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와 정신의 자유를 2년간 박탈하는 조건이 최저시급도 안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고도성장을 이룬 모든 나라들은 노동력 착취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국주의 시대에 유럽의 노예제를 시작으로 산업혁명기에는 자국 아동 노동 착취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우리나라도 전태일 열사와 같은 노동운동의 전개로 인해 지금의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쉽게 말해 ‘제값’을 안 주고 일을 시킨 겁니다.
가장 영민하고 혈기왕성할 시기의 노동력을 헐값으로 사용하는 건 옳지 못합니다. 부당합니다. 전쟁이 끝나지 않은 나라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짊어져야 할 의무라고 보기에는 그에 따른 권리가 형편없습니다. 더구나 이 의무를 남자만 지다니요.
미군의 사례를 봅시다. 미군은 급여도 국군 보다 많고 좋은 장비를 사용하며 처우도 좋습니다. 심지어 미군은 본인들이 선택해서 군에 간 ‘모병제’입니다. 대한민국 남자가 모두 겪었다고 해서 국군장병들의 수고를 절대 격하해선 안됩니다.
저는 국군의 월급 인상에 찬성하고 아울러 군 가산점에도 같은 입장입니다. 2년간 신체와 정신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통제받는 건, 당하는 개인으로 보면 엄연한 ‘폭력’입니다. 그러나 이 땅에 태어나 어지러운 동아시아의 반도를 포기하지 않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당히 의무를 감당키로 한 젊은이들이기에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부디 모든 국민들이 그 수고를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