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채캘리 / 누구나 다 상처가 있다
글/ 황경신, 밤 삼킨 별
캘리 에세이/ 채채캘리
하루키는 그의 책에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더라도 보지 못한 체, 듣지 못한 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그는 어떤 일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설사 상처받더라도 저 배꼽 아래부터 화가 치밀더라도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상쾌한 얼굴을 보이려고 애쓴다면 실제로 '대수롭지 않게'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우리는 머리가 아닌 마음이 주인인 인간이니까.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걸까. 무던한 연습과 반복을 하다보면 실제로 무뎌지는 순간들이 다가온다.
학교와 가정 그리고 사회생활을 이어나가면서 우리는 사람들로부터 때때로, 혹은 자주 상처 받게 된다.
그들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말이다.
때문에 마음이 상하고 의기소침해지기도 하며 화를 참지 못할 때도 있다. 사실 이러한 감정대응은 나이가 들수록 보편적으로 무뎌진다.
나같은 경우는 10대보다는 20대에, 20대보다는 30대 들어서면서 점점 더 타인의 반응에 '그러려니' 하는게 더 쉬워졌다. 지금의 나는 타인들이 내게 상처를 주든, 어떤 영향을 미치든 간에 그다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물론 처음부터 수월하진 않았다. 하루키 말대로, 처음에는 잘 안되지만 훈련을 거듭하는 사이 점차로 조금씩, 덜 상처받게 된 것이다. 어떤 말 하나가 낚시바늘 처럼 머리와 마음 속에 탁 - 걸려 하루 종일 전전긍긍하고 잠 못 이루던 시간들이 조금씩 줄어들게 된다.
어떻게 말하면 무던해진 것이 좋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말하면 삶에 '시큰둥'해졌다고 볼 수도 있겠다.
또 어떻게 말하면 '자기방어'의 벽을 점점 두텁게 세우고 있다는 말도 될 것 같다.
어찌됐든 지금의 나는 예전에 비해 사람들이 무심코 던지는 이야기나 뒷담화, 툭하고 내뱉는 가벼운 말들에 그다지 크게 상처받지 않는다. 상처받지 않으려고 무던히 연습하고 노력하고 있다. 덤덤해져서 좋은 점도 있고, 무심해져서 좋지 않은 점도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노력하는 편이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 편으론 나만 상처받았다고 느낄 때, 나 또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을지도 모르는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 우리 너무 억울해하지 말자.
뒷골이 올라오고 표정이 일그러지려는 그 찰나,
심호흡을 크게 하고 민트 박하처럼 아주 쿨-한 표정을 지어보자.
어느 순간 '상처받지 않는 능력치'가 점점 증가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