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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 Apr 16. 2021

[마인드헌터] 그들은 왜 살인하는가

살인 충동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걸까





당신들이 연쇄살인범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들은
전부 붙잡힌 사람에게서 모은 정보로 보이는군요
-연쇄살인범, 에드먼드 캠퍼-




*스포일러를 담지 않는 주관적인 넷플릭스 기록


평점   4.8 / 5.0

추천  느린 호흡으로 흘러가는 드라마지만 흡입력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실존인물들의 재현은 드라마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다른 범죄 스릴러물에 비해 자극적인 장면은 적지만, 덕분에 우리로 하여금 살인자들의 심리에 더욱 파고들게 만든다. 데이비드 핀치 감독 특유의 세련된 표현과 영상미를 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범죄/스릴러물을 좋아하고 프로파일링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이 드라마가 내 추천 알고리즘에 떴을 때 나는 역시 넷플릭스! 하고 소리 질렀다. 내 취향에 너무 딱 맞는 추천이었으며 특히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한 드라마 'Glee(글리)'에서 제시 역을 맡은 조너선 그로프가 나왔기 때문이다. 망설임 없이 나는 재생을 눌렀고, 마인드 헌터 속으로 빠져들었다.



줄거리


 이 드라마는 FBI 요원이었던 존 더글라스의 회고록을 원작으로 한다. 1970년대 미국은 사회, 경제문제가 악화되던 해이자 연쇄살인이 급격히 증가하던 시기였다. 드라마는 197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FBI 요원 홀든 포드와 빌 텐치가 흉악범들을 인터뷰하며 그들의 내면을 연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등장하는 흉악범들이 대부분 실존인물들이라, 실제 사건과 비교해가며 시청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흉악범들을 인터뷰해서 그들의 '범죄 심리'를 파악한다면 일어날 범죄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고 믿는 홀든 포드. 처음엔 다들 반신반의하지만 살인자들을 인터뷰하며 수사할 땐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심리'를 알게 되고, 프로파일링 분석법은 힘을 얻기 시작한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살인범들은 미국에서는 꽤 유명한 범죄자들인데 찰스 맨슨, 에드먼드 캠퍼 등은 국내에서 서도 꽤 유명한 살인범들이다. 살인범들은 대부분 자신의 범죄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심리를 갖고 있다. 특히 에드먼드는 경찰이 자신을 잡지 못한 것이 답답해서 일부러 '자수'한 범죄자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를 포함하여 10여명을 살해한 범죄자다. 그가 자수하지 않았다면 절대 잡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는 아이큐가 145에 달할 정도로 명석했으며 언변도 좋았다. 그러한 언변과 유머감각으로 그는 FBI 요원들과 유대관계를 쌓기도 한다. 

 또 다른 살인범인 데니스 레이더, 일명 BTK라는 닉네임으로 알려진 연쇄 살인범은 시즌 시작에 등장한다. 그는 언론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언론이 자신의 범죄를 다루지 않자 얼마나 더 죽여야 내 이야기를 실어줄 거냐고 항의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를 검거할 수 있었던 건 이런 그의 성향을 파악한 FBI가 집요하게 매달렸기 때문이다. 검거된 그는 놀랍게도 너무나 평범한 공무원이자 마을 교회의 운영위원장인 평범한 50대 남자였으며 한 집안의 가장이었다. 




흥미요소


 이 드라마의 가장 흥미로운 요소를 꼽자면 단연 캐스팅이다. 캐스팅 디렉터가 누군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현실과 너무나 비슷하다. 특히 에드먼드 캠퍼는 실제 인물이 연기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정도다. 이 드라마는 다른 범죄 스릴러물에 비해 전개나 호흡이 굉장히 느린 편이다.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절대 느리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밀도있게 한 씬, 한 씬을 담아낸 인상을 받는다. 

 시즌 2가 거의 1년반-2년만에 공개되면서 팬들의 원성이 이어졌는데, 이는 데이비드 핀처의 '완벽함' 때문인 것 같다. 일화를 들자면, 한 에피소드 촬영에 꼬박 한 달씩 걸렸으며 긴 촬영 후에도 핀처가 일일이 직접 편집에 매달렸다고 한다. 비록 오래 기다렸지만,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우리는 굉장히 수준 높은 스릴러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잔인한 장면은 없지만 숨죽여 봐야할 것만 같은 긴장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살인자들의 '살인 충동'을 이해할 수 있는가? 인간의 어떤 행위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그들은 태어날때부터 범죄자의 유전자가 있었던걸까? 아니면 어떤 환경적 요인들 때문에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에드먼드 캠퍼, 좌: 배우 / 우: 실존인물


   시즌1 종료 후 시즌 2가 공개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터라 시즌 1에 열광했던 팬들이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고 한다. 다행히도(?) 지금은 시즌 2까지 완결되었기 때문에 시즌 1부터 정주행할 수 있다. 문제는 시즌 2까지 보고 나면 시즌 3는 언제 나오는 것인가!! 하고 소리지를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즌 3는 현재 무기한 연기된 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언젠간 나올 것이라고 나는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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