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람 90%가 쓰는 카톡, 그 속에 나있다.
2010년 12월에 처음 선보인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2020년 기준 연간 이용자 수가 2천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게다가 '모바일 쇼핑 트렌드 리포트 2021' 자료에 따르면, 전국 만 20세~4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응답자의 84.4%가 '카카오톡 선물하기 이용 경험이 있다'라고 밝혔다. 과연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어떤 매력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일까?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가장 큰 강점은 상대와 채팅 중에 언제라도 쉽고 빠르게 선물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본디 '선물'이라는 행위는 생각보다 많은 준비 과정과 마음가짐을 필요로 한다. 언제 줄 지, 누구에게 줄지, 많은 선물 중에 무엇을 줄지, 왜 그 선물을 골랐는지에 대한 타당성, 어떻게 줄 지에 대한 방법, 주면서 어떤 말을 건네어야 덜 부담스러워할 지에 대한 고민 등이 뒤따른다. 이렇듯 지극히 남을 위한 행위임에도 소모되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큰 편이다.
반대로,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주는 사람의 스트레스와 받는 사람의 부담감이 낮은 편이다. 선물을 줘야겠다며 각 잡고 온라인 쇼핑몰을 뒤적거릴 필요도, 발 아프게 백화점 선물코너를 순회할 필요도 없다. 수 십만 원을 호가하는 한우 선물세트 같은 게 아니더라도, 작은 커피 한 잔을 보내고 싶을 때 대화 중에 '툭' 보낼 수 있다는 '간편성'이 최고의 장점이다. 대화의 흐름에 방해 주지 않고, 대면하지 않아도 내 정성을 전달하는 것. 그것이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킬러 피처(Killer Feature) 아닐까?
모든 소비자는 같은 물건을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선물도 마찬가지로 선물을 주는 당사자는 더 저렴하게 구매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선물을 받는 사람이 할인을 받아 구매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그런 맥락에서 카톡 선물하기는 양날의 검이다. 오프라인에서 선물을 구매했다면, 선물을 주는 사람이 할인을 받아서 샀는지, 오다가 주웠는지(?) 알 길이 없지만, 톡 선물하기는 받는 사람이 직접 가격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가격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선물시장'은 할인 전략이 외려 독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톡 선물하기는 할인쿠폰, 적립금, 마감세일 같은 출혈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정가로 판매했을 때 소비자의 만족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가격 경쟁 전략이 아닌 입점 업체 수 증대, 퍼스널 브랜드 확보 전략을 택하는 것이 더 좋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한 업체 수는 8천여 곳을 넘어섰고, 등록된 물품 수도 수 만 개에 이른다. 톡 선물하기 메뉴를 보면 수많은 상품들을 단순히 나열해서 보여주는 게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의미 있는 선물'로 느껴지게 만드는 카카오의 전략이 녹아있다. '20대가 좋아하는 선물', '여자가 좋아하는 선물', '생일선물로 가장 많이 받은 선물' 등 선물 받는 사람의 상황, 대상, 가격대별로 카테고라이징하여, 선물 주는 사람이 '센스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돕는다.
내가 선물하려는 사람의 집 주소나 연락처는 몰라도 카카오톡 아이디만 알고 있다면 언제든 선물을 보낼 수 있다. 요즘처럼 남에게 개인 정보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 시기에 선물 받는 사람의 주소나 연락처를 몰라도 클릭 몇 번으로 선물을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은 이제 너무 익숙하고 편해졌다. 내 카톡 친구 목록에 있는 누구에게나 쉽게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큰 강점이다.
재작년에는 '코드 선물' 기능이라는 재밌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선물 코드 만들기를 선택해 결제한 뒤, 생성된 코드 번호를 문자메시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상대방에게 전달하면 된다. 온라인 친구에게도 개인정보 노출 없이 익명으로 선물할 수 있기 때문에 '선물'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의 허들을 낮추는 훌륭한 한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말했습니다.
"나의 언어의 한계가 나의 세계의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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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1. 21. 채드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