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란 바로 한 인간의 선택을 측정하는 도구
오자크(Ozark)
제이슨 베이트먼, 로라 리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즌 1 ~3 제작 (시즌 4 준비 중)
*스포일러를 담지 않는 주관적인 넷플릭스 기록
평점 4.5 / 5.0
추천 마약, 스릴러, 자본, 돈 그리고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추천
자극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나올 수 있으니 주의.
2018년에 내가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를 묻는다면 나는 단연컨데 '넷플릭스를 결제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처음엔 하나에 빠지면 끝장을 보고 마는 성격 때문에, '넷플릭스'에 중독 될까봐 쉽게 결제하지 못했었다. 일단 한 달만 먼저 체험해보지 뭐, 하는 생각으로 발을 들여놓은 넷플리스의 세계. 나는 이젠 주위에 침이 마르도록 넷플릭스를 홍보하고 다니는 찬양론자가 되었다. 오죽하면 넷플릭스 코리아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까.
중학교 때부터 즐겨 보던 미드와 좋아하는 영화를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던 넷플릭스. 특히 완성도 높은 오리지널 시리즈들은 내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 중 가장 감명깊게 본 '오자크'를 소개하고 싶다. 선택한 이유는 일단 좋아하는 배우 제이슨 베이트먼이 출연하기도 했고, 돈과 마약이라는 소재 또한 내가 좋아하는 내용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계속 볼지 말지를 정하는 구간이 있다. 바로 오프닝 후 10 - 15초 정도다. 대부분 그 앞부분을 보고 느낌이 오면 내 취향에 잘 맞았고 딱히 구미가 당기지 않는 것들은 견뎌내며 보아야 하는 정도였다. 오자크는 시작과 동시에 나의 흥미를 끌어당겼다. 시작과 동시에 주인공 마틴(제이슨 베이트먼)의 나래이션이 들린다.
돈은 행복도 마음의 평화도 아니다. 돈이란 바로 인간의 선택을 측정하는 도구다. 이 한 문장이 오자크의 전체 주제를 꿰뚫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의 모든 선택엔 책임이 따른다. 어떤 선택을 했을 땐 적은 돈이 또 다른 선택을 했을 땐 큰 돈이 따른다. 물론 그에 대한 책임도 따르겠지. 오자크는 시즌 내내 주인공들이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리고 그 선택의 기로에 서서 발생하는 갈등, 욕망, 저항 그리고 희망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너무나 평범한 가족이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극 전개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인상적인 점은, 오프닝 시작에 Ozrak 의 O안에 4가지 그림을 미리 보여주는데 이 그림은 해당 에피소드의 흐름을 미리 암시한다. 또한 가장 좋았던 점은 주인공들 모두가 선과 악, 이분법으로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현실은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또는 욕망이 강한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 우리 모두 욕망이 있고 탐욕이 있으며, 각자 자기만의 사정이 다 있는 존재다. 단지 그것을 어느 정도까지 외부에 표출하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오자크는 이런 현실을 냉철하게 반영하고 있다. 몽환적인 영상과 음악도 오자크의 분위기를 한층 더해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갔던 인물은 마틴, 루시 그리고 헬렌. 특히 루시는 아, 뭔가 마음이 참 많이 복잡하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헬렌은 시즌 뒤로 갈수록 캐릭터가 조금 더 드러난다. 마틴은 뭐, 더 말할 것도 없다. 어떻게든 열심히 모든걸 지켜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 제이슨이 아니었다면 이 배역을 누가 연기할 수 있었을까 싶다.
빨리 시즌 4가 나왔으면 좋겠다.
집콕하는 동안 볼게 없다고 생각되신다면, 오자크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