를 놓치면 큰일이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려가기로 했다.
내려갈 때는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
올라갈 때는 좀 많이 힘들 것 같지만 내려가는 건 별로 힘들지 않았다.
길도 이쁘게 되어있고 탁 트여있어서 아테네 전경을 보며 내려갈 수 있었다.
거의 다 내려오니 골목 사이로 불이 들어온 파르테논 신전이 보였다.
산에서 못 봐서 좀 아쉽긴 해도 아래에서나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우리는 공항으로 향했다.
[아네테에서 공항 가는 길]
사실 아까 애기나 섬에 다녀오고 시푸드 레스토랑을 가기 직전에 공항철도 티켓팅을 하러 신타그마 역에 갔었다.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미리 티켓팅을 해놓고 다닐 생각이었다.
그리고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난 포스팅 1일 차에서 언급했지만 무인발권기는 1회권 전용이었고, 무조건 창구에서 줄 서서 구매를 해야 했는데 사람이 너~~ 무 많았다.
우리는 약 30분 정도 기다려서 티켓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공항에 가는 지하철은 10유로였다.
이게 굉장히 희한한데 아테네 교통권 5일권이 9유로인데 공항 가는 지하철은 편도 10유로다
공항철도 자체도 그리 긴 구간이 아님에도 불고하고 이렇게 가격을 책정하는 게 좀 이상했다.
이 정책은 좀 오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에 도착하면 티켓 검사를 하니까 꼭 구매는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회의사당을 보고 지하철로 들어갔다.
아테네 공항철도 시간표
위의 노선으로 운행한다.
신타그마 역에서 약 40분가량 걸려 공항에 도착했다.
[에필로그]
그리스 아테네는 맛있는 음식들, 오래된 역사, 친절한 사람들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유럽 같은 느낌이 없는 투박한 건물들과 안 좋은 공기는 좀 신기했다.
길었던 겨울에 지쳐있었는데 오래간만에 쨍쨍한 햇살과 따뜻한 날씨를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산토리니와 크레타 섬도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