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현금 절도 주거침입 집행유예
형사/수사
Z는 2020. 8.경 피해자 X에게 자신이 검사라고 사칭하며 ‘당신의 명의가 도용되어 신용카드가 발급되었고 신용대출이 발생했다. 범인을 추적하기 위해 현재 통장에 있는 돈을 모두 현금으로 인출해야한다.’고 거짓말하였습니다.
이에 속은 X는 자신의 은행계좌에서 현금 3,000만 원을 인출하였는데, Z는 다시 X에게 그 현금을 냉장고 안에 보관하라고 지시하면서 ‘금융범죄에 연루되었으니 감식을 위해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며, ‘지금 동사무소로 가서 주민등록등본 서류를 발급해오라.’고 지시하였습니다.
Z의 거짓말에 속은 X가 집을 비우자, A는 X의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으로 침입하여 X가 냉장고에 보관한 현금 3,000만 원을 가지고 나와 지하철역 물품보관함을 통해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전달하였습니다.
통장을 이용한 보이스피싱(금융사기) 범죄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신규 예금계좌 개설이 어려워지자,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는 이 사건과 유사한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접촉 없이 계좌 이체를 하도록 하는 것을 넘어 직접 집에 들어가 현금을 가져나오는 대담한 방식을 취하게 된 것이지요.
이 사건에서 A는 단순히 Z의 지시를 받아 특정인의 주거에 침입을 하여 현금을 절취해온 것으로 절도죄와 주거침입죄 두 가지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A는 전과가 전혀 없는 초범이었고, 자신이 하는 행위가 정확히 어떤 범죄인지 확실히 알지는 못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한편 A는 이 사건으로 인해 심부름값 몇 만원을 받았을 뿐, 절취한 3,000만 원은 그대로 전달하였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제적 이익을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수사단계에서부터 구속되었던 A는 X가 입은 피해액 전액 3,000만 원을 변제하고 합의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A의 피해회복 노력 덕분에 법원은 A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여 주었습니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범죄는 정작 큰 이익을 얻는 수뇌부는 잡히지 않으면서, 주로 말단에서 심부름하는 사람들이 체포됩니다. 이런 경우 체포된 피의자는 해당 범죄로 얻은 수익도 없으면서 피해자들의 피해금액을 변제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본인은 범죄인지도 모르고 한 일이었다는 주장은 보이스피싱 범죄의 특성상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거나 고액의 아르바이트라는 점에 현혹되었다가는 더 큰 돈을 잃게 되고 심지어 전과자가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반드시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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