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잘 입는 법
우리는 흔히 시간(Time), 장소(Place) 그리고 상황(Ocassion)에 맞는 옷을 갖춰입으려고 한다. 결혼식장, 면접 자리에는 단정한 수트 차림으로 가며 워크샵 같이 활동적인 모임에는 편안한 차림으로 간다. TPO에 맞지 않는 차림으로 등장하면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 쉽상이며 나 또한 움직임에 제약이 생긴다.
이렇게 어느 자리에 어떤 옷을 입느냐가 사회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듯 어떤 '마음의 옷'을 입는지도 꽤 중요하다.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을 때 입게 되는 '마음의 옷'을 잘 입는 방법.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코흘리개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들을 만날 때 나는 굉장히 부드러운 실크 잠옷 같은 마음의 옷을 입고 나간다. 그들은 나의 속속들이를 모두 알고 있으며 나에게 절대로 상처 주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하루 3분의 2를 보내는 회사로 출근할 때, 나는 군복처럼 튼튼하고 오염물이 묻어도 크게 개의치 않을 마음의 옷을 입고 나간다. 총만 없지 전투나 다름 없는 생존 현장에서 누구보다 기민하게 움직이고, 나에게 누군가 상처를 퍼부어도 금방 털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낼 때 나는 내가 갖고 있는 옷 중 가장 좋은 마음의 옷을 입고 나가려고 한다(물론 오랜 시간을 서로 함께한다면 실크옷만 입을수도 있겠다).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면 굳이 '마음의 옷'을 입지 않아도 될 것이다.
사람을 대할 때 '가식적'이나 '가면'을 쓰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 스스로 보호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상대에 대한 내 마음가짐이 어떠한지 혹은 어떻게 가다듬어야 할 지 생각해보자는 말이다. 아무데서나 옷을 벗을 수 없듯이, 아무한테나 '마음의 옷'을 벗어서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