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A는 여자친구인 피해자(16세, 미성년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피해자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앞으로 피해자와 성관계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이에 A는 피해자에게 "헤어지려면 마지막으로 성관계를 해야하는 거다"라고 말하면서
거부하는 피해자의 손목을 잡고 억지로 근처 공원 남자화장실로 데려가 그곳 장애인용
용변칸에서 반항을 포기하고 울고 있는 피해자를 1회 간음하였습니다.
제가 많은 성범죄 사건을 진행하면서 (1) 성범죄 사건의 처벌 수위가 정말 높다는 것,
(2) 그에 비해 피의자는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남자친구인 나를 차다니 괘씸하다.
내 마음을 아프게 하다니 후회하게 해주겠다.
마지막이니까 성관계를 해야한다.
이건 피해자인 내가 주는 벌이다.
이런 경우 구속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2심에서 변호사를 새로 선임하고
싶다고 저희 사무실을 찾아오시는 분도 많고, 혹은 수사를 받는 도중 구속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가해자의 부모님들이 저희 변호사들과 소통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부모님들도 사고가
비슷합니다. 그래서 저도 변호사를 하고 나서 참 많이 놀랐고, 또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사귀던 사이에 헤어지자고 하니 화가 나서 그런 거아니냐, 그게 뭐 그렇게 큰 잘못이냐.
우리 애가 너무 착하고 순수해서 그 여자애만 순정적으로 좋아해서 그런 거다.
그 여자애는 앞으로 다른 남자친구랑 잘 놀텐데,
우리 아들은 인생 다 망가졌다. 그 애가 나쁘다.
이런 잘못된 생각을 가진 분들은 의외로 많습니다. 자신의 아들이 범죄자가 된다는 사실에 놀라고 속이 상하면서 한편으로는 현상황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미 일어난 일이라면 객관적으로 사실을 정확히 파악해야합니다. 저희 사무실에서는 이렇게 잘못된 믿음을 가진 의뢰인의 가족들에게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따끔하게 하며,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최선인지에 대해 조언합니다.
우선 위 사례에서 재판부는 A에게 징역 3년의 실형에 처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A는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자백한다. A는 이 사건 범행 당시 18세의 비교적 어린 나이였고, 현재도 만 19세로서 아직은 적절한 교화를 통하여 사회에 복귀할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 A에게는 소년보호처분 이외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다. A가 이 사건 당시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폭행이나 협박을 가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 등 간음)죄와 관련하여, 이 사건 범행을 A가 위력으로 나이 어린 피해자를 간음한 것으로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신체적, 정신적 충격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직 정신적 육체적으로 미성숙한 피해자가 장차 건전한 성적 정체성 및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A는 피해자로부터 위 범행을 용서받지 못하였다.
위 판결을 보면서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어린 청년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이 내려졌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단 1회의 간음에, A는 3년간 교도소에서 지내야합니다.
사귀었던 사람간의 일이라고 그 죄의 크기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지만, 이건 정말 큰 죄입니다.
저희 사무실에서 담당한 사건이 아니어서 판결문만 보고 추론할 수밖에 없지만, 이러한 사건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위 판결문을 읽으며 '이러한 판결을 받기까지 A가 노력했어야 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을텐데 그걸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도 듭니다.
아마 A의 피고인도 제가 위에 적었던 것 같은, 말을 하고 마음을 가지진 않았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80-90%는 그랬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가진 사람은 아무 처벌 안받는데, 우리 아들처럼 불쌍하고 가진 거 없는 애만 처벌받는다."며 분노하고 말이지요.
"그러게요, 피의자가 너무 억울하네요. 속상하시겠습니다."라는 위로가 아니라, 현 상황이 얼마나 안좋은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수사를 받고 어떤 자세로 재판을 받아야 피의자에게 최선을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조언해줄 변호사를 찾으십시오.
그것이 가족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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